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모델] RG 가오가이가
2025년 07월 18일 · 오후 12시 50분
한 일주일 정도 글을 못 썼네요. 요전에 조립해 뒀던 RG 가오가이가 사진이라도 올려야겠습니다. 조립은 일주일 정도 걸렸습니다. 아마 제 또래 ± 분들은 '로봇수사대 K캅스'를 기억하실 겁니다. '용자경찰 제이데커'의 한국 방영판 제목이죠. 용자물은 우리나라에 꽤 일찍부터 들어와서, 아마 K캅스가 제일 유명할 테고 엑스카이저나 마이트가인, 다간 등등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1990년에 시작했던 용자물은 1997년에 방영한 '용자왕 가오가이가'와 '용자왕 가오가이가 FINAL(2000)'로 막을 내리죠. 용자들의 왕이 된 마지막 용자.
공구왕(?) 가오가이가
일본의 서브 컬쳐 업계엔 작명법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론(?)이 있습니다. 이름에 '가(ガ/ga)'가 들어가면 멋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개발자들 사이에선 유명한 얘기이고, '마징가'부터 해서 '단쿠가', '가이킹', '슈로우가'처럼 제법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 건담조차 일본어로는 '간다무(ガンダム)'죠.^^; 일본인들은 '가(ga)'라는 글자에서 멋있고 강한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제 예상에 이건 한국인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얘기일듯한데요. 예전에 일본어 연재에서 얘기했는데, 일본어에서 g 발음은 성대가 울리는 유성음입니다. 한국어와 발음 방식 자체가 다르죠. 성대가 울리기 때문에 가슴 깊숙한 곳에서 그르렁 거리면서 울리는 소리가 일본어의 g입니다. 그래서 일본어에서 사자 같은 맹수가 우는 포효 소리를 '가오(ガオ)~'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강한 울리는 소리인 g와 입을 크게 벌리는 모음 a가 합쳐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 맹수가 으르렁 거리는 소리도 일본어에선 '크르르(クルル)'가 아니라 '그르르(グルル)'가 더 낮고 무거운 진동음이 됩니다. 한국인에겐 '카'가 더 강한 소리란 인상이겠지만, 일본인에겐 '가'가 더 무거운 소리인 거죠.
그리고 눈치 채셨겠지만, '가오가이가(GAOGAIGAR)'는 바로 '가'가 3번이나 들어간 '가가가'이며, 사자의 포효소리인 '가오'를 따기도 했죠. 심지어 파일럿의 이름도 '사자왕 가이'. 이름부터가 용자왕인 겁니다(?). '가(ガ)' 작명 얘길 다시 얘기할 기횐 없을 것 같아서 일본어 얘길 좀 해 봤네요.^^; 이제 본론으로 가죠.
RG 가오가이가는 무려 변신 합체를 구현한 프라모델입니다. 역시 변신 합체를 해야 진짜죠! 만들어놓고 보니 새삼 갈레온(사자 로봇, ギャレオン)이 엄청 큰 것처럼 느껴졌는데, 크기 비교할 일이 거의 없어서 그렇지 생각해 보면 저 크기가 애니메이션 안에서도 맞더군요. 입 안에 사람이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참고로 이번에는 조립 단계에서 먹선을 칠했습니다. 갈레온을 조립할 때 흰 부분이 많은 걸 보고서 이건 칠해야겠다 싶더군요.
다른 세 가오 머신들도 높은 퀄리티로 잘 설계됐습니다. 라이너 가오(신칸센), 드릴 가오(굴착기), 스텔스 가오(스텔스) 전부 잘 뽑혔어요.
특히 드릴 가오는 무한 궤도 부분이 단일 파츠가 아니라 체인처럼 하나하나 조립해서 엮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그래서 바퀴에 끼워서 실제로 돌아가는 구조죠.
사진을 찍고 보니 한 쪽을 반대로 끼웠다는 걸 깨달았지만 사소한 건 넘어가죠(?). 갈레온은 가이가 형태로 변신할 수 있습니다. 갈레온의 변신/합체 기믹에는 등 뒤에 고정 스위치가 있어서, 변신이나 합체를 한 후에 형태가 움직이지 않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가이가~
가이가의 손이나 가오가이가의 헬&헤븐 형태의 주먹은 분리/교체 방식입니다. 가오가이가 본체의 주먹은 (내구도가 약하지만) 손가락 하나하나가 움직이는 방식이고요.
변신 합체가 가능한 것에 비해서 재현도나 가동성이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합체를 하는 과정에서 따로 분리하거나 갈아 끼우는 파츠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거의 모든 과정에서 완전 변형과 합체를 하는 설계입니다. 그럼 대망의 파이널 퓨전을 해 보죠.
다리 파츠인 드릴 가오는 애니메이션과 같은 원리로 합체합니다. RG 가오가이가가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변신을 하는 설계 구조나 합체를 하는 방식이 애니메이션과 거의 유사하게 만들어졌단 거죠.
단지 수동으로 조작하기 위해서 바퀴가 열리고 고정하는 지지대가 있습니다. 약간의 차이는 있어요.
