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서유럽의 이름 (2) : 언어에 따른 변화와 별명과 애칭
2023년 08월 30일 · 오전 12시 00분
3. 국가를 넘어서 전파되고 변형된 이름들 유럽이란 지역은 재미있다. 한반도의 100배에 달하는 면적으로 중국보다도 크다. 그런 거대한 땅 안에서 켈트어나 게르만어를 기반으로 한 일정 수준 비슷한 언어가 존재하긴 했으나, 사실 과거의 국가는 한 나라 안에서도 표준어가 없고 언어가 통일되지 못했다. 소통이 어려우면 일체감이 떨어지고, 하나로 서로를 인식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그런데 유럽은 한 나라 수준이 아니라 유럽 전체를 하나로 보는 인식이 이미 중세 때부터 있었는데, 이유는 기독교에 의해서 통일된 사회였기 때문이다. 하나의 신의 아래에 있는 다 같은 기독교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 부작용으로 이교도를 인간 취급 안 한 것도 같지만.) 종교적 일체감과 서로 가까운 지역끼리의 교류 등등의 이유로 인해서, 유럽에서는 일찍부터 '내 이름을 다른 나라 언어로 읽고 쓰는 것'에 대해 별 저항감이 없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카를 대제의 이름은 라틴어로 '카롤루스', 오늘날 정식으로는 '카롤루스 마그누스(Carolus Magnus)'라고 쓴다. 여기서 마그누스는 '위대하다'는 뜻의 칭호(epithet)로 태어날 때 받은 본명의 일부는 아니다.
Emperor Charlemagne, by Albrecht Dürer 카롤루스 마그누스(Carolus Magnus). 우리가 아는 중세 유럽의 기틀을 만든 인물이다.
카롤루스를 독일식으로 하면 카를(Karl)이라고 읽고, 그대로 영어식으로 읽으면 카알(Karl), 즉 '칼'이란 이름이 된다. 아주 유명했던 형태인 샤를마뉴(Charlemagne, '카롤루스 마그누스' 전체가 바뀐 버전)는 프랑스식으로 읽은 것이고, 이걸 줄이면 '샤를(Charles, '카를'만 바뀐 버전)'이 된다. 참고로 Charles은 게르만어로 '자유인(free man)'이란 뜻이다. 중세에 아이에게 성인(聖人, saint)의 이름을 따서 지어주는 문화가 생기면서, 점차 왕이나 위인, 조상의 이름을 아이에게 지어주게도 되었다. 카를 대제의 이름 역시 각 나라의 아이들의 이름이 되어, 각각의 언어에 해당하는 이름으로 자리를 잡았다.
카롤루스(Carolus)의 파생 이름
독일어카를(Karl)
영어칼(Karl)
프랑스어샤를(Charles)
영어찰스(Charles)
프랑스어샤를로(Charlot)
프랑스어 여성형샤를롯(Charlotte)
프랑스어 여성형카롤린(Caroline)
영어 여성형캐롤라인(Caroline)
프랑스 이름 샤를(Charles)을 그대로 영어로 읽으면 '찰스'가 된다. 이게 프랑스에서 다시 샤를로(Charlot)가 되고, 여성형이 되면 '샤를롯(Charlotte)'이 된다. 샤를롯은 '롯데(lotte)'라는 기업 이름의 어원이 됐다. '카를'이란 발음이 프랑스식 여성형이 되어 '카롤린(Caroline)'이 되고, 이게 다시 영어로 들어가서 캐롤라인(Caroline)이 되기도 했다. '카를'이란 이름은 매우 유명해서 파생과 변형이 많이 되었기에, 계속해서 연관된 이름들을 늘어놓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 상품권에 프린트 된 샤를롯. 우측 하단을 보면 'CHARLOTTE'라고 기업 이름의 기원이 쓰여 있다.
