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語] 한국인에겐 정말 어색한 : 일본어 발음의 박자
2024년 09월 30일 · 오전 5시 00분
0. 들어가며 모든 외국어는 발음이 매우 어렵다. 이야기했듯 발음을 할 때 입과 혀 등의 모양 자체가 한국어와 다르기 때문이다. 그게 무슨 언어가 됐든 네이티브처럼 발음하는 건 현지에서 제대로 공부를 하고 훈련을 하지 않으면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자/모음 자체의 발음 이전에, 우리말에 없는 개념이 나오면 사람들은 아예 별 게 아닌 듯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것들은 현지에 가지 않아도 공부하며 챙길 수 있다. 이런 개념 중 하나가 일본어의 '박자(拍, はく)'다. 거의 대부분의 일본어 학습자들이 별 거 아니라고 소홀히 하지만, 실제로는 일본어 발음에서 정말 중요한 개념이다. 한국 사람들이 구사하는 일본어 발음이 이상한 첫 번째 이유로 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일단 일본어를 몰라도 알아는 볼 수 있게 쓸 예정입니다. 재미는 보장하지 못하지만요. ※ 이번 글에선 '일본어를 한국어로 표기하는 원칙'은 무시하고서, 박자의 글자 수를 지키기 위한 일본어 발음 표기를 합니다. っ나 ん 등의 한글 발음 표기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마셔요.
1. 한글 특유의 '받침' 개념 잠시 다들 아는 이야기를 해 보자. 한글에는 외국어에는 존재하지 않는 특이한 개념이 있는데 바로 '받침'이다. '받침'이란 말의 어원은 '받치다'라는 동사다.
받치다 1. 물건의 밑이나 옆 따위에 다른 물체를 대다. (예) 쟁반에 커피를 받치고 조심조심 걸어오던 그녀의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받침 3. 언어 한글을 적을 때 모음 글자 아래에 받쳐 적는 자음자. ‘밖’, ‘칡’에서 ‘ㄲ’, ‘ㄺ’ 따위이다.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한글은 초성/중성/종성을 조립해서 만드는 글자인데, 여기서 '종성(終聲)'이 받침에 해당하며, 형태적으로도 초성과 중성을 '받치는' 장소에 위치한다.
모두 다 아는 이 그림을 굳이 보여드리는 이유는, 인간은 익숙한 형태에 사로잡히기 쉽기 때문이다. 한글의 한 글자는 [자음+모음] or [모음] or [모음+자음] or [자음+모음+자음]의 조합으로 구성될 수 있으며, 이렇게 한글로 '한 글자' 단위 발음이 될 수 있는 걸 음절(音節, syllable)이라고 부른다. ※ 한글의 초성에 오는 'ㅇ'은 음가가 없기 때문에, 발음 개념으로 볼 땐 '자음'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이제 외국어의 발음을 볼 때 '받침'이란 개념을 잊어 보자. 2. 외국어에는 '받침'이 없다. 우리에게 익숙한 외국어 문자들은 종성에 해당하는 글자가 다른 글자를 '받치지' 않는다. 자음과 모음을 조립해서 한 글자를 만드는 게 아니라, 옆으로 나열해서 쓰기 때문이다.
오래 전에 미국인이 영어를 읽는 걸 옆에서 보고 매우 놀란 기억이 있다. 애니메이션에 나온 고유명사라서 그 외국인도 '처음 보는' 영어 단어였는데, 발음 기호를 모름에도 불구하고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한 글자 씩 쭉 진행하면서 읽는 게 너무 신기했다. 예를 들어서 위의 hal이란 조합을 읽는다고 쳐 보자. h를 따로 읽고, a를 따로 읽고, l을 따로 읽는데, 이걸 이어서 읽으니까 'ㅎ ㅏ ㄹ' 처럼 들리게 되는 거다. 한국인이 '할'이라는 '한 글자'를 완성해서 읽는 것과 대조적이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으로 알파벳을 하나씩 발음할 수 있는데 이걸 천천히 이어서 발음해도 놀라울 정도로 영어 단어처럼 들리게 된다. 당연하지만.
