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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네임과 근대 유럽의 긴 이름
 

0. 지난 내용의 정리 : 배경 지식

중세 초 게르만인은 성씨 없이 한 개의 이름을 사용했는데, 중세 전반기가 끝나가며 친족의 이름을 그대로 따서 지어주는 관습으로 변했고, 10세기 쯤엔 기독교 성인 이름을 따서 지어주게 변했다. 이후 아이는 이름을 따온 성인의 가호를 더 강하게 받아서 더 좋은 삶을 살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중세의 후반부에 봉건사회가 형성되고 지방 귀족들이 영지와 성(castle)을 중심으로 지역의 지배자로 군림했다. 강해지고 부유해진 귀족들은 수하들과의 경계를 명확히 긋고 귀족 문화를 구축했으며, 가문의 가계도(Genealogy)와 문장(Coat fo Arms)을 만들고, 친족 중심의 방어 공동체를 재구성했다.

혼란기가 끝나고 인구가 늘며 번성하는 사회 속에서, 적은 종류의 세례명이 사람들 사이에서 중복되어 이름으로 개인을 구분하기가 어려워졌다. 그에 따라 별명 등으로 개인을 식별하려 시도했고, 귀족은 영지나 성(castle)의 이름을 붙여 스스로를 소개하며 성씨가 시작됐다. 비귀족층 역시 출신지나 직업, 부모의 이름을 따서 이름에 붙여서 타인과 구분했다.


한편 [중세의 가족 (3) : 기독교의 영적인 가족]에서 본 것처럼, 기독교는 종교적 보증인을 두던 전통을 발전시켜서 영적인 부모인 대부모(Godparents)를 유아 세례식의 신앙 보증인으로 내세우게 한다. 시간이 지나며 대부모의 이름을 따서 아이에게 지어주는 문화가 생겨났다.

또한 기독교는 '생일'을 이교도의 관습으로 여기고 영명축일(Name day)로 대체하고자 했다. 기독교 달력 안에 성인 이름의 날들을 만들었고, 특히 비귀족층은 자신의 이름과 가까운 성인의 날에 모여 다 함께 생일 축하를 대신했다.




1. 하나 이상의 이름을 갖게 된 유럽인

유럽인의 이름이 둘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 것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은 이유가 너무 많았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이름 하나만으로는 구분이 어렵다는 지금까지 본 문제점이다.

먼저, 이름을 지어주고 싶은 이유들을 대략 한번 정리해 보자.


(1-1) 이름이 여럿이 되기 시작한 동기

① 교회 달력에 의거해, 태어난 날과 가까운 성인의 이름을 세례명으로 지음.
② 시대에 따른 유행으로서, 유행하는 특정 성인의 이름을 세례명으로 지음. (성인의 가호)
③ 대부모의 이름을 따서 붙여줌. (대부모 제도와 후견인)
④ 친족(조부모나 아버지 등)의 이름을 따서 붙여줌. (가족 전통과 소속의 강화)
⑤ 가문이나 지역의 수호성인의 이름을 세례명에 넣음.
⑥ 실제로 일상에서 사용하고 부를 이름을 붙여줌.

등등의 이유가 있는데, 딱 봐도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하는 사람이나 이유가 너무 많다.

여기에 더해서 절대왕정 시대까지는 신분 증명을 교회에서 했기 때문에, 작명 역시 종교적 제한을 받았다. 시간이 흐르며 유럽인들은 단순하고 중복되는 세례명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 그리고 아이에게 더 많은 축복을 부여하고 더 많은 사회적 관게를 보여주기 위해서 이름을 여럿 달아주기 시작했다.



(1-2) 중세가 끝나며 이름의 숫자가 늘어나다

서유럽 사람들이 이름을 둘 이상 짓게 된 시기는 중세가 끝난 이후인데, 조금 더 이르게는 중세 말부터 이탈리아와 독일 지역에서 조짐이 보인다. 빠르게는 14세기 즈음부터 둘 이상의 이름이 생겼났지만, 근세까지는 그렇게 많은 이름을 짓지는 않았다. 하나인 사람이 가장 많았고 상류층을 중심으로 기껏해야 두어 개 정도였달까.

이름이 여럿이 된 이후 점차 이름의 뜻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졌고, 대신 작명 방식 자체가 중요하게 되었다. 예컨대 독일에선 첫째 아들에겐 친할아버지의 이름을, 둘째 아들에겐 외할아버지의 이름을 붙여주는 식이라거나, 가문의 장자는 언제나 같은 이름을 갖는다는 식의 관습이다. 이때 만일 아이가 어려서 죽을 경우 다음에 태어나는 아이에게 순서에 따른 이름을 다시 붙였다고 한다.

