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롯데 타워에서 '파스퇴르 밀크 바'라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파스퇴르 우유를 기반으로 한 아이스크림 등을 파는 곳입니다.

사심과 주관과 과장을 가득 담아 고백하건데, 우리나라에서 먹을 만한 유일한 우유는 파스퇴르 우유 단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 글은 그냥 팬심을 담은 잡담입니다.)
제가 어렸을 땐 매일 아침 서울우유가 배달 오기도 하고, 학교에서 일괄 배급으로도 매일 서울우유가 나왔죠. 그러다보니 우유의 스탠다드가 거기에 맞춰져서 별 선택의 여지가 없이 반쯤 의무적으로 먹었습니다.
그리고 커 가면서 흰 우유란 게 별 맛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잘 안 먹게 됐죠.
생각이 바뀐 건 외국에서 우유를 먹은 이후였습니다. 우유란 게 그렇게 고소하고 진하고 맛있는 건 줄 몰랐어요. 한국에선 '깨끗하고 신선하면서 밍밍하고 살짝 비린 맛' 정도로 인식했거든요. 그게 아니었던 겁니다.
그 후 한국에 돌아와서 마실 우유가 없어 낙담하던 중에 찾아낸 유일한 대안이 '파스퇴르 우유'입니다. 오오 저온살균 오오... 한국 땅에서 우유 맛이 살아 있는 유일한 우유...
반쯤 농담입니다만, 만약에 파스퇴르 우유가 한국에서 사라진다면, 멸균 우유를 직구해서 먹고 싶을 정도입니다. 세관에서 통과시켜 준다면 말이죠.

그 후로 오랫동안 파스퇴르 우유만 먹고 있습니다. 그런데 파스퇴르 아이스크림을 파는 곳이 생겼다니...!
한참 예찬하고서 웃기는 얘기긴 합니다만, 사실 파스퇴르 우유가 외국 기준으로 막 그렇게까지 맛있는 건 아닙니다. 단지 유일한 대안이고 오랫동안 먹다 보니 애정이 생긴 거죠.
그래서 보자마자 사 먹고 사진도 찍은 겁니다.

정직하게 평하자면 아이스크림도 그렇게까지 맛있진 않았습니다. 적당히 맛있긴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먹을 수 있는 우유 아이스크림 중에선 괜찮은 급이예요.
하지만 전의 백미당보단 덜 인상적이었습니다. 너무 달지 않은 건 확실히 마음에 들었지만요. (사족이지만 백미당도 초기보단 맛이 좀 변한 느낌에 더 달아진 것도 같고 쩝.)
그럼에도 파스퇴르 우유에 애정을 담아서 글을 씁니다! 솔직히 당장 쓸 글도 없긴 했고요(...). 그리고 발견해서 정말 신났던 것도 맞습니다:)
제 생각에 아이스크림 레시피를 보강하면 더 맛있어 질 것 같긴 한데 말이죠. 그리고 콘의 과자부분이 너무 양산형이라 별로였어요. 바꾸면 더 맛있을 텐데요. 일해라 롯데.

몰랐는데 파스퇴르 유업은 오래 전에 망하고 현재는 롯데가 인수했더군요. 이 글 쓰면서 알게 됐습니다.
적당한 파티시에나 요리사만 붙잡아도 답이 나올 텐데 흠. 파스퇴르 우유 아이스크림은 좀 더 맛있어 질 수 있을 겁니다. 더욱 열심히 일해라 롯데!
아무튼 애정을 담아서 보일 때마다 종종 사먹으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