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투어 마지막 편!
이제 영빈관에 가 보죠.

국빈 맞이 행사장 영빈관.
청와대는 본관 이외에는 제대로 공개한 건물이 없기 때문에 영빈관 역시 맛보기만 볼 수 있습니다.

이 이상 내부론 들어가지 못합니다.
영빈관이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건지, 아니면 공개를 끝내는 시점이라서 폐쇄한 건지 잘 모르겠군요.
아무튼 이 날은 입구 앞 현관에서 문 너머로 홀을 내다보는 게 전부였습니다. ;_;

동양에서 자주적으로 근대화를 이룬 게 일본 밖에 없기에 일본 얘기이긴 합니다만, 동양이 근대화되는 모습은 사실 서양의 문물과 동양의 문물이 섞이면서 굉장히 묘한 매력을 만들어냅니다. (우리의 근대는 그 일본제국이 짓밟긴 했습니다만...)
항상 조선 말(末)을 보면서 그런 부분이 아쉬웠는데, 청와대 영빈관이 묘하게 그런 욕구를 조금 충족시켜주네요.
아, 혹시 오직 동양적이고 조선적인 것만이 옳다고 말하고 싶은 분들은, 저희가 평소에 1800년대 전후의 유럽 전통 복식(양복이나 구두)이나, 같은 시기 후반의 미국 전통 복식(티셔츠나 청바지 등)을 자연스럽게 입고 선호한단 걸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적절한 연회장이다.
진품이네요. 좋네요. 영롱하네요.
뭔가 한 켠에서 바이올린 연주하는 걸 들으면서 턱시도 입고 와인 들고 담화를 나누고 싶어지는 장소로군요. 아, 물론 바이올린이 아니라 거문고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퓨전의 로망...!
영빈관은 이게 끝이라 아쉽습니다. 2층은 만찬장이라던데 말이죠.
영빈관에서 바라본 서울.

이제 청와대 관저로 가기 전에 매점에 잠시 들렀습니다.

마그넷이랑 책갈피랑 사진 엽서랑 그런 기념품들을 샀네요.

줄을 서 있는데 스쳐 지나가던 사람이 되팔이 하면 10만 원은 최소 받는데 품절이다 그런 얘기를 하는 걸 듣고서 잠시 충격이었습니다. 되팔이는 어디에서 만연하군요.
이제 진짜로 관저에 가죠.

관저와 만찬장은 아쉽게도 내부를 전혀 볼 수 없게 해뒀습니다. 아마 여기가 청와대 전체 중에서 핵심이 되는 시설이겠습니다만...

그래서 안주인님이 취미로 키우실지 직원분이 키우실지 그때그때 다를듯한(?) 텃밭 구경이나 했습니다.

청와대에도 있는 집앞 텃밭의 로망... 내부를 전혀 볼 수 없어서 너무 아쉬웠네요.
나오는 길에 보인 포도와 사과의 찬조 출연!

국민 공개 기간에는 과실수로서의 관리는 제대로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중간에 빠지는 등산로 비슷한 곳이 있었는데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좀 올라가다가 패스했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나오는 길에 침류각을 가 보죠.

설명은 표지판으로 대신합니다.
대략 유형 문화재.
마찬가지로 가까이 가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뭔가 기존에 국내 여기저기서 보던 '문화재'들과 묘하게 다른 무겁고 단정한 맛이 있는 건물이었습니다. 청와대의 본관 외의 한옥들 중 가장 인상에 남더군요.
특히 옆태와 뒷태가 신기할 정도로 멋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한옥을 보면서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그 옆의 정확히 뭔지 모를 모옥 한 채가 묘하게 더 마음이 갔습니다.

밥 짓고 물 긷고 무공 수련하기 좋은 느낌(?).
앞에는 현재에도 재배 중인 텃밭도 있습니다. 농사도 수련에 좋죠.

사실 관저도 그렇고 오는 길의 과실수도 그렇고 정원사 혹은 직원분이 텃밭에 약간 진심인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침류각 뒤로 돌아가면 거기도 좀 본격적인(?) 텃밭이 있는데, 아래 사진을 보시면 밭은 가리키면서 주말 농사의 이야기로 꽃을 피우던 노인분들이 계셨습니다.
빨간 화살표는 무슨 작물이 뭐네 하면서 가리키시던 손입니다. ^^;
이제 다 봤으니 돌아가죠.
다시 보지 못할 청와대 팻말.
솔직히 청와대를 볼 수 있는 인생 마지막 기회일지라 의무적으로 다녀왔습니다만, 기대치가 없었던 것에 비해서 놀라울 정도로 좋은 곳이었습니다.
현재의 한국 최고의 정원이 아니었을까 싶고요. 다른 시설들도 공개가 제대로 안 되어서 그렇지 정말 훌륭한 현대의 궁전이었습니다. 보고 오길 잘 했습니다.

전부터 청와대는 경복궁의 일부였다는 점에서 문화재로서 국민에게 환원되는 게 맞다고 생각하긴 했습니다만, 나라에 국민이 볼 수 있는 이런 공간이 하나쯤 있으면 좋지 않을까 아쉬움이 많이 남았네요. 믿으시든 아니든 정치색을 빼고서 하는 얘기입니다.
한국은 근현대의 대부분의 것들이 쓸려버리고, 조선 시대의 수많은 유/무형의 문화가 전승이 끊겼죠. 식민 지배와 한국 전쟁, 그리고 전후 복구 기간이 너무 길었어요.
예컨대 제가 전부터 얘기했던 한국의 술도 제대로 된 전승은 전부 끊겼으니까요. 거의 무(無)에서 다시 일으킨 나라죠. 혹은 먹고 사는 게 너무 중요했기에 재건 과정에 무(無)로 돌아갔거나요.
그런 아쉬움이 남는 근대 말에서 현대 초의 문화재 욕구를 충족시켜줄 뿐만 아니라, 한국 최고의 (그리고 유일의) 제대로 관리되는 시설이자 정원이란 점에서 예상보다 훨씬 좋았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 D.C.에서 펜스 너머 백악관도 살짝 구경한 적이 있지만, 관저이자 집무실로서는 백악관 같은 형태의 건물이 여러모로 효율도 좋고 적절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대통령에겐 백악관 수준이면 되지 황제가 사는 궁궐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청와대는 왕이나 황제가 살 법한 곳이라 생각합니다. 경복궁보다 낫네요.
개인적으로 행정 수도의 분리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국회와 관저, 국방부 모두 세종으로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단 생각도 듭니다. 뭐 아쉬움에 하는 얘기고요. 각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란 게 있는 거니까요.
아무튼 남은 생에 다시 청와대에 가 볼 가능성은 낮겠죠. 과연...
보정 없는 원본 그대로의 이 날 하늘.
날씨가 맑아서 좋았던 건지 안 좋았던 건지 모르겠네요. 시간이 지나니 어렸을 때 바다 갔던 것처럼 피부가 타서 벗겨질 정도였는데 오랜만에 재미있었습니다.
아무튼 잘 다녀왔습니다. 역시 원본 시설 자체도 중요하지만 관리가 정말 중요하네요!
예상치 않게 정말 좋은 구경했습니다. :)




영빈관에서 바라본 서울.








대략 유형 문화재.



빨간 화살표는 무슨 작물이 뭐네 하면서 가리키시던 손입니다. ^^;
다시 보지 못할 청와대 팻말. 
보정 없는 원본 그대로의 이 날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