편의상 f를 'ㅍ'이라고 표기하겠다. 한국어는 'ㅍ' 단독으로는 완성된 글자로 성립하지 않는다. 'ㅡ' 모음을 붙여서 '프'라고 써야지만 완성이 되어 발음할 수가 있다. roof의 마지막 f를 보면 자음으로 발음이 끝난다. 한국인은 모음 '으'를 붙여야지만 발음할 수 있지만, 외국인은 모음이 없는 'ㅍ(f)'을 발음할 수 있다. 그래서 원어민 영어 학교에 가 보면, 처음엔 '모음을 붙여서 발음한다'는 지적을 종종 당하게 된다. 문자는 발음을 표기하기 위해 쓰이지만, 반대로 문자 표기 방식이 실제 발음에 이런 식으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한국인에게는 '받침'이 발음을 구성할 때 끝에 붙어야만 하는 요소이지만, 외국인에게는 '받침'이 단독으로 발음될 수 있다. 미국인은 L 발음을 모음 없이 단독으로 발음 가능하며, 모음 앞에선 초성처럼 발음하고 모음 뒤에선 자연스럽게 종성처럼 발음한다. ※ 참고로 영어에도 음절(syllable)의 개념이 있어서, '자음+모음+자음'이 1음절 발음이 된다. 그럼 일본어는 어떨까? 일본어도 마찬가지다. 옆으로 나열해서 글자를 따로따로 발음한다. 3. 일본어의 박자(拍) 아래는 일본 만화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의 예시다.
まりん마린
れんじ렌지
てっさい텟사이
いっしん잇신
こうた코타
そうじろう소지로
위의 모든 한글 발음 표기는, 일본어 발음의 박자라는 측면에서 보면 완전히 틀렸다. 실제로 저런 방식으로 한국인이 하는 발음을 일본인이 못 알아듣는 경우도 꽤 많다. 앞에서 '받침'이란 것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봤는데, 영어의 경우 사실 받침 개념과 별개로 'LOL'은 '롤'과 제법 비슷한 발음이 된다. 그런데 일본어는 '박자'라는 개념 때문에, れんじ(renji)나 こうた(kota)가 '렌지'나 '코타'와는 상당히 다른 발음으로 일본인 귀에 들리게 된다. 그럼 박자라는 게 대체 뭘까?
박자(拍子) 2. 음악적 시간을 구성하는 기본적 단위. 보통 마디와 일치한다.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한국어 단어 '박자(拍子)'의 정의는 '음악적 시간을 구성하는 기본적 단위'이다. 일본어에서 말하는 박자(拍, 하쿠)는 음운론에서는 '모라(mora)'라고 말하는데, 모라(mora)는 '음의 시간적 길이'를 뜻하는 단위다. (이후 '박자'로 표기하겠다.)
모라(mora) 음성실현(音聲實現)의 시간적 길이와 관련된 운율적(韻律的) 단위. [출처 : 두산백과]
일본어의 '박자'는 아주 아주 단순하게 말하면, '모든 일본어 글자는 1글자 만큼의 길이를 가지고 발음돼야 한다'는 개념이다. 이건 음절과 다른 개념이다. 음절이 발음할 때의 '한 뭉치'의 발음이라면, 박자는 한 글자가 발음 되는 '길이'를 말한다. 예를 들어서 あん(앙)이란 두 개의 글자는 각각 1개의 글자만큼의 길이를 가진 2글자 발음으로 발음돼야 한다. '아(あ)'랑 'ㅇ(ん)'을 따로 발음하며, 각각이 1글자 길이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 '모든 글자'의 예외는 요음(拗音) 정도다. 앞에서 봤던 일본 만화 캐릭터 이름을 다시 보자. 일본어는 1글자가 1글자 만큼의 길이로 '반드시' 발음돼야 한다. 그게 일본어 발음의 '박자'다. 일본인은 단순히 자음 모음의 발음만이 아니라, '발음의 길이'를 말을 구분하는 중요한 요소로 사용하고 있다.