재미있는 건 한국인인 필자가 보기에 저건 단순히 '다른 국가 버전의 이름'인 것이고, 한 사람이 저 이름을 모두 쓰는 건 이상하다. 그런데 유럽인들은 자기 이름이 이 나라에서는 '카를'로 불리고 저 나라에서는 '샤를'로 불리는 거에 별로 저항감이 없었던 것 같다. 아무튼 오랫동안 가까운 지역에서 다양한 언어로 교환되면서 한 사람이 여러 버전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고, 그렇게 불린 다른 말 버전의 이름이 그 나라의 새로운 독립된 이름이 되어서 다시 퍼지고 또 타국으로 전파되고 하면서 이름이 늘어났다. 예시를 더 들어보자. 히브리어 미카엘(מִיכָאֵל, 실제 발음은 '밋하엘'처럼 들린다)은 성경에 이름이 언급되는 천사로, 신의 군대의 수호자이다. 미카엘은 '누가 신과 같은가?(누구도 신과 같지 않다는 뜻)'라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세례명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미카엘(Michael)을 영어로 읽으면 '마이클'이다. 오늘날 미국에서 많이 쓰는 그 마이클이 맞다. 프랑스어로 읽으면 미셸(Michel)이며, 러시아어로 읽으면 '미하일(Михаи́л)'이다. 프랑스어식 여성 이름 '미셸(Michelle)'의 발음이 그대로 영어로 들어가서, 영어식 여성 이름 미셸(Michele)이 되기도 했다.
미카엘(Michael)의 파생 이름
라틴어미카엘(Michahel)
영어마이클(Michael)
프랑스어미셸(Michel)
러시아어미하일(Михаи́л)
독일어미헬(Michel)
영어 여성형미셸(Michele)
프랑스어 여성형미셸린(Micheline)
다른 예도 수없이 많다. 독일 이름 하인리히(Heinrich, '가장家長'이라는 뜻)가 영어 이름 '헨리(Henry)'가 되고, 프랑스 이름 '앙리(Henri)'가 된다. 아달베르트(Adalbert)가 알베르트(Albert)가 된 후 영어에서 알버트, 프랑스어에서 알베르라고 불린다. 요한의 그리스식인 이오아네스(Ioannes)가 슬라브어로 이안(Іѡаннъ)이 된 후 러시아의 이반(Иван)이 되고 영어로 아이반(Ivan)이 된다. 이런 교류에는 아마도 귀족들의 귀천상혼(貴賤相婚, 다른 신분 간의 결혼) 금지 문화도 엮여 있을 것 같다. 동급의 신분끼리만 결혼할 수 있는 고위 귀족이나 왕족의 입장에서는 결국 혼처를 타국에서 찾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으니, 서로 이름의 교류가 꽤 왕성해졌을 것이다. 실제로 이름 외에도 음식이나 복식 등의 문화교류가 결혼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했다. 또한 중세에 비귀족층들 역시 여행의 빈도가 늘어나고 이주를 활발히 하고 개척지로 가고 하면서 이름이 섞이고 변형되는 경우도 많았던 게 아닐까?
