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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란 무엇일까? (1)
 

소설의 3대 종교 시리즈 2탄인 불교입니다. 다음 글이 업데이트 되면 아래에도 링크가 달릴 예정입니다.

- 기독교란 무엇일까?
- 불교란 무엇일까? (1) ◀
- 불교란 무엇일까? (2)
- 도교란 무엇일까? (1)
- 도교란 무엇일까? (2)
- 도교란 무엇일까? (3)



0. 들어가며...

불교는 기원전 6세기 경에 살았던 석가모니의 깨달음과 가르침을 기반으로 고통뿐인 인간 세상을 벗어나기 위한 해방을 추구하는 종교이다.

불교는 이 세상을 인간이 착각하는 일종의 허상이라고 보며, '나'라고 생각하는 자신 역시 일종의 허구라고 본다. 이런 진실을 깨달았을 때 인간은 (사실은 실존하지 않았던) 모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스스로 깨달아야 가능한 것으로, 이런 수행 과정에서 인간의 내면과 마음에 대한 깊은 통찰을 쌓았다. 하지만 대중적 종교로서 시간이 흐르면서 신앙만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는 교리 또한 추가되었다.



불교는 현대에 남아 있는 주류 종교 중 초기와 비교해서 가장 많이 변하고 변질된 종교이다. 필자가 어릴 적부터 가장 좋아하는 종교이기도 하고, 동양인들이 친숙하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잘 모르는 종교이기도 하다. 불교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점유율 1위 종교를 고수했으나, 얼마 전 기독교에 자리를 내주며 2위로 떨어졌다.

불교의 사상은 다른 종교에 비해서 상당히 복잡해서, 본의는 아니지만 다소 길게 설명하겠다. 설명이 짧을 바엔 아예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 여기서 설명하는 불교 교리는 특정 종파가 아닌 전체적인 불교 교리를 대략적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 용어의 선택을 문제삼을 수 있는데, 그냥 보통 사람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선택했습니다.
※ 참고로 이 글의 목적은 무협 소설을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불교를 설명하는 글입니다. 내용에 대한 적확한 지적은 환영하지만, 욕설/비방/종교적 분쟁은 경고 없이 삭제합니다.




1. 불교의 세계관 : 고통뿐인 세상

불교(佛敎)는 인간의 삶은 곧 고통이란 생각에서 출발한 종교다. 세상을 고통 뿐인 장소로 보고 벗어나고 싶어서 몸부림을 치는 종교다. 굉장히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다.

불교의 창시자인 고타마 싯다르타는 고귀한 왕자의 신분으로 결혼까지 해서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풍족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처음으로 궁 밖으로 나가서 바깥을 구경하게 되는데 가난한 자, 병든 자, 죽어가는 자 등등 처음으로 끔찍한 광경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이후 싯다르타는 집을 뛰쳐나와 오랜 수행 끝에 깨달음을 얻는다.그리고서 설법을 통해 가르침을 전하며 세상을 돌고 많은 제자를 얻었다. 그는 스스로의 죽음을 예견하고 유언을 남긴 후 얼마 후 입멸에 들었다고 한다.


불교는 세상을 고해(苦海), 즉 고통의 바다라고 표현한다. 불교에서 인간의 삶을 묘사하는 재미있는 우화가 있다.

숲에서 호랑이를 만나서 도망가다가 구덩이를 발견했다. 구덩이에 넝쿨이 있어서 거기에 매달려 숨었다. 그런데 넝쿨을 쥐 두 마리가 갉아먹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구덩이 아래를 보니 커다란 독사가 입을 벌리고 기다리고 있었다. 구덩이를 나가려고 하니까 위에서 호랑이가 입을 벌리고 기다리고 있다. 쥐가 넝쿨을 갉는 걸 기다릴 뿐인 신세가 되었을 때, 갑자기 머리 위에서 아주 달콤한 꿀이 입에 한 방울 떨어졌다. 그는 잠시 꿀의 달콤함에 빠져 자신의 긴박한 상황을 잊고 즐거워했다.
한자경 저, 『불교 철학의 전개 - 인도에서 한국까지』, 예문서원