그래서 독일식 작명법의 예를 하나 들면, 5형제가 있다면 모두 첫 번째 이름을 요한(Johan)으로 지은 다음에, 두 번째 이름은 순서대로 친족이나 대부모의 이름을 따서 짓거나 하는 식이다. 이름 자체의 의미가 점차 희미해져 갔다.



오늘날 프랑스의 신분증의 예시.
이름(Prenoms)을 보면 현 시대에도 둘 이상이 써 있다.


이런 관습은 지역별로 차이가 상당히 큰데,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시간이 지나며 이름을 여럿 갖는 문화가 상당히 활발하게 보급된 것에 반해서, 영국의 경우 역사적으로 두 개 이상의 이름을 잘 사용하지 않았다.

그럼 이름이 많으면 그 중에서 뭘로 불렀을까? 여러 이름 중에서 일상에서 쓰는 이름이 보통 정해져 있었다. 독일에서는 실제로 사용하는 이름을 Rufname이라고 불렀고, 프랑스 역시 보통 한 개의 이름만을 쓴다. 안 쓰는 이름은 오늘날엔 친구나 지인들도 보통 모른다고 한다.




2. 부모의 이름에서 기원한 두 번째 이름

사실 지역에 따라서는 둘 이상의 이름을 짓는 더 전통적인 관습이 존재한다.

이전에 [중세 서유럽의 성씨(2) : 성씨로 변한 별명과 호칭]에서 부모의 이름을 딴 부칭(patronymic)이나 모칭(matronymic) 이야기를 했다. 부칭과 모칭이 성씨로 변하지 않은 지역에선, 부모의 이름을 '아이의 두 번째 이름'으로 짓는 경우가 흔하다. 그 대표적인 민족이 슬라브족으로, 러시아식 이름은 오늘날에도 유명하다.


이미지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Fedor_Emelianenko, by Bruno Massami, CC BY 3.0

러시아인 종합격투기 선수,
표도르 블라디미로비치 예멜리야넨코.


러시아인 이름 중간에는 아버지의 이름이 들어간다. 한때 프라이드에서 이름을 날린 '효도르'의 본명은 '표도르 블라디미로비치 예멜리야넨코(Фёдор Влади́мирович Емелья́ненко)'이다. 여기서 '표도르'는 개인의 본명이고 '예멜리야넨코'는 가족 성씨이다. 그리고 중간의 '블라디미로비치'가 부칭명이다.

규칙은 아들일 경우 아버지의 이름 뒤에 '-ich/-ovich/-yevich'를 붙이고, 딸일 경우 '-na/-ovna/-yevna'를 붙인다. 예컨대 블라디미르의 아들은 '블라디미로비치', 블라디미르의 딸은 '블라디미로브나'라는 이름이 붙는다.

블라디미르블라디미로비치(블라디미르의 아들)
블라디미로브나(블리디미르의 딸)
알렉세이알렉세예비치
미하일미하일로비치
밀로슬라브밀로셰비치

부칭을 만드는 접미사가 주는 특유의 어감에서
이름의 지역적 특성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이탈리아도 비슷하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1452-1519)'의 전체 이름은 '레오나르도 디 세르 피에로 다 빈치(Leonardo di ser Piero da Vinci)'인데, '빈치 출신의(da Vinci) 세르 피에로의 아들(di ser Piero) 레오나르도'라는 뜻이다. 성씨가 없던 시절에 설명과 호칭으로 혈연을 보여주던 전통의 전형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아이슬란드 역시 부칭이 성씨로 분화하지 못했다. 아바 올라프스도티르(Ava Ólafsdóttir)란 이름은 '올라프(Ólaf)의 딸(dóttir) 아바(Ava)'라는 뜻인데, '올라프스도티르' 부분이 성씨가 아닌 이름이다. 아이슬란드에는 오늘날에도 성씨가 없다.

아이슬란드는 아버지 이름을 기준으로 아들은 뒤에 -son(손)을 붙이고, 딸은 뒤에 -dottir(도티르)를 붙인다. 성씨가 아니기에 각 세대마다 이름 뒷부분이 매번 바뀐다. 스테판의 아들 로베르트는 '로베르트 스테판손'이고, 다음 대의 손자 올라푸르는 '올라푸르 로베르트손'이 된다. 아이슬란드에 성씨가 지금도 없는 이유로는, 전체 인구가 적고 자신들 전체를 하나의 대가족으로 보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진다.