일본어발음 길이실제 발음
まりん3글자마린(X) → 마리ㄴ(O)
れんじ3글자렌지(X) → 레ㄴ지(O)
てっさい4글자텟사이(X) → 테ㅅ사이(O)
いっしん4글자잇신(X) → 이ㅅ시ㄴ(O)
일본어를 모르는 분을 위해서, 편의상 'ん'은 '응'이라고 읽고 'っ'은 '읏'이라고 읽기로 하자. 일본어 초심자 때는 'ん(응)''ㄴ'이나 'ㅇ' 받침에 가까운 발음이고, 'っ(읏)''ㅅ' 받침이라고 보통 외운다. 왜냐하면 あん은 '아+응'의 발음이라 '앙'처럼 되고, あっ은 '아+읏'이라 '앗'처럼 발음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ん과 っ은 마치 '받침'처럼, 단독으로는 거의 쓰이지 못하는 글자이다. 앞 글자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ん(응)과 っ(읏)은 다른 글자처럼 단독으로 1글자의 길이를 가져야 한다. あん(아응)과 あっ(아읏)은 2글자의 길이로 발음돼야 한다. 그게 일본어와 한국어의 중요한 차이다. ※ 사실 일본인이 한국어를 배울 때 받침 부분의 발음이 두 글자로(예: 글→그르) 나뉘면서 늘어지는 이유도, 발음 체계 자체가 일본어의 박자 시스템에 너무 맞춰져서 발음을 못하는 것도 클 것이다. 어릴 때부터 익힌 발음을 교정하는 건 서로가 참 어렵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받침'의 개념 때문에 박자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뷁(break)'을 잠시 보자. 다른 사람들이 '브레이크'라고 4글자로 발음하는 단어를 1글자(뷁)로 발음하면 상식을 파괴하는 괴상한 발음이 된다. '뷁'은 개그 개념의 표기이기는 하지만, '정상적인 발음이 상식을 파괴하며 줄어들었다'는 의미에선 일본어의 박자를 무시하는 한국식 발음과 비슷한 면이 있다. 일본 노래를 듣는 분들이 익히 아시는 발음 문제도 이것과 관련되어 있다. 노래에서는 ほんとう은 '호은토오', えいえん은 '에이에은'으로 매우 명확한 4글자로 들리는데, 노래 가사는 멜로디에 맞춰서 부르다 보니 한 글자 한 글자를 더 정확하게 부르기 때문이다. 실제론 일상 회화도 속도만 더 빠를 뿐 마찬가지다. 하지만 まりん(marin)을 한글로 '마리은'이라고 표기하면 이상하다. いっしん을 '이읏시은'이라고 표기하면 이상하다. 우리나라 정서랑 너무 다르며, 애초에 한글로 일본어 발음을 정확히 표기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번역할 때 まりん을 '마린'으로 표기하는 것이고, 외국어 표기 규정도 그렇게 된 것이지만, 실제 일본어 발음이 '마린'인 것은 아니다.
▶ 읽으실 필욘 없지만 원하시는 분을 위해 조금 더 자세히 : ん과 っ을 편의상 '응'과 '읏'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모음이 섞여 있지 않는 자음 발음입니다. 마치 K의 발음이 '크'가 아니라 'ㅋ'처럼 자음만 있는 것처럼요. 그래서 れ(레) + ん(응)이라 할 경우, '레응'이 아니라 '레ㅇ'에 가까운 발음이 됩니다. ん(응)이 れ(레)의 발음을 살짝 이어받아서 장음처럼 늘어지면서 앞을 받아주는 역할을 하죠. '레엥'처럼 되죠. 그래서 한국인에겐 더욱 '받침' 같아 보이는 거지만, 추가적인 1글자 길이로 발음 돼야 하는 거죠. 노래 가사의 경우엔 멜로디와 함께 한 글자 한 글자를 더 분명하게 부르기 때문에, しんじて 같은 발음을 '시은지테'로 정확히 끊어서 4글자로 읽는 겁니다. 일상에서는 앞 글자에 연이어서 소리가 나면서 '시인지테'처럼 된다면, 노래에서는 하나하나 끊어 읽기에 일상 회화와 다른 느낌이 되는 되죠. 한 가지 더. ん과 っ은 뒤에 오는 글자에 따라서 발음이 변합니다. いっそ(isso)는 '이잇소'처럼 발음되지만, いっき(ikki)는 '이익키'처럼 발음되죠. えんか(enka)는 '에엥카'처럼 'ng' 발음이 나고, まんま(mamma)는 '마암마' 같은 'm' 발음이 나고요. 결론적으로 ん과 っ은 앞글자와 뒷글자 모두의 영향을 받으며 발음이 매번 변합니다. 한국어의 자음 동화 같은 음운 변화죠. 여기서 이 이상 자세히 다루진 않겠습니다.
