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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턴을 보다. |
남들 다 본 인턴을 저도 봤습니다.
재밌네요. 훈훈하게 잘 봤습니다.
로버트 드 니로의 미소가 좋았던 영화입니다. 예전에 일본 영화 '히어로'에서 나카이 키이치씨를 봤을 때도 느꼈는데 어떤 배우는 연륜이 생기면 정말 많은 걸 포용할 수 있는 푸근한 미소를 짓더군요.
노년의 새 인생이라는 희망적인 분위가와 적절한 개그가 잘 어우러진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단지 저와 제 친구 둘 다 보고나서 뭔가 좀 부족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는 건데 아마도 '노인의 연륜'에 대한 묘사가 너무 익숙해서 유교 문화권인 저희는 그걸 느끼지 못해서였을 것 같습니다. 작중에 노인의 연륜이 이렇게 뛰어나다는 식의 묘사가 계속 되는데 아마 서양 사람은 그걸 신선하거나 재밌게 봤을지도 모르겠어요.
화제가 된 만큼 엄청난 영화는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괜찮은 영화였고 미소짓게 만드는 영화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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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태 꿀호떡 아이스크림~ |
슈퍼에 갔는데 필요한 게 없어서 물어보니까 창고에서 가져다준다길래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아이스크림 코너를 봤는데 꿀호떡 아이스크림이란 게 있더군요.
내가 좋아하는 호떡이 아이스크림으로 나오다니!
그래서 백만년만에 아이스크림을 사먹었습니다.
절 아시는 분은 제가 얼마나 이런 걸 안 먹는지 아실테니...
이렇게 생겼습니다. 오오 호떡 오오...
아이스크림이 정말 호떡 맛이라면 매일이라도 먹어줄 수 있어(안돼...-_-)
기대를 갖고 열어봤습니다.
음. 요즘 복고 유행이다 뭐다 하는 것 같은데 모르겠어요.
촌스러워. 마음에 안들어요... 뭐 그래도 아이스크림이 맛만 있으면 되는데.
근데 왜 이리 붕어 싸만코 같을까.
아무튼 먹어보겠습니다.
이건 아니야. 이건 호떡이 아니야!! ㅠㅠ
그냥 뭔가 팥 대신 땅콩 맛이 나는 붕어 싸만코입니다. 달콤한 땅콩 속이 든 붕어 싸만코...
호떡을 연상시킬만한 요소가 전혀 없어요.
호떡이란 떡(?)부분과 내용물의 설탕이 빚어내는 절묘한 하모니가 있는데, 얘는 과자 부분과 시럽부분이 그런 맛을 만들지 못해요. 무엇보다 바닐라 아이스크림 때문에라도 호떡맛이 안납니다. 아주 잘 음미하면 시럽이 호떡틱한 맛을 내려고 노력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어디까지나 노력에 그쳤을 뿐...
차라리 빵 속에 떡을 넣은 다음에 떡 안에다가 바밤바처럼 시럽맛나는 속을 넣던가 아니면 그냥 호떡 속 맛이 나는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서 채우고 땅콩 좀 넣었으면 떡과 시럽맛의 하모니가 호떡맛을 냈을 것 같은데 얘는 정말 아니어요. 속았어!
정말 오랜만에 아이스크림에 기대를 갖고 열었는데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꿀호떡 아이스크림은 호떡맛과는 전혀 상관없는 땅콩시럽맛 사만코입니다.
혹시 저처럼 이름에 낚이는 분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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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주 갤러리 시음 - 2015년 10월 |
홈페이지를 맨날 오면서도 시간이 이렇게 지났는지 이번 주는 잊고 있었네요.
전통주 갤러리 10월 시음 노트입니다.
10월의 시음주는 제주도의 전통주였습니다.
맑은 바당, 녹고의 눈물, 제주 감귤주, 고소리술을 마셔봤습니다.
더불어서 특별 시음주는 여포의 꿈과 원 미디움 드라이였습니다.
아래는 주관적인 시음노트이며, 개인적인 메모를 위해 작성됐음을 알립니다.
(1) 맑은 바당 : (아마) 맑은 바다라는 뜻의 술입니다. 맑고 가벼운 곡향이 느껴지는 레몬빛 술입니다. 도수는 15도, 재료는 쌀. 약간 점도가 있는 느낌이었다는 기록해두었군요. 처음 입에 넣으면 곡식의 고소함과 단향이 나는데 곳 산미와 섞이면서 달콤하고 시큼한 향이 뒤섞입니다. 뒤에 가면 신맛과 알코올향이 섞이는데 느낌이 좋더군요. 전체적으로 산미가 상대적으로 센 편입니다. 매끈매끈한 느낌도 약간 났네요.
