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매년 얘기하게 돼서 올해도 홍백 얘기를 하고 갈까 합니다.
전에 얘기하고서 시간이 꽤 지났기에 홍백가합전(紅白歌合戦)에 대해 짧게 다시 설명하자면요. 12월 31일에 밤에 나오는 일본의 연말 방송입니다. NHK에서 1951년부터 시작됐고, 과거엔 매년 70~80%대의 시청률을 확보했던 전설적인 프로그램이죠. 저는 일본 문화에 대한 미련(?)으로 일 년에 한 번 챙겨보고 있는 일본 방송이네요.
2025년 홍백가합전은 꽤 무난했습니다. 안정성이 좋아져서 무난하게 봤어요. 올해는 특이한 실험을 별로 안 했거든요. 이건 뒤에서 다시 얘기하고요.
개인적으로 올해의 가장 인상 깊은 무대는 후쿠야마 마사하루(福山雅治)씨와 B'z의 이나바 코시(稲葉浩志) 씨의 콜라보 무대였습니다. 무대 자체가 인상적이었다기보단 둘이 콜라보를 했다는 이벤트 자체가 인상적이었네요.

B'z 같은 그룹은 나이가 들면서 이미 전성기의 퍼포먼스를 내지 못하게 됐죠. 그래서이려나요. 작년부터 홍백에 나오는 건 왠지 '기록'을 남기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제가 따로 인터뷰 같은 걸 찾아 보는 사람은 아니라서 잘은 모르지만요.
어렸을 때 좋아했던 가수들이 늙어가는 게 늘 하는 얘기지만 참 아쉽네요. 그런 와중에 과거와 다른 행보를 보이면 연관해서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뭐 결국 고정된 건 없으니, 예전엔 상상도 할 수 없던 이런 콜라보가 나오는 것도 나름 재미있네요.
그 외에는 뭐, 그냥 무난하게 봤던 것 같습니다. 올해는 하나하나 자세히 얘기하진 않겠습니다.
오랜만에 ORANGE RANGE도 봤고, Vaundy 같은 가수는 이제 완전히 자리를 잡은 느낌이고, 타마키 코지씨랑 이시카와 사유리씨는 많이 늙으셨고;_; , 뭐 그랬네요.

최근 몇 년 동안 홍백은 여러 '실험'을 해 왔습니다. 예를 들자면
- 시청자 참여를 유도하는 쌍방향 컨텐츠를 (그리 좋지 않은 방식으로) 테스트 한다거나
- 애니메이션 관련 컨텐츠 비중을 굉장히 늘린다거나
- (일본 국내 연말 방송임에도) K-POP 아이돌의 비중이 엄청나게 높아진다거나
- 더불어서 일본의 요즘식 아이돌들의 비중 역시 키워 보려고 한다거나
같은 종류의 것들인데 전체적으로 시청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젊은 층을 끌어당겨서 다시 영향력을 확보해 보고자 애쓰는 모습이 계속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험'이 그리 성공적이진 못했다는 인상이었고, 오히려 기존의 분위기와 많이 달라지면서 '홍백도 끝물인가'하는 생각을 종종 들게 만들었죠.
2025년은 다시 이런 실험들의 비중이 줄어들고 과거의 느낌으로 돌아오면서 안정감이 좋아졌습니다. 말 그대로 무난하게 잘 봤어요. 아이돌 비중이 다시 좀 줄었고 외국 가수도 좀 줄었고요.
사실 TV 자체의 대중성과 지위가 계속 떨어져 가는 시대에 과거 기준의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는 건 불가능할 겁니다. 오히려 2025년에 40% 시청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칭찬 받아야겠지요.
홍백이 계속 예전 모습으로만 머무는 것도 시대에 적응을 못하는 것이긴 하겠지만, 2025년처럼 자기 점검을 한 번씩 하면서 다시 돌아오기도 하고 그러면서 바꿔나갔으면 좋겠네요. 어차피 TV 독점의 시대는 이미 갔고, 연예인의 지위나 모습도 TV 독점 시대에 비해 앞으론 더 변할 것도 같고요.
변화는 계속 될 텐데 어떻게 살아남으려고 할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