이런 전통은 전 세계적으로 흔하게 나타난다. 미얀마의 아웅산수지(Aung San Suu Kyi)는 성씨가 없는 이름인데, '아웅산'은 아버지의 이름, '수'는 할머니의 이름, '지'는 어머니의 이름에서 딴 것이다. 오사마 빈 라덴의 '빈' 역시 '~의 아들'이란 뜻인데, 풀네임은 '오사마 빈 무함마드 빈 아와드 빈 라덴'으로 라덴은 고조부의 이름, 아와드는 할아버지의 이름, 무함마드는 그의 아버지의 이름이다. 참고로 빈라덴은 의도적으로 가문의 성씨를 이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3. 미들네임(middle name)은 유럽에서 보편적이지 않다.

이처럼 유럽인들은 둘 이상의 이름을 갖게 되었고, 이것들을 우리는 흔히 '미들네임'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엄격한 의미에서 보면 '미들네임'이란 이름 분류는 유럽에 거의 없다.

오늘날까지도 이름을 여럿 사용하는 프랑스나 독일, 러시아 등엔 '미들네임'이란 개념이 없다. 그냥 이름이 여러 개인 것이지, 두 번째 이후의 이름을 '미들네임'이라고 부르지도 분류하지도 않는다.

예컨대 프랑스의 21대 대통령 프랑수아 미테랑(1916-1996)의 본명은 '프랑수아 모리스 아드리앵 마리 미테랑(François Maurice Adrien Marie Mitterrand)'으로 이름만 5개인데, 성씨(Nom)를 제외한 4개의 이름은 모두 '진짜 이름'이며 미들네임이란 분류 개념은 프랑스엔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실생활에서는 보통 한 개의 이름만 쓴다.



제임스 프랜시스 에드워드 스튜어트
(James Francis Edward Stuart, 1688-1766).

영국의 미들네임 도입 초기의 인물이다.


오히려 이름을 둘 이상은 잘 사용하지 않았던 영국에서 '미들네임'이라는 분류법이 생겼다. 영국에선 상대적으로 늦은 약 17세기부터 둘 이상의 이름을 쓰기 시작했고, 19세기 초에 '미들네임'이란 용어가 생겨났다.

현재 이 개념을 가장 활발히 활용하는 나라가 미국으로, 인구의 70% 이상이 미들네임을 갖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상당히 자유롭게 미들네임을 지으며 어머니의 이름이나 다른 친족, 조상의 이름 등등을 넣는다. 사실 우리가 미들네임이란 용어를 친숙하게 떠올리는 건 현대 미국의 영향이다.


판타지 독자들에게 '중세 유럽 귀족 문화'처럼 생각되는 미들네임이지만, 프랑스나 독일에는 미들네임이란 개념 자체가 없으며, 특히나 중세 때는 영어권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지난 연재에서 이야기했듯이 '폰(von)'이나 '드(de)' 역시 미들네임이 아니다.




4. 복합 이름(compound name)

이렇게 이름이 많아지다 보니 두 개의 이름이 하나로 합쳐진 복합 이름(compound given name)이나 복합 성씨(compound surname)란 개념도 등장했다.

프랑스의 이름을 보면 두 개 이상의 이름이 하이픈(-)으로 연결된 경우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철학자 장 자크 루소(1712-1778)의 이름은 'Jean-Jacques Rousseau'로 하이픈으로 연결된 '장'과 '자크'가 합쳐져서 '장자크'라는 하나의 이름이다.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1694-1778)의 본명 역시
프랑수아 마리 아루에(François-Marie Arouet)로,
'프랑수아 마리(François-Marie)'가 하나의 이름이다.


미들네임이나 복합명은 성별과 무관한 경향이 있어서, '프랑수아-마리'처럼 남자 이름에도 '마리'라는 여자 이름이 들어갈 수도 있다. 이름을 여럿 붙이는 이유가 다양한 이름을 따서 주려는 것이다 보니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이름, 혹은 복합 이름에선 성별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프랑스가 아닌 다른 나라에도 복합명이 있는데, 그런 경우 하이픈(-)이 없다. 그래서 복합명인지 아닌지는 해당 국적이 아니면 알아보기 힘들다.