불교에서 보는 인간의 삶을 축소한 것이 위의 상황이다. 근본적으로 삶은 고통스럽고 불안뿐이다. 그런데 간혹 아주 잠깐의 즐거움이 생기는데, 이것 때문에 고통을 잠시 잊고 살 만하다고 착각하게 되는 게 인생이란 거다. 하지만 이런 즐거움은 찰나의 착각일 뿐이며 인간의 삶의 본질은 고통이기 때문에, 깨달음을 얻고 인간의 삶에서 벗어나서 고통에서 해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비유로는 인간 세상은 불에 타고 있는 집이라거나, 인간의 삶을 독화살을 맞아 죽어가는 상태에 비유한다거나 하는 방식들도 있다.



2. 윤회전생의 굴레

삶이 고통뿐이라면 죽음이 곧 해방이 아닐까? 불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불교가 만들어질 당시 인도의 주류 종교는 브라만교(힌두교의 뿌리)였는데, 불교는 브라만교를 비판했지만 브라만교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다. 불교가 갖고 있는 윤회전생과 업보의 개념은 브라만교에서 가져온 것이다. 불교는 인간의 삶은 고통뿐이며, 죽더라도 다시 태어나기 때문에, 윤회전생 속에서 영원히 고통 받으며 갇혀 있다고 봤다. 업보에 따라서는 인간만도 못한 축생으로 다시 태어나서 더욱 고통 받게 된다.



불교는 태생부터 브라만교의 영향을 일정 부분 받았다.
불교는 인도에서 주변국들로 퍼져나가 세계적인 종교가 되었지만,
인도의 불교는 이슬람과 영국의 지배를 겪으며 힌두교에 흡수되어 사라졌다.


오늘날 우리는 '다시 태어나는 것'을 두 번째 기회로 여길 때가 많지만, 불교는 다시 태어나는 것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저주받은 운명으로 봤다. 산다는 건 그 자체로 고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교에서 말하는 '구원'은 단순히 현재의 생만이 아니라, 영원히 윤회하고 다시 태어나는 삶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다시는 고통을 겪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다시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이게 가능할까?




3. 제법무아 : 세상의 모든 것은 허상이다

구원을 이야기하기 전에 잠시 불교의 세계관을 살펴보자. 불교는 이 세상이란 것이 우리가 본질을 보지 못하고 착각하고 있는 허상으로 여겼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무아(無我, '나'는 없다)와 연기(緣起, 모든 현상은 인연이 빚은 허상)이다.


(3-1) 무아(無我)

우리가 자아라고 여기는 것은 '나'를 보는 게 아니라 집착과 욕심을 보는 것이다. 내가 기쁘고 내가 슬프고 내가 뭘 갖고 싶고 이런 것들은 사실 전부 진정한 '나'가 아니다. '집착과 욕심'이다. 인간은 집착과 욕심이 있기 때문에 진정한 자신을 보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아(自我)란 없기 때문에 무아(無我)이다. 여기에 노끈을 보고 뱀인줄 놀라는 일화가 나온다. 어떤 자가 산에서 뱀을 보고 놀라서 달아났는데, 사실은 그게 뱀이 아니라 노끈이었다는 것이다. 사실 뱀은 없었다. 하지만 달아난 사람에게는 뱀이 있었다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인식하는 자아란 이런 노끈(집착과 욕심)과 같다. 내가 아닌 집착과 욕심을 보았음에도, 그게 '나'인 걸로 믿는다는 것이다.




(3-2) 연기(緣起)론

양배추는 단단하다. 하지만 속에 무슨 돌덩이가 있는 건 아니다. 껍질을 아무리 까도 우리가 '단단함'이라고 여겼던 것의 실체는 나오지 않는다. 불교에선 우리가 보는 세상이란 이렇게 껍질이 쌓여서 만들어진 잘못된 본질(단단함)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봤다. 그럼 뭐가 껍질처럼 쌓여 있을까? 여기서 연기론이 나온다.

