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술에 관심이 많다보니 술잔에도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원래 뭔가를 수집하는 걸 좋아하던 게 요즘에는 술잔쪽으로 갔는데요.
동양권의 술을 마신다는 기준으로, 아쉽게도 국내에는 괜찮은 술잔이 거의 없답니다.
어떻게 보면 수집욕을 불태워주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아쉬운 마음이 더 크네요.
아직 술에 취미를 붙인 것이 그리 길지 않지만, 그런 와중에 그동안 모은 술잔들을 공개해보겠습니다.
1편의 주제는 '소주와 고량주잔'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아시아 지역의 스피릿용 잔이지요.
먼저 보여드리는 요 녀석은 제가 가장 애용하는 술잔 두 가지 중 하나로, 인사동에서 건진 거의 유일한 바이주잔입니다. 아무래도 형태가 단순하면서도 크기가 적절하다보니 자주 사용하게 되는 것 같더군요.
요즘 사람들은 소주를 많이 마시다보니 고량주 잔이 얼마나 작은지 잘 모르던데요. 이 녀석의 경우 4.8과 2.7cm로 입을 대는 부분이 넓어져서 그렇지 실제로는 4.2cm 정도가 지름입니다. 부피가 37.3인데, 소주잔의 경우 5.5와 5cm라서 107.9cm^3이죠. 소주잔이 2.5배 정도 더 큽니다. 점점 줄어드는 곡면을 생각해보면 3배쯤 크겠네요.
* 근데 실제 소주잔의 용량은 약 70-75ml이니 이 계산은 좀 이상하네요. 나중에 다시 자로 재봐야겠습니다. 아마 아래쪽으로 좁아지는 곡면 때문에 부피가 깎여나가는 것 같긴 한데 음. 저울로 재는 게 가장 무난하겠군요.
문제는 우리나라에선 소주잔보다 작은 잔을 찾는 것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란 것이지요;_;
요 녀석은 현재 갖고 있는 고량주 잔 중에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잔이며, 위에서 보여드린 잔과 더불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잔입니다. 남대문 도매 상가에서 샀는데, 원래 용도는 바이주용이 아닌 리큐르나 칵테일류라고 알고 있습니다. 아직 제대로 찾아보진 않았네요.
사실 중국에 가서 술을 마셔보면 바이주 잔 아래에 이런 식으로 긴 받침이 달린 미니 버전의 고블렛 잔에 술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제로 바이주를 마실 때도 상당히 적합한 편이라서 가장 애타게 찾고 있는 종류의 잔입니다. 일본 나가사키 차이나타운에도 없었고 중국에서도 작정하고 저걸 목적으로 가지 않는 한은 쉽게 찾기가 힘들더군요.
크기는 담는 부분이 3.6, 4.6cm 정도고 받침까지 하면 높이가 10cm 정도 됩니다. 큰 편인데, 국내에서는 마오타이를 사신 분들이 저거보다 좀 더 작은 진짜 바이주 잔을 갖고 계십니다. 저는 마오타이 중에서 제일 싼 걸 샀더니 저게 안 들어있었고 그 위의 크기부터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_;
이 녀석을 사는 과정에서 잊지못할 기억이 있는데, 남대문을 두 번을 가서 찾다가 결국 사려고 하는데 도매 시장이다보니 한 두잔 단위로는 안팔더군요. 결국 20개인가를 한 번에 사서 실제로는 2개만 꺼내두고 있습니다.
참고로 나가사키의 시카이로에서 정말 예쁜 이런 형태의 바이주잔을 봤기 때문에 그런 물건을 찾는 것이 소박한 목표입니다+_+
세 번째 이 녀석도 제가 분주 같은 애들을 마실 때 종종 사용하는 녀석입니다. 사실 바이주 잔으로 치면 큰 편인 6.5, 2.9cm 입니다만, 높이가 낮고 잔을 가득 채우지는 않으니 실제로는 그렇게 많이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높이가 낮기 때문에 적절한 양을 아주 좋은 분위기에서 마실 수 있는 잔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저도주를 이걸로 마신다면 양이 아쉬울 것 같네요.
네 번째는 수정방에 들어있던 잔으로 상당히 아끼는 잔입니다. 제가 (얼마 전까지) 갖고 있는 모든 바이주용 잔 중에서 사실 이것만이 진짜 바이주용으로 나온 잔이지요. 다른 건 적당히 제가 용도에 맞춰서 쓰는 거구요. 크기는 3.8, 3.6cm입니다만, 실제로 담기는 부분은 거의 3, 3cm 정도입니다.
