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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FBE를 떠나보내며... |
2010년 즈음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모바일 게임의 발전 가능성에 가슴이 뛰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약 15년에 걸쳐 게임의 탈을 쓴 합법 도박이 99%인 건전하지 못한 환경이 되었지만 말이죠. 아 요즘은 광고를 보기 위한 게임도 꽤 늘긴 했군요. 그나마 고전 게임 이식작이 제일 나은 편이니 쩝.
모바일 게임에 대단한 기대를 했었고, 또 굉장히 실망을 하고서 거의 손을 대지 않게 됐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했던 몇몇 모바일 게임이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건 저 역시 가챠라는 이름을 단 몇몇 도박 게임을 했고요. 다행히 그 대부분을 과금을 아예 하지 않거나, 혹은 거의 하지 않았지만, 단 한 개의 게임 만큼은 100만 원이 훨씬 넘는 돈을 쓰며 정신줄을 놨었죠.
그게 바로 파이널 판타지 브레이브 엑스비어스(Brave Exvius), 줄여서 FFBE입니다. 2017년 초부터 2024년 초까지 했으니, 약 7년을 했네요.
저는 파판 시리즈의 골수 팬은 아니지만, 파판과 함께 자라면서 파판을 매우 즐겁게 했던 세대의 게이머입니다. 파판 10 이후로는 클리어한 게임이 하나도 없지만, 각별한 추억을 갖고 있죠.
FFBE(글로벌판)는 2016년 중순 즈음에 나왔는데, 초기부터 말이 많긴 했지만 나름 잘 만든 모바일 게임이었습니다. 모바일 게임 중에선 거의 최상급 게임이었어요.
당시 난무하던 모바일 게임은 정말 가챠 뽑기 이외에는 제대로 만든 구석이 단 하나도 없는 이상한 도박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그런데 FFBE는 발키리 프로파일이 떠오르는 전투 시스템을 체인 콤보 시스템과 적절하게 조합해서, '전투' 자체를 상당히 재미있고 전략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추억의 그 시절
스토리도 처음엔 무난했어요. 점점 이상해지다가 나중에 막장으로 가서 다들 떨어져나가기 시작했지만... 무난한 일본식 RPG의 왕도 판타지의 길을 걸었죠. 처음에는요.
뭐 그 이후에 스토리가 너무 괴랄해지고, 운영을 너무 이상하게 하고, 최신 가챠 캐릭터를 한 주 지나서는 B급 캐릭터로 만들어 버린다거나. 파워 밸런스를 맞추지 못하고, 결국 말도 안 되게 짜증 나는 적들만 만들어낸다거나... 등등의 매우 다양하고 심각한 문제를 만들어냈고, 주위에서 FFBE를 즐겁게 하던 친구들도 다들 떠났습니다.
영웅들의 마음이 담긴 비전 크리스탈을 소환한다는 개념을
전체 세계 설정과 가챠 시스템과 잘 엮었습니다만...
온갖 막장과 미드 방식의 우려먹기 + 되풀이 등등이 계속 되어서
스토리는 저 멀리 나락으로...;_;
그래도 7년 동안 옛 정이 있어서 계속 버텼는데... 어느날 갑자기 접속이 안 돼서 보니 한국어 버전을 날려버렸더라구요. 게임 서비스를 종료한 건 아닌데 영어와 중국어 이외의 모든 언어를 날려버렸습니다.
뭐랄까 참 좋게 보면 외국어 번역에 돈을 쓰긴 수지타산이 안 맞는 거고, 나쁘게 보면 서비스 종료를 하면 과금 관련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언어만 날려버린 거고요(한국어 언어팩을 지우면 접속은 됩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방식이 좀 지저분하더라구요.
그렇게 몇 주 더 접속을 했었는데 할 맛도 안 나고 애초에 이미 열심히 하지도 않던 상태였고요. 또 아는 분은 아시는 개인적인 일들도 터지면서 이래저래 결국 FFBE를 접게 되었습니다.
 
추억의 1주년 이벤트.
7년이 참 긴 시간인데 이렇게 접게 되어서 아쉽네요. 엔딩이 없는 네트워크 게임은 이게 별로인 것 같아요. 아무리 오래 좋아하고 즐겁게 했어도 결국 유종의 미가 없달까요. 그리고 보통 그 끝은 실망으로 끝나고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예외는 극히 드물죠. 게임 개발자(와 투자자)의 과반이 게임 개발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고 직업으로 일한다는 걸 생각하면 납득할 만합니다만...
처음으로 뽑았던 쓸만한 캐릭터였던 포렌.
자리가 잡혔던 초기 파티.
