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가 보니 처음 보는 외국 수입 우유가 나와 있길래 바로 집었습니다.
잘 몰랐는데 최근 10년 정도 동안 바람직하게도 우유 수입이 많이 되나 봐요.

믈레코비타(MLEKOVITA)라는 우유인데 이번엔 폴란드네요.
지방 함량은 3.5%로 저지방 따위가 아닌 홀밀크입니다. 가열 멸균 우유이고요.

지난 번의 에쉬레는 확실히 노란빛을 띠었는데, 이건 거의 흰색입니다. 에쉬레가 특이한 거였군요.
사진으로 잘 안 보이시겠지만, 우유를 따르면서 그 불투명하고도 매우 뚜렷한 유백색이 너무 인상적이라서 휴대폰을 꺼내다가 넘칠 뻔 했습니다. 가까스로 세이프.

뭔가 한국 우유도 그렇지만 완전히 불투명한 색이냐고 하면 묘하게 투명한 감이 있거든요. 크림과 비교해 보면 확실히 보이죠.
그런데 믈레코비타 우유는 투명한 느낌이 훨씬 적습니다. 덜 투명하다는 건 느낌상 진하다는 것과 연결되는 개념이니 신뢰가 가는 색이네요.
맛은 일단 우유에서 벗어나는 것 같은 특이한 맛은 없습니다. 지난 번 에쉬레는 첫맛도 더 강렬했고, 특히 뒷맛이 너무 달았죠. 이건 평범한 범주입니다.
처음 입에 넣으면 에쉬레와 마찬가지로 유제품 특유의 풍미가 있는데 유럽 우유의 특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취향이 맞을 경우 바닐라처럼 일종의 향신료 같은 풍미라고 느껴집니다. 프림을 연상시키는 진한 맛이 나는데 멸균 우유의 특징인지 유럽 우유의 특징인지, 혹은 둘 다인지 잘 모르겠네요.
입 안에서 향긋한 고소함과 질감이 느껴집니다. 일반 우유보다 아주 약간 무겁게 감긴달까요(만족). 지방 3.5%에서 이런 맛이 날 줄이야!
생각해 보면 서양권을 여행할 때 마신 우유는 딱히 4% 이상을 고집하지 않아도 맛있었죠. 지방이 풍미에 있어서 중요하긴 하지만, 지방끼리도 풍미가 확연히 다르단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요리용 라드(돼지기름)도 제품 별로 맛 차이가 예상보다 더 심할 것 같네요.
뒷맛은 평범한 우유처럼 깔끔합니다. 질감이 아주 약간 다른 느낌도 있는데 큰 차이 없단 느낌이엥. 무엇보다 딱히 더 달다거나 하는 그런 느낌은 없습니다. 비린 맛도 없고요. 꽤 만족스럽습니다.
참고로 저희가 보통 마시는 사실 '생'이 아니고 살균을 거친 제품입니다. 진짜 생우유는 현대에는 먹지 않는 걸 권장하고, 많은 지역에서 판매 자체가 불법이거든요.
서울우유가 130도에서 2초 살균이라는 것 같고요. 파스퇴르는 저온 살균이라 63도에 30분을 가열합니다. 참고로 단백질은 약 40도에서 변성되기 때문에 둘 다 변성은 됐을 겁니다.
멸균 수준으로 살균을 할 경우 끓인 우유 특유의 맛(고소하거나 달아짐)이 난다는 것 같은데, 비교를 위해 다음에 서울우유 멸균 제품을 먹어봐야겠습니다.

결론적으로 꽤 맛있었습니다. 단지 우유의 향이 모든 음식과 다 어울릴지 좀 먹어봐겠네요. 보통 좋고 나쁨을 떠나서 음식의 개성이 강해질수록 다른 음식과 잘 맞기 어려워지거든요. 밋밋한 맥주가 개성이 강한 맥주보다 음식과 같이 먹기 편한 이유죠.
편의점에서 이거 말고 다른 외국 멸균 우유도 하나 봤는데 다음엔 그것도 마셔봐야겠습니다. 이거 본의 아니게 우유 리뷰를 하고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