4. 애칭과 별명의 영향을 받은 이름들 동양, 특히 현대의 한국에선 꽤 애매한 개념인데, 서양에는 애칭이란 개념이 있다. 파고 들면 상당히 복잡한 개념으로, 한국에는 없는 개념이다 보니 '애칭과 별명' 정도로 부르면서 넘어간다. 애칭과 별명으로 번역되는 단어는 다양하다. nickname, petname, diminutive, sobriquet, hypocorism, epithet, byname 정도가 가장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단어인데, 원래 저것들은 서로 각각이 다른 종류의 '별명과 애칭'을 가리킨다. '원래는' 그랬다. 사실 오늘날 이 개념은 상당히 애매해져서 현대의 서양 사람들도 정확히 모르고 사용하는 것 같다. 일단은 기왕이니 위의 개념들에 대해서 가볍게 보고 지나가자. 참고로 용어를 기억하실 필요는 전혀 없다. 재미로만 보자. ※ 참고로 필자도 겉핥기 수준으로 아는 것이니 지적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가볍게 소개만 합니다. (4-1) 개념 : 바이네임(byname)과 하이포커리즘(hypocorism) 이 두 단어는 '별명'과 '애칭'을 좀 더 학문적으로 넓은 범위에서 부르는 용어인 것 같다. 실제로 보통 사람들이 일상에서 쓰는 용어라기보단 개념을 정의하는 용어에 가깝다. 바이네임(byname)은 영한사전에 별칭(別稱)이라고 나오는데, '또 다른 호칭/이름'이란 뜻이다. 영어쪽에서도 거의 같은 의미로 '두 번째 이름' 정도의 의미로 쓰인다. 넓은 의미에서 닉네임(nickname)과 거의 같은 뜻으로도 쓰이고, 실제로는 현대의 '닉네임'은 좀 더 친근한 이름으로 쓰이는 것에 비해 바이네임(byname)은 친근함과 무관하게 두 번째로 붙은 이름 전체를 가리킨단 느낌이다. 하이포커리즘(hypocorism)은 백과사전에 '애칭(愛稱)'이라고 등록되어 있는 단어이다. 서양의 다양한 '애칭'을 통틀어서 포함하는데, 주로 상대방에 대한 호의나 애정이 담겨서 변화한 이름을 이야기한다. 아래에서 이야기할 펫네임(pet name)이나 약칭(diminutive) 같은 것도 하이포커리즘에 포함되는 개념으로 본다. (4-2) 닉네임(nickname) '닉네임(nickname)'이란 단어는 중세 말인 13~14세기에 등장했는데, 처음에는 ekename(익네임)이라고 말했다. ekename은 원래 '또 다른 이름', 즉 두 번째 이름이란 뜻이다. 지난 연재에서 10~12세기를 거치며 유럽에서는 원래 사용하던 전통적인 이름 대신 세례명을 사용하도록 작명 문화가 바뀌었다고 이야기했다. 그 이전 시대까지는 두 개의 단어를 조합해서 새로운 이름을 만들었기 때문에, 적어도 당대의 가문이나 작은 지역 안에서는 겹치는 이름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한자 두 개를 조합하는 것만으로 이름 중복이 흔하지 않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세례명이 되면서 한정된 이름 속에서 겹치는 이름이 무수히 등장했다.
영어에서 '신원불명의 남성'을 '존 도우', '신원불명의 여성'을 '제인 도우'로 괜히 부르는 게 아니다.
마침 이 시기는 유럽이 혼란기에서 벗어나서 인구가 다시 증가하던 시기였다. 모두가 세례명을 쓰게 된 유행과 인구 증가가 겹치면서, 이전 시대처럼 성씨 없이도 하나의 이름만 가지고서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이 고안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또 하나의 이름'인 '닉네임(nickname)'이었다. 닉네임은 어떤 사람의 성격이나 신체의 특징, 재미, 호의, 혐오 등을 기반으로 지어졌는데, 그 중 일부는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성씨로 변했다. 예컨대 '대머리 존'은 John Ballard(대머리라는 뜻), '빨간 머리 한스'는 Hans Roth(빨갛다는 뜻), '코가 굽은 짐'은 Jim Cameron(굽은 코라는 뜻)이란 식으로 별명이 그대로 성씨로 변했다. 