아무튼 제 인생에서 가장 많은 돈을 썼던 게임을 접게 되었습니다. 끝이 아름답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그 전에 했던 게임인 가디언 크로스도 그랬고... 앞으로 스퀘어 에닉스의 게임은, 적어도 모바일은 다시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음. 7년 동안 애증은 있었으나 즐거웠습니다. 안녕. 브엑.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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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의 근황 |
오늘은 근황 보고를 좀 하겠습니다.
일단 일정 부분 정리가 되었습니다. 이번 주부터는 휴식 하는 기간에 잠시 들어가려고 합니다. 한 달 정도는 쉴 생각이고, 홈페이지는 요즘 돌리는 것과 별 차이 없이 갈 겁니다.
홈페이지에 연재 글을 제대로 올리는 건 대략 1~2달 후부터, 현실적으로는 6월 즈음부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저도 바뀐 생활 패턴에 적응을 해야 하거든요. 바뀐 환경에서 시간을 내서 연재 글을 쓰는 요령을 체득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좀 쉬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 사이에 시간이 나면 기존에 연재하던 '유럽의 성씨와 이름'의 마지막 편을 마무리하고 싶단 게 개인적인 소망입니다. 마지막 편의 주제는 '유럽 왕실의 성씨'였습니다.
그리고 올해에 개인적으로 두 가지 정도의 큰 일이 더 있을 예정이거든요. 최소한이요. 그 때 홈페이지를 어떻게 운영할지는 닥쳐 봐야 알 것 같습니다. 일단은 별 문제 없이 6월부터 정상화되길 기대 중입니다. 음 정말 별 문제가 없으면 좋겠군요.
아무튼 늘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올해 상반기를 그럭저럭 넘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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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이노마타 무쓰미씨의 명복을 빕니다. |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캐릭터 디자이너이자 애니메이터였던 이노마타 무쓰미(いのまた むつみ, 1960-2024)씨가 64세의 나이로 지난 3월 10일 타계하셨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대부분 잘 모르시겠지만, 대표적으로는 구 NAMCO(현 반다이 남코) 시대부터의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디자이너셨구요. 신세기 사이버 포뮬러 시리즈의 캐릭터 원안 디자이너셨습니다. 그 외에도 브레인 파워드 등 다수의 유명한 작품들에 족적을 남기셨죠.
※ 본 게시물에 들어간 이미지의 출처 등에 문제가 있을 경우 저작권자분께서는 말씀 주시기 바랍니다. 고인을 추억하고자 하는 마음에 엄수하지 않았습니다.
* 이미지 출처 : https://www.famitsu.com/news/202403/18337539.html
제가 일본 게임을 열심히 하던 시절 가장 즐겁게 '팬'이라고 자부하면서 했던 JRPG 시리즈가 남코의 테일즈 오브 시리즈였습니다. 이노마타 무쓰미씨는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1997)부터 테일즈 오브 크레스토리아(2020)까지 시리즈 중 17작품의 캐릭터 디자인 등을 맡으셨죠.
제가 진지하게 정말 가장 좋아했던 게임 시리즈의 캐릭터들을 그리셨다는 점에서 참 가슴이 먹먹하네요. 테일즈 시리즈의 그 특유의 일러스트는 이제 볼 수 없겠군요.
* 이미지 출처 : https://twitter.com/inomatamutsumi/status/1019794408651145216
사이버 포뮬러 시리즈에서도 즐거웠습니다.
* 이미지 출처 : https://twitter.com/Cyberformula_GP/status/1449585967594049536
뭐랄까. 요즘 1950년대 생 전후의 분들 중 일찍 가시는 분들이 60대를 지나며 본격적으로 돌아가시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드네요. 언제나 있는 일이었겠지만 저 시대 분들은 저희 세대에게 직접적인 영향력을 끼치던 세대라서 그런지 더 실감이 나는 것 같습니다.
코지마 히데오(1963년생, 61세)씨도 인터뷰에서 나이에 대해서 언급하신 적도 있고, 우에마쓰 노부오(植松伸夫, 1959년생, 65세)씨도 이제 나이 때문에 파판 등 게임 OST 전 곡 참여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죠. 뭐랄까 참 저 자신의 나이도 그렇지만 시간이란 게 야속하네요. 한편으론 요즘 인간 수명 연장에 대한 고무적인 의학 연구 결과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상용화까지의 몇 십 년의 시간이 당겨지지 못한 게 참 아쉬울 따름입니다.
예전에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만들어낸 분들을 찾아본 적이 있는데, 같은 분이 만든 것인 줄 몰랐는데 의외로 겹치는 것도 많고, 업계에서 정말 오랫동안 좋은 작품을 많이 남기신 분들은 숫자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더라구요. 그 분들도 이제 다 나이가 많으신데 참 안타깝습니다.
이노마타 무쓰미씨,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기를 바랍니다.
* 이미지 출처 : https://twitter.com/SQEX_GAMEGUIDE/status/1769584184086122691
* 이미지 출처 : https://www.museum.or.jp/event/93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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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er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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