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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 - 김도윤 |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책이나 한 권 소개해 보겠습니다. 김도윤 著, 한빛비즈에서 나온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입니다. 2019년 책이니 읽은지 시간이 꽤 지났습니다. 이제 와서 소개하는 건 언젠가 한 번 소개할까 싶다가 오늘 눈에 띄어서이고요, 허허.
아마 많은 분들이 어렸을 때 공룡을 좋아하셨을 겁니다. 어렸을 땐 공룡 특별 전시전 같은 게 종종 열렸는데 요즘은 잘 모르겠군요. 그때 공룡에 대한 책도 많이 읽었죠. 공룡 장난감도 많았고요.
그런데 공룡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정말 많은 게 바뀐 학문 분야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티라노사우르스는 원래 직립해서 곧게 서 있는 공룡으로 소개될 때가 많았죠. 그 이유는 뼈를 조립할 때 잘못 맞췄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옆으로 길게 서 있는 공룡이란 게 일반화되었죠.
93년도의 히트작 쥬라기 공원 때는 그 전보다 더 많은 걸 알고서 많은 고증을 했다고 합니다만, 역시 지금 와서 보면 잘못된 공룡이 매우 많았다고 합니다.
공룡의 뼈를 발견하고 조립하고 분석하는 과정은 지난 수십 년 간 극적으로 바뀌어 왔고, 연구 장비도 많이 바뀌어서 오늘날엔 공룡에게 깃털이 있었다는 걸 알고, 피부의 색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현재는 공룡이 새와 유전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공룡이 진화해서 새가 된 게 아니라, 새가 살아남은 공룡이란 거죠.
더불어서 옛날엔 공룡이 물리적으로 그 체중과 크기를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불가능한 존재란 식의 신비주의와 음모론도 있었습니다만, 왜 그렇게 거대한 공룡이 존재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답도 책에 들어 있습니다.
그런 내용들을 쉽고 재미있게 많은 삽화를 곁들여서 소개한 책입니다. 공룡에 대해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었던 분들이라면, 아 어렸을 때 본 그것들이 틀린 것들이었구나, 공룡이 이랬구나 하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습니다. 공룡에 대한 상식, 공룡에 대한 이해의 변화, 최근의 연구 성과 등이 잘 요약되어 있죠.
기분 좋게 충실하게 읽을 수 있는 양질의 교양서입니다.
이 분이 쓰신 다른 책으로 곤충에 대한 책도 있는데, 이 책도 매우 재미있습니다. 저희가 오늘날 살면서도 주위에서 맨날 볼 수 있는 곤충과 벌레에 대한 상식(?)이 넓어집니다. 저는 벌레의 입의 구조가 진화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제가 호기롭게 책 카테고리를 만들었지만 거의 업데이트하지 않고 있는데요. 이 글도 8년만에 올리는 글이로군요.
이유는 제가 20대 후반부터 읽던 대부분의 책은 보편적으로 재미있어 하지 않을 인문학이나 역사 관련이 거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대중성이 너무 떨어지는 책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추천하지 않거든요. 그럼 왜 호기롭게 만들었냐는 건데... 아마 예전에 읽었던 책들의 소개라거나, 혹은 다시 읽고 감상문을 쓴다거나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 후 이래저래 사건도 많았고 오래 지났네요 쩝. 사실 책을 읽는 게 무리가 많이 가서 지금도 읽을 책이 쌓여 있기도 하고요. 구매하는 속도가 읽는 속도를 압도합니다.
아무튼 오래간만의 책 추천이었습니다. 곤충 책도 정말 재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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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니셸 니콜스씨를 기리며... |
스타트렉 디 오리지널 시리즈(이하 TOS)의 메인 크루 멤버 우후라 중위를 연기하신 니셸 니콜스씨가 7월 30일 운명하셨습니다. 정말 좋아했던 캐릭터였고, 스타트렉의 진취성에 놀라게 만드는 캐릭터였죠. 안타깝습니다.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미국 https://en.wikipedia.org/wiki/Nichelle_Nichols
니셸 니콜스(Nichelle Nichols), 1932-2022.