뜻에서 알 수 있듯이 좋은 뜻으로만 지어진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흘러 모두가 성씨를 갖게 된 이후에는 닉네임의 성격도 변하여(참고로 성씨의 가장 큰 기능은 개인 식별이다), 오늘날에는 사실상 정식 이름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부르는 모든 방법을 닉네임의 개념에 포함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인 것 같다. 예를 들어서 Daniel을 Dan으로 줄여서 부르는 것도 보통은 닉네임으로 인식한다. '별명'이란 건 중세에 처음 만들어진 개념은 아니다. 중세 이전에는 드물게 사용되거나 혹은 다른 개념을 기반으로 사용되었을 뿐이다. '닉네임' 이외에는 아래와 같은 개념들이 있다. (4-3) 코그노멘(cognomen), 소브리켓(sobriquet), 에피셋(epithet) 설명을 더 하기에 앞서서, 이런 개념들은 모두 원래 만들어진 이유가 있었지만, 지금 와서는 경계가 매우 모호하다는 것을 말해 두고 싶다. 얼마나 모호하냐면 영어권의 백과사전이나 사전들에서도 각각의 정의가 미묘하게 비슷하며 서로 겹친다. 사실상 정확한 구분은 불가능하다. 먼저 코그노멘(cognomen)은 원래 로마인들이 사용하던 세 번째 이름(로마인들은 이름이 셋 있었는데, 코그노멘을 '성'이라고도 부른다)이다. 원래는 전쟁 등에서의 업적을 칭송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대표적으로 로마 공화정 말기의 장군 폼페이우스(B.C.106-B.C.48)가 반란 진압의 공로로 세 번째 이름인 '마그누스(Magnus, 위대한)'라는 코그노멘을 받았다. 하지만 말 그대로 '별명'이 세 번째 이름으로도 많이 쓰였는데, 예컨대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코그노멘인 '카이사르'는 '머리숱이 많다'는 뜻이다. 이후 로마가 멸망하고 시대가 흐르면서 '별명'과 적당히 동의어로 변한 것 같다.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 '줄리어스 시저'는 뒤의 두 이름을 영어식으로 읽은 것이다. 로마인의 이름은 '개인명 - 씨족명 - 별명(가문명/성씨)'의 구조를 갖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율리우스 씨족의 카이사르 가문의 가이우스'라는 이름이다.
소브리켓(sobriquet)은 프랑스어로 그 기원이 명확하지 않은데, 위키피디아의 설명에 따르면 '그 사람에 대해 설명을 하는 성질의 별명'이라고 나와 있다. 혹은 '닉네임'과 동의어라고도 말한다. 위키피디아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소브리켓으로 '왕(The King)'을, 스탈린의 소브리켓으로 '조 삼촌(Uncle Joe)'를, 루이 14세의 소브리켓으로 '태양왕(The Sun King)'을 예시로 들고 있다. 그나마 특징이 있는 것은 에피셋(epithet)이다. 마찬가지로 설명의 의미를 지녔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옛 왕들의 이름에 붙은 별명을 에피셋이라고 부르는 경향이 많다. 예를 들어서 알프레드 대왕(Alfred the Great)의 대왕(the Great) 부분을 보통 에피셋이라고 말한다. 다른 예로는 9세기의 왕 카롤루스의 에피셋이 비만왕(the Fat)이었고, 친숙한 예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인종의 시호를 올리며 지은 글'이란 전시명에서 '시호'를 'a Posthumous Epithet(사후死後의 에피셋)'이라고 번역했다.
'정복왕' 윌리엄(William the Conqueror). '정복자(the Conqueror)'부분이 에피셋으로, 닉네임, 소브리켓으로도 명확한 경계 없이 불린다.