참고로 필자가 좋아하는 스타트렉 넥스트 제네레이션에 나오는 장 뤽 피카드(Jean-Luc Picard)의 이름도 복합이름이다(!). 그래서 '장'이나 '뤽'이라고만 부르면 안 된다. 닥터후의 등장인물 사라 제인 스미스(Sarah Jane Smith) 역시 '사라 제인'이 하나의 복합 이름인데, 영국의 경우 복합명에 하이픈 표시를 하지 않는다.




5. 성씨가 두 개인 이베리아 반도

문화권에 따라서는 성씨가 둘 이상인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이베리아 반도의 스페인과 포르투갈이다.

스페인은 부모의 성씨를 다 물려받는다. 18세기의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풀네임은 '프란시스코 호세 데 고야 이 루시엔테스(Francisco José de Goya y Lucientes)'로, 이름의 구조는 아래와 같다.

프란시스코 호세
Francisco José

de
고야
Goya

y
루시엔테스
Lucientes
이름전치사아버지의 성씨접속사 and어머니의 성씨


스페인에도 복합 이름이 존재하지만 하이픈(-)이 없다. 위의 Francisco José는 복합명으로, 둘을 합쳐 하나의 이름이다.


옆 동네 포르투갈 역시 기본적으로는 성씨가 2개다. 거기에 조부모의 성씨를 받는 경우 성씨가 4개가 될 수 있다. 기혼 여성이 남편의 성 2개를 더할 경우 총 6개의 성씨도 가능하다. 물론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는 2개의 성씨만을 붙인다고 한다.

이베리아 반도에서 부계와 모계의 성씨를 다 쓰는 이유로 이슬람과의 투쟁을 꼽는 경우가 있는데, 이 주장이 부모 양측의 성씨를 모두 물려받게 된 정설로는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5. 유럽 역사 상 이름이 가장 길었던 근대

이런 전통들이 얽히고 섥히며 유럽인의 이름은 점점 길어져 갔고, 결국 현대가 되기 직전인 근대의 인물들은 유럽 역사 상 가장 긴 이름을 가지게 됐다.

예컨대 스페인 출신의 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본명은, '파블로 디에고 호세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 후안 네포무세노 크리스핀 크리스피아노 마리아 데 로스 레메디오스 데 라 산티시마 트리니다드 루이스 이 피카소(Pablo Diego José Francisco de Paula Juan Nepomuceno Crispín Crispiniano María de los Remedios de la Santísima Trinidad Ruiz y Picasso)'였다.

필자가 피카소의 전체 이름의 의미를 다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알 수 있는 부분까지만 대략 분석을 해 보았다.

파블로삼촌의 이름에서 따옴.
디에고이름.
호세이름.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외할아버지의 이름으로 추정됨.
후안 네포무세노대부(Godfather)의 이름.
크리스핀 크리스피아노생일에 해당하는 성인(聖人) 두 사람의 이름.
마리아 데 로스 레메디오스대모(Godmother)의 이름.
데 라 산티시마 트리니다드기독교의 성 삼위일체(de la Santísima Trinidad)를 뜻함.
세례 증명서에는 원래 이 앞에 성인의 이름이 왔음.
루이스아버지의 성씨.
접속사 and
피카소어머니의 성씨.


피카소는 근대에서도 이름이 길기로 유명한 경우인데, 귀족이 아니었지만 당시의 이름은 길게 짓는 것이 유행이었다. 여기에 스페인 특유의 작명법이 추가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위의 이름에서 '디에고'와 '호세'는 순수하게 지어준 아이의 이름일 수도 있고, 혹은 '호세'는 아버지 또는 세례를 진행한 신부의 이름에서 따왔을 수도 있다. 거기까지 정확한 건 알 수 없었다.

귀족을 보면 포르투갈 출신의 브라질 제국 1대 황제인 페드루 1세(1798-1834)의 풀 네임은 'Pedro de Alcântara Francisco António João Carlos Xavier de Paula Miguel Rafael Joaquim José Gonzaga Pascoal Cipriano Serafim'이다. 굳이 읽고 해석하진 않겠지만 대략 기독교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름이다.


약간 시간을 거슬러 가서, 18세기 중반의 인물이었던 모차르트(1756-1791)의 이름을 보면, '요아네스 크리소스토무스 볼프강구스 테오필루스 모차르트(Joannes Chrysostomus Wolfgangus Theophilus Mozart)'였다. 마찬가지로 귀족이 아니었다.

