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백과사전 얘기를 하다가 마롱 글라세를 언젠가 먹어 보고 싶단 얘기를 했는데, 코스트코에 갔더니 염가에 팔고 있길래 일단 사 와 봤습니다.
코스트코의 마롱 글라세.
마롱 글라세는 가격대가 상당히 다양한데, 이 제품은 가격이 1만 원대에 제조국도 프랑스가 아닌 이탈리아로 보여서 큰 기대를 안 하고 사 봤습니다. 일단 보일 때 먹어 보자 정도의 기분이었죠. 비주얼적으로도 그리 예쁘진 않았는데 마롱 글라세는 처음이라서 잘은 모르겠습니다.
위키피디아 버전.
(이미지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Marron_glac%C3%A9)
코스트코 버전.
원래 마롱 글라세는 밤을 설탕물에 며칠 동안 담궈두면서 약간 손이 가는 과정을 거쳐서 캔디화 시킨 디저트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전통적으로는 밤 위에 슈가 글레이징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만, 요즘은 글레이즈 코팅을 많이 하는 것도 같더군요. 아무튼 이 마롱 글라세는 슈가 글레이즈 코팅이 된 버전이었습니다.
큰 기대를 안 했다고는 하지만 정말 오래 전부터 먹어 보고 싶었는데, 맛은 꽤나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설탕에 절이고 코팅된 밤이랄까요. 원래는 밤도 특정 품종을 사용해야 하고, 며칠에 걸쳐서 절이며, 제조 과정에 바닐라와 증류주 등이 첨가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건 정확한 공정까진 몰라도 맛도 매우 심플하고 그리 맛있진 않았습니다. 제가 전에 집에서 만들었던 시부카와니(渋皮煮, 밤의 속 껍질을 남기고 약간의 공정을 거쳐 설탕에 졸인 일본의 간식)가 훨씬 맛있었달까요. 흠.
하지만 가격대의 폭이 큰 제품이니 비싼 걸로 한 번쯤은 더 먹어볼 것 같습니다. 이것보다 고급스럽고 섬세한 맛이 되면 확실히 맛은 있겠지만, 이번 시식(?)으로 뭐랄까 좀 한계선이 그어진 느낌입니다. 뭐랄까 서구화 된 사회에서 유럽 중심의 문화가 퍼졌던 탓에 지나치게 신격화된 디저트가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워낙 달달한 게 차 같은 거랑 같이 먹으면 다과로는 나쁘진 않을 것 같았습니다.
역시 이래서 첫 경험은 나름대로 비싸고 검증된 걸로 가야하는데 너무 성급했었나란 생각도 듭니다. 결론적으로 1차 마롱 글라세는 실망이었고, 2차를 기대해 보려고 합니다. 코스트코 버전은 그냥 군밤이나 후라이팬에 버터 넣고 구운 밤쪽이 압도적으로 맛있단 느낌입니다. 밤이 좋다는 가정 하에서 말이죠:)
코스트코의 마롱 글라세.
위키피디아 버전.
(이미지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Marron_glac%C3%A9)
코스트코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