하지만 이 역시 애매한 것은, 대처 수상의 '철의 여인(the Iron Lady)'의 경우 에피셋이라고도 부르고 닉네임이라고도 부르고 소브리켓이라고도 부른다. 중복되는 다른 예시도 많은데, 아마도 소브리켓의 예시였던 '태양왕' 역시 에피셋으로도 분류될 것이다. 사실상 이제 와서는 구분의 의미가 크게 없어진 것 같다. 그래서 한국어로는 전부 '별명'으로 통합되어서 번역되는 것 같다. 참고로 우리에게 익숙한(?) '드래곤 슬레이어(dragonslayer)' 같은 별명 역시 에피셋(epithet)이라고 보통 부른다. 기독교의 성 조지(St. George)가 역사적이랄까 신화적으로 드래곤 슬레이어의 에피셋을 갖고 있었다. 15세기의 워릭 백작 리처드 네빌은 에드워드 4세를 왕으로 만들고서 '킹 메이커(Kingmaker)'라는 에피셋을 얻었다. 하지만 이들 모두 닉네임 등으로도 불린다. 이런 별명들은 개인의 업적과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 혹은 설명하기 위해서 쓰이기도 했지만, 특정 인물을 식별하기 위한 것 역시 작명에서의 중요한 이유였다. (4-4) 지소사/약칭(diminutive, 디미뉴티브)과 애칭 조금 더 재미있는 부분을 보자. 이름의 약칭과 애칭(愛稱). 서양에선 긴 이름을 줄이거나 귀엽게 바꿔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엘리자베스(Elizabeth)는 기독교 이름으로 '나의 신은 나의 맹세'라는 뜻인데, 단축되어 리즈(Liz), 리지(Lizzy), 베스(Bess), 베티(Bettie), 엘리(Elly), 엘리자(Eliza), 리사(Leesa), 리아나(Liana), 릴리아나(Lilliana) 등의 매우 다양한 형태로 불린다. 이런 종류의 형태는 용도에 따라 크게 둘로 나뉘는데, 하나는 보편적으로 불리는 단축된 별명(약칭)이고, 다른 하나는 친하거나 매우 가까운 사람만이 부르는 애칭이다. 예를 들어서 본인이 원할 경우 보편적으로 엘리(Ellie)라고 불릴 수도 있는데 이럴 때는 애칭이라기보다는 별명(Nickname)이라고 한다. 하지만 가까운 사람만이 엘리(Ellie)라고 부르는 걸 허용할 수도 있는데 이 때는 애칭이 된다.
이미지 출처 : https://the-blacklist.fandom.com/wiki/Elizabeth_Keen_(Character) 미국 드라마 블랙리스트(The Blacklist)에서 작중 인물 엘리자베스 킨(Elizabeth Keen)은 가까운 주위 사람들에게 리즈(Liz)라고 불린다. 이건 별명이다. 하지만 그녀와 복잡한 관계에 있는 레딩턴은 애정을 담아 '리지(Lizzy)'라고 부르는데 엘리자베스는 자신을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늘 말한다.
이름을 줄이고 뒤에 '~y', '~ie' 같은 형태를 불러서 귀엽게 만드는 방식을 보통 지소사(diminutive)라고 하는데, 이걸 그냥 '약칭'이라고 번역할 때도 있다. 또한 앞에서 말한 하이포커리즘(hypocorism)에 지소사가 포함되는 개념이기도 한데, 어떤 경우는 둘을 굳이 구분하려고도 하지만 사실상 명확한 구분은 없다. ※ 참고로 '지소사'가 더 맞는 번역인 게, diminutive 형태가 돼서 오히려 철자가 더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
원래 이름지소사(Diminutive)
마리(Mary)몰리(Molly)
로버트(Robert)롭(Rob)
로버트(Robert)밥(Bob)
사라(Sarah)샐리(Sally)
샘(Sam)새미(Sammi)
해리(Harry)할(Hal)
기본은 본명을 줄인 형태로 부르는 것이지만, 이렇게 줄여진 이름이 새로운 이름이 되어서 다른 사람에게 붙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서 '겨울왕국'의 '엘사(Elsa)'는 엘리자베스가 변형된 이름인데, 원래는 단축된 형태였던 것이 독립된 이름이 된 경우로 볼 수 있다. 다른 예로 오토 대제의 이름인 오토(Otto) 역시 게르만 이름에 들어가던 단어 'Audo(부유함 혹은 행운이란 뜻)' 부분이 따로 떨어져 나와 파생된 이름이다. 너무나 유명한 '앨리스(Alice)'는 이전 연재에서 이야기 한 아델라이데(Adelaide)가 단축되어 변형된 형태다. 로마 이름 안토니누스의 이탈리아식 여성형 안토니나는 단축되어 니나(Nina)라는 이름이 됐다. 찰스의 약칭은 찰리가 되는 한편 처키(Chucky)가 되기도 했고, 기독교 이름 레베카는 단축되어 '베카'나 '베키'가 되었으며, 중성적 이름인 벡(Beck)으로 변했다. 하인츠(Heinz) 역시 하인리히(Heinrich)의 약칭이다. 이런 약칭과 애칭은 오래 전부터 널리 서구권에서 사용되었는데, 전 세계적으로 이걸 가장 좋아하는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이다.
