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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List admin  
라이트 라거 - 한국 맥주는 왜 맛이 없을까?
 

0. 들어가며

쓰러지고 나서 술을 못 마신지 3년쯤 지났다. 작년도 그렇지만 특히 올해는 술을 입에 대지 않은 것 같다. 반 년쯤 전에 사서 냉장고에 들어가 잊혀진 비싼 맥주가 새삼 떠오른다.

한국 맥주가 맛이 없다는 것은 유명한 얘기다. 고든 램지조차도 한국에서 맥주 광고 찍고 인터넷에서 열심히 까였다. 뭐 그런 것들이 술을 못 마시고 있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문득 떠올랐다.

아무튼 그래서 한국의 맥주랄까 대중 맥주에 대해서 한 번쯤 이야기해볼까 한다. 사실 지금 하는 얘기는 '한국 맥주'의 사정이라기보단 '대중 맥주'에 관한 근본적인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맥주가 맛이 없는 것에 대한 반 쪽짜리 대답이기도 하다.




1. 라거(Lager), 라이트 라거(Light Lager)

다들 아시다시피 맥주의 역사는 매우 길다. 현대적 양조의 이론적/기술적 기반은 19세기 말 파스퇴르에 의해서 정립이 되었지만, 그 전까지도 경험에 의거해서 인류는 오랫동안 술을 만들어 왔다. 하지만 맥주의 옛 역사를 다루자면 길고 재미도 없을테고 논란도 많으니 넘어가기로 하고, 오늘은 '라이트 라거(Light Lager)'라는 것에 대해서만 얘기하자.


현대인이 일반적으로 마시는 맥주는 대부분 라거(Lager)라는 종류의 술이다. 카스, 하이트, 버드와이저, 밀러 등등 높은 탄산감과 함께 쏘는 맛과 차가운 온도, 시원한 느낌을 매력으로 갖는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가장 대중적인 맥주다. 특유의 시큼한 맛과 향과 함께 상쾌하고 가벼운 풍미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라거(Lager)'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술의 분류이지만, 사실 라거는 효모와 발효방식을 기준으로 나눈 맥주의 가장 큰 두 카테고리 중 하나일 뿐이며 그 안에 다시 수 십 종류의 하위 분류를 갖고 있다. 페일 라거와 같은 비슷한 이름부터 필스너나 옥토버페스트 같은 유명한 종류의 맥주도 모두 라거의 하위 부류이다.

잠깐 필스너 얘기를 하자면, 본래 라거는 필스너에서 파생되어 나온 술로 필스너야말로 라거의 조상이라 할 수 있다. 단지 이후 인지도 등에서 밀려서 하위 카테고리로 들어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라거는 다양한 하위 카테고리의 술을 갖고 있고, 우리가 평소에 마시는 맥주들도 모두 세부 분류로 다시 나뉘어질 수 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지역에서 인기를 갖고 있는 대중 맥주의 분류는 라거 중에서도 '라이트 라거(Light Lager)'에 해당한다.




2. 라이트 라거, 태생적으로 맛이 없는 맥주

흔히 우리나라 맥주 전문가들이 한국 맥주를 변호할 때 하는 말이 '모든 맥주는 자신의 역할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 맥주가 미국이나 유럽의 다른 진한 맥주에 비해서 맛이 없어보여도 그건 서로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란 이야기.

이 말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왜 맞는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라이트 라거, 정확히 말하면 아메리칸 라거(American Lager)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사이에 미국에서 태어났다. 이 맥주는 탄생할 수 밖에 없었던 흥미로운 사연을 갖고 있다.

아메리칸 라거의 조상은 페일 라거(Pale Lager)인데, 유럽에서 처음 미국에 소개되었을 때 커다란 문제에 봉착하게 됐다. 바로 유럽산 보리와 미국산 보리의 성분 함량의 차이로 같은 맛을 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양조업자들은 유럽의 페일 라거와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서 여러가지 고민과 시도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보리의 양을 줄이고 맛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서 옥수수를 다량 첨가하게 됐다. 이렇게 옥수수의 맛이 섞인 혼종 보리 술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것이 웃지 못할 충격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먼저 당시 사람들은 맥주를 지금처럼 널리 마시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두고 싶다. 중세 유럽에서야 맥주를 많이 마셨지만 시간이 흐른 근현대에 와서는 사람들이 과거만큼 맥주를 마시지 않게 되었다는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옥수수가 섞인 맥주는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동안 술을 좋아하는 사람'만' 즐겼던 맥주의 진한 맛과 향이 사라지고 순하고 부드럽게 변한 것이다.

맥주 애호가들의 입장에서 '맛이 없어진' 이 맥주는, 맛이 연해지고 개성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호불호가 적어지게 되는 반전을 가져왔다. 이렇게 새로운 미국의 맥주는 대중 사이로 급속도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초기에 페일 라거와 비슷한 맛을 내려고 했던 맥주-옥수수 혼종술은 대세에 따르며 오히려 점점 맛이 연해져 갔다. 그렇게 탄생한 맥주가 아메리칸 라거(American Lager), 혹은 American Adjunct Lager 라는 것이다. 이후 이 맥주는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전 지역의 대중이 즐기는 대중주로 자리를 잡게 됐다.


사실 아메리칸 라거의 탄생에는 금주령과 주류 대기업이라는 다른 배경이 있다. 금주령으로 인해서 오랫동안 전국의 양조장이 피폐해진 가운데에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옥수수를 섞어서 단가를 낮추려는 시도와도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뭐가 되었든 결론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더 싼 술이 나와서 윈-윈하고 (거의) 모두가 행복해졌으니 뭐 어떠랴.

