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슈퍼 드라이 생맥주캔을 마셔봤습니다
2024년 09월 11일 · 오전 12시 06분
몇 년 전부터 일본에 아사히 슈퍼 드라이의 새로운 캔 맥주가 나왔습니다. 아사히 슈퍼 드라이 나마 족키 캉(生ジョッキ缶). 우리나라엔 요전에 '아사히 슈퍼 드라이 생맥주캔'이란 이름으로 나왔더군요.
기존 라인과 맛도 좀 다르다는 것 같습니다만, 아사히를 안 마신지 20년 쯤 되었기 때문에 잘 모르겠고요. 특이한 점으로는 캔의 상부 전체를 오픈해서 캔을 곧 술잔처럼 쓸 수 있는 종류의 캔 맥주입니다. 언젠가 마셔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에 한국에서도 광고 하는 걸 보고서 사다 뒀다가 이제야 마셨네요.
이름을 보시면 生ジョッキ缶(나마 족키 캉)이라고 써 있는데, 나마(生)는 생맥주란 뜻이고 캉(缶)은 캔이란 뜻이고요. 족키(ジョッキ)는 손잡이가 달린 용기란 뜻으로 영어의 jug가 변한 말이란 설이 있습니다. 아무튼 (손잡이가 달려 있진 않지만) 캔 자체가 술잔인 생 맥주란 뜻의 제품명이죠. 캔의 윗면 전체가 위의 사진처럼 뜯어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상단부를 열면 거품이 자동으로 올라오는 설계라고 합니다. 온도에 따라서 거품의 최적화 정도가 달라져서, 캔에 보면 양손으로 감싸면 더 거품이 잘 올라온다고 되어는 있는데요. 귀찮아서 그냥 땄네요. 그래도 나쁘진 않군요:) 딱히 날카로운 부분도 안 느껴지고 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잘 만들어졌습니다.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라거를 좋아하지 않아서,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지난 15~20년 정도는 라거를 마시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마셔보니 옛날 같은 거부감은 없어진 것 같네요. 20대 초에 제일 많이 마셨던 맥주가 아사히 슈퍼 드라이 카라쿠치였는데, 종류가 좀 달라져서 그런지 그때 느꼈던 것보다 맛도 순하고 단맛도 더 강해서 편하게 마실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앞으로도 딱히 라거를 즐겨 마실 것 같진 않지만, 오랜만에 마시고 싫지도 않았으니 좋네요. 사족입니다만, 제가 20대 초에 가진 맥주에 대한 인상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미사토가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개인적으로 에반게리온을 과거에도 지금에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데요. 친구 중 하나가 에반게리온을 엄청 좋아했는데, 위의 장면, 미사토가 맥주를 마시고 시원하다며 좋아하는 저 장면을 너무 많이 떠들어서 제 뇌리에 박힐 정도였습니다. 그 후 20살이 되고 맥주를 마시면서 저 생각이 자주 났어요. 그러다가 일본에서 살면서 맥주를 마시던 어느날, '아 그 장면에서 왜 맥주가 시원하다고 좋아했는지 알겠다'라는 생각이 든 날이 있었죠. 제 20대 초의 맥주는 저런 인상으로 시작되었고, 저런 느낌으로 계속 마시다가, 결국 안 마시게 되었었던 기억이 납니다. 미디어란 게 이렇게 영향력이 크네요 ㅎㅎ 아마 미디어란 게 없어져도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겠지만, 적어도 대중이 맥주, 와인, 위스키 같은 것에 갖는 이미지나 환상은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 같습니다. 특히 10대가 품는 환상이나 동경 같은 것도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담배에 블러를 먹이는 우리나라 TV가 조금은 이해가 가는군요. 문득 오랜만에 저 때가 떠올랐습니다:)
생활속의 소소한
음... 2024-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