윌리엄 제퍼슨 클린턴(William Jefferson Clinton), 미합중국 42대 대통령.
미국은 매우 일상적으로 별명과 단축된 형태와 애칭을 사용한다. 예컨대 빌 클린턴(Bill Clinton) 대통령의 본명은 윌리엄 제퍼슨 클린턴(William Jefferson Clinton)인데, '윌리엄'이 '빌'로 줄여져서 불리는 경우다. 서양인들은 이름의 기원과 파생을 지금도 꽤 많이 기억을 하고 있어서, 저런 식으로 이름을 사용해도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참고로 남이 마음대로 이름을 줄여서 부르는 건 안 되고 본인이 부르라는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 하지만 러시아만큼 애칭을 좋아하는 나라는 없다고 말해진다. 상대와의 관계에 따라서 이름을 변형하는 일종의 규칙이 있을 정도다. 예를 들어 '호의'나 '은혜'를 뜻하는 기독교 이름 '한나(Hannah)'는 '안나(Anna)'로 파생되어 러시아 이름으로도 되었는데, 본명은 '안나'이지만 연인이나 가까운 친구는 '아냐', 자식은 '아네치카', 하인 등은 '아니카'로 부른다. 유명한 '나타샤'는 '나탈리아'의 단축형이고, '마샤'는 '마리아'의 단축형이며, '타냐'는 '타치야나'의 단축형이다. 러시아 사람은 가까운 사이에서는 기본적으로 정식 본명을 부르지 않는 문화라고 한다. ※ 참고로 하인을 부르는 식의 변형은 '비칭'이라고 낮춰 부른다는 뜻으로 번역이 되어 있는데, '비칭'을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는 책에 따로 병기가 되지 않아 모르겠다. (4-5) 애칭 : 펫네임(petname) 펫네임(petname)은 진정한 의미의 애칭인데, 가족이나 애인 같은 아주 가까운 사이에서만 사용하는 이름이라고 설명한다. 영어에서 보면 연인을 Honey(허니=꿀)나 Baby(베이비=아기), Sweetie(스위티=과자)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것이 대표적인 펫네임이다. 자기 자식을 이름 대신 '우리 작은 고양이'나 '나의 천사'라고 부르는 것 역시 펫네임이다. 펫네임을 작은 범위의 정의로 말하는 경우 보통 위의 경우만을 펫네임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하지만 보편적인 사람들은 아주 가까운 사이에 한정적으로 불리는 칭호는 전부다 '펫네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위의 '약칭(Diminutive)'과 마찬가지인데, '엘렌'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의 이름을 '엘리'라고 부를 수 있는데 가족끼리 혹은 그 중 단 한 명만 자기를 그렇게 부르면 그걸 펫네임으로 인지한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엘리'라고 부르면 그건 닉네임으로 인지한다.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자기를 뭐라고 부를지를 정하는 건 자기 자신이다. 남이 함부로 줄여서 부르면 안 된다고 한다. 이야기 하다 보니 지나치게 자세하게 된 것 같은데, 다시 이야기 할 일은 없을 것 같아서 지우기도 애매하고 고민된다. 이 문장이 그대로 올라갈 경우 지우지 않은 것이다.
▶[중세 서유럽의 성씨(1) : 유럽의 최초의 성씨와 로마]으로 이어집니다.◀
이름과 성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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