스타트렉 TOS는 놀라운 요소가 많은 드라마입니다. 90년대 이전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당시의 분위기를 아실 텐데요. 80년대까진 소련과 미국이 냉전을 이어가면서 세계대전과 핵전쟁의 공포가 현실 그 자체였던 시절이었죠. 제임스 본드 같은 첩보물이 당시의 분위기를 대표할 수 있는 영화였고요. 냉전은 1990년에 와서야 공식적으로 종결되었습니다.
스타트렉 TOS는 1966년부터 1969년까지 방영되었습니다. 40년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냉전이 한창이었던 시절이죠. 참 놀랍단 생각이 드는 게 그 시절인데도 TOS는 '인류가 이상적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를 그리면서,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의 메인 승무원으로 러시아인이 등장합니다.
한국만 해도 80년대는 삼청교육대를 기억하며 안기부에 대한 공포를 일반 국민들이 품고 있을 때였죠.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소년병 강제 징집 등의 없었던 일을 날조했다면서, 국방부 금지 영화로 지정된 것이 2003년입니다. 시나리오 수정도 지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요. 그런데 가장 심각한 갈등을 겪으며 실제로 3차 대전의 목전까지 갔던 나라에서, 60년대 티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러시아인을 썼다는 건 대단한 일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작중에서도 러시아인으로서 러시아 말투를 쓰죠.
하지만 어쩌면 더욱 충격적이고 놀라웠으며, 당시에 큰 논란이 되었던 역할이 바로 TV에 주연급으로 등장한 '흑인' 배우였습니다. 60년대는 여전히 흑인이 심각하게 차별 받던 시대였고, 흑인 인권 운동이 활발했던 시대였습니다. 마틴 루터 킹이 활동했던 시대죠. 흑인이 투표권을 얻은 것이 1965년이었고, 여전히 법으로 백인과 흑인의 결혼을 금지하는 시대였습니다. 스타 트렉이 방영된 것은 1966년이었죠.
이미지 출처 : 메모리 알파(https://memory-alpha.fandom.com/wiki/Nyota_Uhura)
우후라 중위는 그야말로 시대를 앞선 캐릭터였습니다. 흑인이 TV에서 노동자나 멍청이가 아닌 역할로 등장했으며 심지어 여성이었죠. 시대를 한참 지나서 보더라도 참 어떻게 방송국과 정부가 그걸 용인했을까란 생각이 드는 작품이 TOS였고, 우후라 중위였습니다. 미국 TV 최초의 유색인종 전문직, 최초의 주연급 흑인 여성, 최초의 백인과 흑인의 키스신 등 다양한 타이틀을 달고 계셨던 배우입니다.
원래 니콜스씨는 TOS 시즌 1 종료 후 드라마에서 나갈 생각이었는데, 마틴 루터 킹이 직접 찾아와서 그만두지 말아달라고 설득했다고 합니다. 니콜스씨는 TV라는 매체를 통해 홍보되는 흑인 인권 운동의 아이콘이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우후라 중위를 보면서 나도 될 수 있다는 꿈을 키웠다고 하죠. 미국 항공 우주국 NASA에서 흑인과 여성 우주 비행사를 장려하는 홍보 모델로 고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긴 설명을 다 떠나서도, 순수하게 캐릭터로서 참 좋아했습니다. 종종 가창 실력을 뽐내며 에피소드에 노래를 더해 주시기도 하고, 주연급 캐릭터로서 에피소드를 선도한 적도 많고, 극장판에서도 활약을 계속 이어 나갔었죠. TOS 시절에는 엔터프라이즈호의 통신장교였고, TOS 이후의 설정에선 선장의 지위에까지 올라가는 캐릭터입니다.
무려 79화라는 긴 드라마를 정말 재미있게 봤었는데 이렇게 가셨네요. 아마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추모하고, 지금 저 같은 글을 썼을 거라 생각합니다. 보통은 좋아했던 배우분들이 돌아가셔도 한참 지나고 알게 되는 편인데, 이번엔 일주일 만에 알게 됐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TOS와 우후라 중위를 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메모리 알파(https://memory-alpha.fandom.com/wiki/Nyota_Uh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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