연기(緣起)는 인연생기(因緣生起)의 약자이다. 우리가 인식하는 모든 현상적 사물은 서로 간의 직간접적 원인인 인연(因緣)에 따라 생겨난 것이란 뜻이다. 모든 것(현상)은 서로의 관계, 원인과 결과 때문에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예를 들어서 미동 하나 없는 수면이 있다. 거기에 돌을 던지면 파문이 일어난다. 돌을 여럿 던지면 파문이 여럿 일어나고, 파문은 또 파문과 합쳐지며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낸다. 이런 파문은 그저 인과가 만들어낸 일시적 모습일 뿐, 본래의 진정한 수면의 모습이 아니다.



불교에서는 세상 만물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원인과 결과를 만들고, 그게 겹쳐져서 쌓여 있는 것이 인간이 인식하는 세상이라고 본다. 우리가 보는 세상은 '서로의 관계와 영향이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지 진정한 실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그것을 진짜라 여기고 오욕칠정에 빠져 번뇌하고 고통받는다.

영화 매트릭스의 세계관이 불교의 영향을 받았다고 종종 말한다. 네오가 세상이 진짜 아님을 깨닫고서 소스 코드 자체를 보게되는데, 그 깨달음은 네오의 마음에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불교도 이 세상이 허상이라고 보며, 그것을 깨닫는 것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다고 여긴다.

그래서 물질적 실체(色)는 사실 그 자리에 없는 것(空)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 아는 유명한 말이 나온다.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空卽是色). 세상 모든 건 곧 실체가 없는 것이고, 실체가 없는 것이 바로 이 세상(물질적 세계)이란 거다.




4. 진짜가 아님을 깨닫고서 벗어난다 : 해탈

불교는 신이 구원을 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세상은 누가 만든 것이 아닌 그저 허상이며, 신이란 개념도 인간이 잘못 인식하고 있는 실존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주는 누가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누가 없앨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일체의 존재와 현상에 실체가 없다(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연기로서만 존재한다. 그래서 불교에선 공식적으로 신은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럼 누가 구원을 주는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실체가 아님을 진정으로 깨닫는 것으로 허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모든 사물과 형상은 항상 서로의 관계로서 성립하므로 불변하는 고정된 실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此有故彼有), 이것이 생기므로 저것이 생기며(此起故彼起), 이것이 없으므로 저것도 없고(此無故彼無), 이것이 없어지므로 저것도 없어진다(此滅故彼滅).”

오욕칠정을 모두 끊고 수면의 파문이 모두 실체가 아니란 걸 깨달았을 때, 본래의 한 점 흐트러짐 없는 수면을 인식할 수 있다. '나'라고 생각했던 게 욕심과 집착일 뿐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이 세상 또한 인연에서 비롯된 허구임을 깨달으면, 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나 삼계(欲界/色界/無色界)를 탈각(脫却)하여 인간이 사로 잡혀 있는 삶과 영겁의 윤회에서 벗어나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





해탈(解脫)이란 풀려나서(解) 벗어난다(脫)는 한자를 쓴다. 여기서 벗어난다는 건 인간으로서 겪는 모든 속박과 삶, 윤회전생이란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난다는 뜻이다. 우리의 안에 있던 본질과 함께 홀로 온전해지고서 영원히 자유롭게 된다. 인간 세상을 벗어나 더 이상 인간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불교의 승려들이 하는 행동이 이해가 가실 것이다. 오욕칠정과 번뇌를 끊고자 하는 건, 그것이 '진짜가 아닌 나'를 이루고 있는 본질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관계가 만든 허상이므로 이것이 사라지면 저것도 사라진다. 그렇기에 하나를 버릴 때마다 허상이었던 것 역시 하나씩 사라지게 된다. 고통을 버리면 고통과 관련된 허상들이 사라지고, 기쁨을 버리면 기쁨과 관련된 허상들이 사라지며, 욕심을 버리면 욕심과 관련된 허상들이 사라진다. 해탈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불교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인간의 마음을 철처히 파헤졌고, 오랜 역사와 함께 인간의 마음 구조에 대한 굉장히 체계화된 지식과 통찰을 가지게 되었다. 불교와 마음 공부가 연결되는 이유이며, 오늘날 서양 학문에서도 불교의 성과에 대해 많은 참고를 하고 있다.




[ 2편에서 계속... ]


2022-06-01 00:00:00 | [Comment(0)]




   ☆moo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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