무릎을 홈에 잘 맞춰야 하는데, 처음 할 때는 난이도가 있어서 다리 한 짝 끼울 때 5분씩 걸렸습니다. 적응되니 신기하게도 바로바로 끼워지더군요. (아니면 프라모델이 저한테 적응을 했거나.) 사진은 안 찍었지만 드릴 가오는 가이가의 팔에 끼워서 무기로 사용하는 형태 등도 가능합니다. 스텔스 가오 역시 가오가이가 이외의 형태와도 합체가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라이너 가오도 애니메이션과 같은 방식으로 결합합니다. 가이가의 몸체가 애니메이션과 똑같이 열리고서 들어가는 건 정말 추억을 자극하더군요.
스텔스 가오는 방식이 많이 다릅니다. 원작에서는 하늘에서 내리꽂히는 방식으로 합체하지만, RG 프라모델에선 내부 구조가 복잡해서 불가능합니다. 일단 팔 아래와 주먹이 되는 엔진 부분은 분리해서 따로 두고요.
바닥이 열리면서 내부에 투구를 수납하는 형식으로 합체를 재현했는데 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사자 갈기 부분도 따로 끼우는 게 아니라 스텔스 가오의 일부로 존재하는 가동 파츠입니다.
투구를 꺼내고서 생긴 공간을 가이가의 등에 끼우는 형식입니다. 끼울 때 복잡한 기믹이 없는데도 단단히 잘 고정됩니다. 참고로 라이너 가오(신칸센)는 몸체에 일자로 결합한 상태에서 어깨로 변형하는 방식이고요. 팔의 윗부분이 수납되어 있는 걸 꺼내면 됩니다.
따로 분리해 둔 스텔스 가오의 엔진 속에는 가동하는 방식으로 주먹이 수납되어 있고요. 슬라이드 해서 주먹을 꺼낸 후에 라이너 가오의 팔에 결합시키면 됩니다. 여기서 엔진의 뚜껑 부분은 합체할 때 본체에서 분리한 뒤 따로 보관해야 하는 유일한 파츠입니다.
투구를 정말 잘 설계한 것이, 따로 분리해서 합체하지 않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재현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구조는 피복된 철사를 내부에 넣어서 연결된 상태로 가동성을 살린 방식입니다. 끝의 결합 부분은 일반적인 방식으로 회전 구동이 가능해서, 머리에 무리 없이 씌울 수 있습니다. 가오가이가도 그렇지만, 특히 제네식의 합체 장면이 떠오르는 설계죠.
마스크는 수납할 때는 고정해 둘 수 있지만, 머리에 끼울 때는 분리했다가 투구를 씌우면서 다시 끼우는 방식입니다. 얼굴에 얹어두고서 투구를 씌우면 자동으로 끼워지는 설계라서 불편하진 않습니다.
짠~
육중한 몸과 복잡한 변신 합체 구조 때문에, 가오가이가의 관절 가동 범위는 아주 높진 않습니다. 하지만 손을 제외하면 내구도가 생각보다 좋아서, 적당히 갖고 놀아도 무난합니다. 단지 사자 갈기 부분은 접착제를 쓰지 않는 한 떨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한 번 잃어버릴 뻔 했어요.
육중함과 안정감과 적당한 튼튼함이 있고, 무엇보다도 '진짜로 합체'를 하는 만큼 실물에서 느껴지는 멋있음이 정말로 상당합니다. 수많은 파츠가 하나로 조립되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멋짐이죠. 디바이딩 드라이버도 있습니다.
약간의 가동 기믹이 있지만 별 의미는 없어 보이고요. 신기하게도 드라이버 끝 부분이 진짜 금속입니다. 이 정도면 드라이버로 써 보고 싶을 정도...^^; 본체의 팔 부분에 따로 분리하거나 조작할 것 없이 그대로 끼워져서 좋습니다.
프로텍트 쉐이드를 표현할 수 있는 녹색 원판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제네식의 쉐이드를 좋아하기 때문에 여기선 생략하겠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헬&헤븐인데, 주먹 부분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포즈를 취할 수 있습니다.
팔을 앞으로 모았을 때 사자 갈기 부분이 자연스럽게 접히면서 공간을 확보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등에 붙은 스텔스 가오의 스러스터 추진 부분도 가동 가능한 방식으로 재현해둔 게 인상적입니다.
이렇게 해 두니 예전에 가오가이가가 없어서 건담으로 취했던 포즈가 생각나는군요. ^^; PG의 가동성은 진짜 좋았죠.
사실 몇 년 전에 이 모델이 발매되었을 때 금색 부분의 색깔이 마음에 안 들어서 안 샀었거든요. 지금 와서 사고서 이렇게 만족할지는 몰랐습니다. 사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격은 72000원으로, 요전에 사고 실망했던 아마쿠니테크 제네식의 절반도 안 합니다. 비교 샷을 찍을까도 했지만 사진 숫자가 너무 많아서 생략하겠습니다. RG를 사고 아마쿠니테크에 더욱 실망했습니다. 아무리 반다이가 최고의 기술력이라곤 하지만... 이쯤 되면 합체가 가능하게 나온 RG 골디마그도 구해서 사 봐야겠습니다. 18년 만에 프라모델을 조립하면서 갑자기 뭐 이렇게 많이 사게 되는지 저도 당황스럽네요^^;
아무튼 RG로 만들어 본 가오가이가였습니다. :)
잡담... 2025-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