4. 장음(長音)과 박자 2024년 기준 현재의 한국어에는 장음이란 개념이 사실상 없다. 필자가 초등학교 때 장단음 개념을 배우긴 했었다. 예컨대 짧은 소리 '밤'은 시간대를 나타내는 단어이고, 긴 소리로 발음하는 '밤'은 먹는 밤을 말하는 것처럼. 하지만 필자가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밤에 놀러 가자'라고 말할 때의 '밤'을 길게 말하거나 하며 지키는 걸 본 적은 없다. 한국의 일상 회화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다. 장단음의 구분은 실질적으로 없다. 문제는 일본어에는 장음이 있으며, 매우 중요하다.
표기발음
おじさん오지사응아저씨
おじいさん오지이사응할아버지
일본어는 글자의 길이와 장음이 실제의 단어 구분에 사용된다. 일본인은 이 체계에 익숙하기 때문에, 박자를 대충 줄여서 말했을 때 '동음이의어'라고 생각하고서 적당히 알아듣지 못한다. 일본어는 모든 글자를 박자에 맞춰서 발음하는 것이 소통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아까 나온 이름을 다시 보자.
こうた코타
そうじろう소지로
박자가 안 맞는다는 건 이제 보이실 거다. 글자 숫자랑 안 맞으니까. こうた는 '코오타'처럼 발음되는데, '코오' 부분의 '오'는 '코'에서 이어지는 장음이다. '소지로'도 마찬가지로, 5글자 길이인 '소오지로오(そうじろう)'처럼 발음되어야 한다. 단지 한국에서 이름을 번역할 때 '소오지로오'라고 쓰면 위화감이 느껴진다. 그래서 표기할 때 장음을 없앤다. 실제로 한글 표기 규정에서도 '장음을 표기하지 않는다'라는 규칙이 있다. 그래서 다들 익숙한 아래의 단어들도 공식 표기가 원래의 발음과 다른 것이다.
한국식 표기일본어 표기일본식 발음
오사카おおさか오오사카
홋카이도ほっかいどう호옥카이도오
※ 다시 말하지만 '오오' 같은 부분은 실제론 장음이고 한글 표기가 불가능하다. '오-사카'처럼 표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중요한 거 아니니 여기선 넘어가자. 장음은 일본어에서 단어를 실제로 구분하는데에도 자주 쓰이는 핵심적인 발음 차이이다. 한국어에서 장음을 무시하는 규칙이 있다고 이걸 무시하면, 실제 일본어를 말하는 경우 대단히 큰 오류를 범하는 것이며, 실제로 소통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 읽을 필욘 없지만 조금 더 자세히 : 지금까지 '글자 수'가 박자라고 했지만 딱 하나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요음'이죠. '요음(拗音)'이란 일본어의 い단의 뒤에 작은 ゃ・ゅ・ょ 가 붙어서 만들어지는 발음입니다. き(키)에 ょ(작은 '요')가 붙어서 '쿄'가 되죠. きょ처럼 요음이 붙어서 변한 발음은 예외적으로 1박자 길이의 발음이 됩니다. 그래서 きょう는 '쿄오'처럼 2글자 길이 단어가 되며, きょうこ는 '쿄오코'라는 3글자 짜리 이름이 되는 거죠.