이처럼 승승장구한 아메리칸 스타일 라거들이 키운 회사가 버드와이저, 밀러, 코로나 등 세계적인 공룡 브랜드들이다. 그리고 재밌는 건 이렇게 '맛이 없어진' 맥주보다 더욱 풍미가 낮은 맥주를 사람들이 원했으니, 여기서 아메리칸 라이트 라거(American Light Lager), 즉 라이트 라거까지 탄생하게 된다. 이 술은 기존의 아메리칸 라거의 자리까지 밀어내고 진정한 현대 대중 맥주로 자리잡는다.



라이트 라거의 대중성도 있지만, 가난했던 초기 한국 맥주 시장의 입장에서는 저런 미국의 라이트 라거는 아주 좋은 성공 모델이었을 것같다. 식민 지배와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난한 나라의 주류시장과, 오랜 금주령으로 생산자들이 전멸한 후 대기업 주도로 싼 맥주가 대량생산되며 부활하게 된 미국 주류 시장은 은근 비슷한 느낌을 주기도 하니까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라이트 라거가 전세계와 한국의 대중 맥주가 됐다. 보리로만 안 만든다는 말도 다 맞는 말이다. 원래 그런 술이니까.

맥주 애호가들에게는 슬펐지만 맛이 없어져서 대중이 사랑하게 된 술, 그것이 바로 라이트 라거이다.




3. 이것이 한국 맥주가 맛이 없는 반쪽 짜리 이유라는 것이다.

라이트 라거는 맛이 없는 게 정체성이다. 그래서 누구나 마실 수 있게 된 술이다. 근데 왜 반쪽짜리 이유라는 걸까? 그건 한국 맥주가 다른 나라 라이트 라거와 비교해도 맛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뭐랄까 참... 맛이 없는(풍미가 적은) 맥주 속에서 다시 맛이 있는 맥주를 찾는 인간의 욕망이라니.

세계적으로 유명한 라이트 라거 브랜드로 코로나가 있다. 그럼 이제 사람들이 비교를 하는데 '코로나 vs 하이트'라거나 하는 식이다. 아니면 일본의 '기린 vs 카스'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물론 맛이란 게 사람마다 매우 주관적이고, 한국 맥주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라이트 라거 이외의 맥주 종류가 거의 전멸이어서 소위 '맛있는 맥주' 자체가 없었고, 그러다보니 왠지 저런 말에 동조하고 싶어지고 등등 정말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긴 하다.

아무튼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다시 한 번 말하는 게 한국 맥주가 맛이 없다는 거다. 그럼 이제 '코로나 vs 한국 맥주'에서 왜 사람들이 코로나가 더 맛있다고 할까를 분석해야 하는데 여기선 다루지 않을 거고 잘 알지도 못하니 반쪽 짜리 이유라는 것. 참고로 본인은 라거류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해서 앞으로도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

그럼 반쪽짜리인데 여태까지 이 이야기를 왜 했느냐? 먼저 사람들이 워낙 잘 모른다는 게 주 된 이유고. 까더라도 알고 까야한다는 게 부차적 이유다.






4. 다른 종류의 맥주와 비교하면 안 된다.

이제 잘 알게 됐으니 한국의 맥주를 비교하려면 하위 카테고리를 정확히 인지하고서 서로 비슷한 급끼리 비교해야 한다.

독일의 바이젠이나 영국의 페일 에일이나 미국의 IPA 같은 걸 마시면서 한국의 라이트 라거랑 비교하면, '한국 맥주는 훌륭하다. 모든 맥주는 자신의 역할이 있다'라는 말이나 듣게 되는 거다. 그리고 저 대답은 지극히 옳은 대답이다.

단지 이런 식으로는 말해도 된다. 예를 들어 '카스보다 코로나가 맛있다'라거나. '아사히도 맥주에 쌀 섞었는데 맛있다'라거나. 아니면 '한국 맥주는 맛이 없다' 대신 '한국 기업은 맛있는 맥주를 안/못 만든다' 뭐 이런 거 말이다.

어디까지나 예를 드는 거다. 예를 드는 거니 여기서 공격하지 말아라. 이 글은 그냥 배경 지식에 대한 얘기를 하려는 것. 이거 워낙 라거에 애정이 없다보니 너무 예시를 막 지르는 것 같아 조금 마음이 아프긴 하네.

아무튼 까려면 알고 정확히 까자.




5. 마치며...

술 생각을 하다가 한국 맥주 논란이 생각나고 어쩌다보니 글까지 쓰게 됐다. 솔직히 주제가 뭐든 상관은 없었고 그냥 한 달에 한 번은 뭔가 써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쓴 것도 있다.

전에 누가 말하길 한국 맥주는 맛이 없어서 섞어 마시기 좋다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 별로 좋아하는 문화는 아니지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코로나보다 맛이 없으면 어떠랴. 폭탄주 만들면 되지.

마지막으로 아래에 출처라기보단 관련된 읽어볼만한 것들 몇 가지를 대충 적어두겠다. 이 글 자체는 몸이 아파서 책 등등을 다시 찾아보긴 그렇고 대부분 기억에 의존해서 쓴 거니 양해바란다.




[1] 김만제, 『The Beer, 맥주 스타일 사전』, 영진닷컴, 2015
[2] American Lager, https://en.wikipedia.org/wiki/American_lager
[3] American Lager, https://www.beeradvocate.com/beer/styles/155/
[4] American Adjunct Lager, https://www.beeradvocate.com/beer/styles/38/
[5] American Light Lager, https://www.beeradvocate.com/beer/styles/39/
[6] The History of Lager in America, https://vinepair.com/articles/sixpoint-lager-history-america/




2019-10-18 06:00:00 | [Comment(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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