요아네스 크리소스토무스
Joannes Chrysostomus
4세기의 성자 성 요한네스 크리소스토모스의 이름.
볼프강구스
Wolfgangus
독일의 남자 이름. 외할아버지의 이름에서 따옴.
테오필루스
Theophilus
세례명으로 대부(Godfather)의 이름에서 따옴. 독일식으로는 고틀리프(Gottlieb).
모차르트
Mozart
성씨.


세례명의 가운데를 독일식으로 쓰면 볼프강 고틀리프(Wolfgang Gottlieb)가 된다. 또한 '고틀리프'를 라틴어식으로 쓰면 '아마데우스'가 된다. 사실 모차르트 생전에는 '고틀리프'를 포함해서 '아마데', '아마데오' 등을 다양하게 사용했는데, 사후 기록에 라틴식으로 '아마데우스'로 기록이 된 이후, 19세기가 되어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란 형태로 정착했다고 한다.


이번엔 길어보이지만 사실 짧은(?) 이름인 조제프 오노레 프랑수아 프레보스트 드 생 시르 라코사드(Joseph-Honoré-François Prévost de Saint-Cyr-Lacaussade, 1773-1820)를 보자.

조제프 오노레 프랑수아
Joseph-Honoré-François
프레보스트 드 생 시르 라코사드
Prévost de Saint-Cyr-Lacaussade
이름성씨


사실 이름 하나에 성씨 하나인 단순한 구조의 프랑스 귀족 이름이다. 위의 프랑스 귀족 성의 전형적 구조는 지난 연재에서 보았었고, 하이픈으로 연결된 이름과 성씨는 위에서 보았던 프랑스식 복합 이름과 복합 성씨이다. 전체를 합쳐서 하나로 친다.


이렇듯 귀족인지의 여부가 이름의 길이를 결정하진 않았다. 이전 시대를 봐도 1596년 16세기 말에 태어난 귀족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는 이름과 성 하나씩의 단순한 구조이고,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éon Bonaparte, 1769-1821) 역시 귀족 출신이지만 이름은 짧았다. 반대로 귀족이 아니라도 이름이 긴 경우도 많았다.




6. 마치며...

중세가 끝나가며 기독교 세례명과 친족 이름을 물려주는 작명법은 이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문화를 낳았다. 식별을 위한 '별명'이나, '○세' 같은 칭호/호칭에 더해서, 성인(saint)의 이름과 후견인과 조상의 이름을 붙여 주고 지역의 풍습과 법이 작용하여, 근대에는 아주 긴 이름이 유행하게 됐다. 아마도 '과거 유럽인의 이름은 길었다'는 이미지는 가까운 근대의 모습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과거의 유럽 사회는 현대 국가처럼 '이름과 성을 어떻게 지어야 한다'라는 명확한 법과 규범이 없었다. 그래서 '일반적인 규칙'을 이야기하는 건 매우 어렵다. 지역마다 시대마다 다르며, 같은 시대/지역/신분 안에서도 가문이나 부모에 따라 작명 방식이 달랐다.


길고 길었던 유럽인의 이름은 현대가 되면서 법으로 규정/규제를 하며 정리됐다. 현대의 법은 이름의 개수나 성씨의 형태 등을 법으로 명시한다. 현대의 라이프 스타일 역시 이름이 간소화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물론 여전히 동양보다 훨씬 길다.

유럽의 이런 작명 문화는 아마도 기독교가 없었다면 애당초 생기지 않았을 것 같은데, 새삼스럽지만 기독교가 유럽의 역사와 문화에 끼친 영향은 정말 엄청난 것 같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기독교 이전의 두 단어를 합쳐서 이름을 만드는 옛 작명법은 두 개의 의미의 한자를 붙여서 이름을 짓는 동양식 작명법을 떠올리는 게 참 재밌다.


마지막으로, 유럽사에서의 '성씨'는 설명하는 사람마다 정의나 관점이 다르다. 출판 서적을 봐도 '유럽 성씨의 기원'을 이야기하는 경우 (성씨가 아닌데도) 형태만 갖추면 다 성씨라고 말하며, '가문명'을 기준으로 이야기할 경우 형태가 고정되어 세습되지 않더라도 성씨라고 부른다. 필자는 가족 사이에서 불변하며 세습되는 '현대의 성씨(family name)'를 기준으로 '가문명'의 개념과 어느 정도 섞어서 설명했는데, 이 부분은 양해를 부탁드린다.


이름 연재는 본편은 여기서 끝이다. 다음 편에선 부록으로 왕실의 이름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다. 다음달 쯤 쓰려고 한다.


fantasy| 2023-10-25 00:00:00 | [Comment(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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