한국식 표기일본어 표기일본식 발음
도쿄とうきょう토오쿄오
교토きょうと쿄오토
쿄코(교코)きょうこ쿄오코
※ 지난 연재에서 이야기했습니다만, Tokyo[toːkjoː]가 '도쿄'로 표기되는 이유는 (1) 한국어의 '외래어 표기법'에서 일본어 단어의 첫 글자 거센소리를 예사소리로 바꾼다는 규칙과 (2) 장음을 무시한다는 규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きょうこ[kyoːko]'를 만화책에서 '교코'로 표기하지 않는 이유는, 일본어에 익숙한 독자들이 너무 이상하게 여기기 때문이고요.
5. 추가적인 예시 마지막으로 추가적인 몇 가지 예시를 더 보자.
ロック リー록 리(X) → 로옥크 리이(O)
カンクロウ칸쿠로(X) → 카앙쿠로오(O)
ウソップ우솝(X) → 우소옵푸(O)
フランキー프랑키(X) → 후라앙키이(O)
ジンベエ징베(X) → 지임베에(O)
이렇게 돼야 박자에 맞는 발음인 것이다. 이 차이는 정말 중요하며, 일본어를 제대로 말하고 싶다면 꼭 정확한 길이로 발음해야만 한다. 대충 비슷하다고 넘기면 그건 일본어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발음하는 것이다. 위의 예시가 '이름'이라서 별 거 아니어 보이지만, 실제 일상 회화가 되면 정말 중요한 개념이 된다. 그리고 한국 사람은 저걸 별 거 아니게 여겨서 초급자들은 정말 대부분이 박자를 지키지 않는다. 한국어에서 소홀히 해도 되는 개념이라고 외국어에서 똑같이 소홀한 것이 아니다. 우리 언어에서 상식인 것이 다른 언어에서 상식이 아니며, 초급일 때부터 연습하던 습관이 쌓여서 고급에서 활용된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기초가 튼튼해야 높이 실력을 쌓을 수 있다.
6. 마치며... 흔히 한국어와 일본어가 비슷한 언어라고 많이들 생각하시지만, 나중에 돌아 보면 한국어와 일본어는 전혀 비슷하지 않다. 비슷하다고 생각한 거의 모든 부분들은 나중에 보면 모두 매우 다르다. 오히려 다른 걸 비슷하다고 착각한 채로 공부했기 때문에, 초급 때 잘못 공부한 걸 나중에 뜯어 고치는 수고를 들여야 하며, 대부분의 일본어 학습자는 그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채로 실력이 더 이상 늘지 않는다. 외국어 공부를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는 모국어다. 일본어의 박자 개념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걸 꼭 기억하시면 좋겠다. 옵션이 아니다. 일본어에는 '받침'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으며, '장음'이란 개념은 존재한다. 외국어를 공부할 때 발음은 정말 중요한 개념이다. 우리가 한국어를 구사하는 외국인을 보면 아주 해맑고 선하며 순수해 보일 때가 많다. 왜냐하면 말이 어눌한 게 어린애처럼 보이니까. 나쁘게 표현하면 말을 못하면 멍청해 보인다. 그 사람이 아무리 실제로 똑똑하고 대단해도, 발음이 이상하면 지능에 문제가 있어 보임을 잊지 말자. 여러분이 박자를 지키지 못하면 일본인에게 그렇게 보여질 것이다. 그리고 그 이전에 의사소통에 계속 문제가 생길 것이다. 진짜다. おおさか는 '오사카'가 아니다. '오오사카'다. ほっかいどう는 '홋카이도'가 아니다. '호옥카이도오'다. 글자의 수가 곧 일본어 발음의 길이다. 그것이 일본어의 박자다. ※ 참고로 일본어의 박자와 음절은 다른 개념입니다. しっぽ(sippo)를 예를 들면 박자로는 3박자 길이(si+p+po)의 발음이지만, 음절을 적용해서 보면 2음절(sip+po)입니다. 이 연재는 음절에 대한 건 아니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