앞으로 수정방을 살 일은 아마도 없을 것 같고, 잘 모셔두다가 특별한 기분일 때만 쓰고 있습니다:)
요 녀석은 사실상 잊고 있던 녀석인데 나름 정이 든 아이입니다. 다이소에서 팔던 소주잔으로 적절한 잔을 구하기 전까지는 항상 이 녀석으로 술을 마셨습니다. 5.4, 3.7cm 정도로 소주잔으로 나온 것 치곤 상당히 작았거든요. 솔직히 이번에 잔 꺼내면서 '아 이런 것도 있었지' 하고 잊고 있던 녀석이기도 합니다만-_-;;
이 녀석은 오늘 소개를 하기가 좀 뭐하다가 그냥 하는 건데, 사실 사놓고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적절한 술잔이 없어서 아쉬울 때 이것저것 사는 과정에서 모은 녀석입니다만, 금방 적절한 잔이 생겼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게 되었죠. 크기는 4.1, 4.9cm 정도. 앞으로 적절한 용도가 있을지 고민해봐야할 녀석입니다.
이 녀석은 일본에서 사온 술잔으로 한 번 정도 사용해봤습니다. 뭔가 크기는 적절하고 예쁘기도 한데 중국술을 마시기는 뭔가 분위기가 다르다는 느낌이라 잘 안 쓰게 되네요^^; 크기는 5.7, 3.7cm. 일본 백화점 출신이라 몸값이 다른 애들보다 좀 나가십니다(...)
요 녀석은 제가 이런 형태의 잔을 계속 찾는 걸 보고 친구가 일본 돈키호테에서 사준 잔입니다. 아직 사용해본 적은 없는데, 뭔가 바이주랑 느낌이 달라서 안 쓰고 있습니다만... 언제 한 번 써봐야겠습니다. 원래의 용도는 마찬가지로 리큐르 계열 용으로 알고 있습니다. 크기는 3.8, 5.8cm로 담는 부분만 보면 3.8*3.8cm이지만 아래로 워낙 좁아지니 실제론 굉장히 작죠:)
요 녀석은 결국 차이나타운에서 찾아낸 바이주 전용잔입니다...만 실제로 써본 적은 아직 없습니다. 뭔가 처음에 보여드린 3개가 워낙 마음에 들어서 잘 안 쓰게 됩니다. 언제 한 번 써봐야죠. 크기는 3.6, 3.7cm 정도입니다.
요 녀석들도 위의 아이와 함께 찾은 바이주 전용잔입니다. 마찬가지로 아직 써본 적은 없습니다. 워낙 최근에 구한 애들이라...크기는 3.2, 6.3cm 정도이고 담기는 부분만 보면 3.2, 4.2 정도가 아닐까 싶군요.
마지막은 한국 전통 소주잔입니다. 두 아이가 서로 다른 아이인데 모양을 보시면 약간 다르구요. 잘 안보이시겠지만 한 녀석은 몸체에 실금 같은 도자기 표면의 무늬가 있습니다. 실금이 있는 녀석은 삼해소주가에서 소주를 살 때 같이 구입한 녀석이고, 실금이 없이 약간 더 날씬한 녀석은 인사동에서 산 아이입니다.
크기는 대략 6, 3.7cm와 5.7, 3.8cm 정도입니다. 빛깔도 약간 다른데, 왼쪽 아이를 보시면 비교적 붉은 빛이 돌고, 오른쪽 아이는 비교적 푸른 빛이 돈답니다:)
전통 소주잔도 아직 제대로 구해본 적은 없지만 구하려면 고생 좀 하겠더군요. 그러고보면 앞에서 보여드린 세 번째 녀석은 전통 소주잔으로도 적절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집에서 가끔 혼자 마시기엔 보관이 용이한 스피릿 계열이 좋다보니, 오늘 보여드린 잔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가장 평소에 관심을 갖는 종류의 아이들이네요. 잔을 모으는 길은 이제 한두걸음 뗀 것 같습니다만, 앞으로 어떤 아이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됩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2부에서 뵙겠습니다.
술잔 콜렉션 2015년 9월 정산은 총 3부작 정도가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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