(2) 녹고의 눈물 : 제주의 섬 오가피로 만든 약주입니다. 붉은 빛이 섞인 노랑빛으로 도수는 16도. 일반적인 오가피주는 술을 일단 만들고 오가피를 침출시키는데에 비해서 얘는 오가피를 침출한 재료를 발효시켰다고 하네요. 맛은 구수하면서 연한 단맛이 은은하게 납니다. 중간에는 물에 가까울 정도로 맑은 맛이 나다가 약간 들큰하고 씁쓸한 한약재같은 맛으로 마무리 됩니다. 은은한 곡향과 맑고 연한 맛이 인상적인 기분 좋은 술이더군요. 특히 오가피 계열을 쓴 술은 대부분 '몸에 좋은 맛'이라고 사람들이 표현하면서 맛은 좀 떨어질 때가 많은데 얘는 맛있습니다. 엄청 맛있는 건 아닌데 뭔가 기분 좋은 매력이 있는 술이네요.
(3) 제주 감귤주 : 감귤색이 도는 10도의 발효주. 귤향이 생각보다 있고 단맛은 약간 있습니다. 안 좋은 인상을 갖고 마셨는데 생각보단 마실만하고 쥬스틱한 게 편한 맛이네요. 근데 맛 뒤에 귤껍질 냄새 같은 약간 거슬리는 향이 나는 게 아쉽습니다. 실제로 귤껍질 냄새일지도요 그 하얀 부분+귤... 전체적으로 맑고 깨끗한 느낌이네요.
(4) 고소리술 : 이번 시음기에서는 패스하겠습니다. 맛이 없었던 건 아니고 맨날 먹어서 이번엔 안 적었어요. 반성 ㅠ_ㅜ
여기까지가 10월 시음주였습니다.
(5) 여포의 꿈 레드 와인 : 전의 샤토 미소랑 비슷한 솜사탕 같은 달콤한 향으로 품종 역시 같은 캠밸입니다. 맛은 의외로 비교적 드라이한 느낌인데 약한 쓴 맛과 단맛이 연한 포도향과 섞여서 납니다. 마시고 나면 레드 와인 특유의 텁텁함도 남구요. 특별히 인상적인 부분은 없었다는 기억입니다. 아직 와인쪽은 내공이 적어서 일단 이 정도만 적지요. 다음부턴 좀 더 느낌을 잘 기록해야할 것 같군요.
(6) 원 미디움 드라이 : 영동 와인에서 나온 원 와인입니다. 진한 적색으로 품종은 마찬가지로 캠밸입니다. 먹으면 평소에 저희가 먹어온 한국 포도의 향과 단맛이 청량하게 느껴지다가 중간부터 다시 한 번 포도향이 강하게 살아나서 즐겁게 해주는 와인입니다. 드라이인데 향 때문일지 아니면 실제로 그럴지 단맛이 비교적 강한 느낌의 술이네요. 마시고 난 후에 포도 껍질맛 같은 텁텁한 쓴 맛이 남는 게 아쉽습니다. 맛 자체는 디저트로 마시는 게 좋을텐데 텁텁하다니요.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만드는 와인은 이런 식으로 한국 포도의 맛을 살린 '포도주'의 방향으로 나가는 걸 좋아하네요. 확실히 기억은 안 나는데 예전의 '고도리'도 이런 맛이었죠. 그러고보니 그랑 꼬또라는 대부도 와인이 맛있다는 비보가 있습니다. 덤으로 광명 와인 동굴 가면 한국 와인은 거의 다 있다네요.
(7) 오매락 : 배상면주가에서 나온 증류주로 40도입니다. 재료는 거의 배이고 오매가 조금 들어갔다네요. 향은 청량한 과실향. 처음에는 역하진 않은 알코올향이 비교적 강하면서 쓴맛이 살짝 납니다. 하지만 곧 달고 향기롭게 변하네요. 쓴맛에서 점점 달아지면서 향도 강해집니다. 중후반의 가볍고 향기로운 과실향이 매력적인 술입니다.
제주의 술은 사실 고소리술이 너무 압도적이라 그냥 그러려니 하는 느낌인데 계속 개발이 되는 건 좋은 현상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녹고의 눈물이 기억에 남습니다만 사서 먹을까...하면 뭔가 턱걸이 느낌? 양산형의 평범한 맛은 확실히 아닙니다. 뭐랄까 향이 약한데 매력이 있어서 미묘하달까요. 그 외에는 오메락이 상당히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다시 먹어보고 판단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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