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절에 다녀왔습니다.
랄까 석가탄신일이 아니면 절에 갈 일이 없으니 여기선 두 번째네요.
법사님을 본 것도 이번이 두 번째이군요.
첫 번째에는 뭐랄까 별로 좋은 느낌을 받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작년에 처음 봤을 때에는 고리타분하고 형식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물론 좋은 이야기는 듣고 왔습니다만. 이번에 갔을 때는 말이나 설법은 잘 못하지만 공부는 깊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가의 공부는 밖에서 제가 생각하던 것과 비슷하거나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밖에 나갔다 온 것과 같이 옛날에 제가 어땠는지 좀 떠오른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기와서 처음부터 많이 걱정했지만 실제로도 참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런 변화는 어차피 어쩔 수 없으니 받아들이고 앞으로 또 변해가는 재료가 되겠지만 썩 좋은 기분은 아니네요.
여기서 얻었달까 밖에서는 얻을 기회가 아직 없었던 몇 가지 것들이 있는데(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었겠지만), 그 중 하나는 권력과 힘, 그리고 지위의 문제입니다. 이 곳은 권력과 힘과 지위가 항상 존재합니다. 바깥보다 확실한 형태를 하고서 말이죠. 재미있는 것은 그것을 유지하거나 혹은 향상시키거나 하기위한 노력이 의외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힘을 행사하여 대외적으로 보여주며 인지시키고 권력과 지위도 그와 같은 방식으로 유지하거나 향상시키게 되지요. 저도 정말 의외였지만 그런 것이 필요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가만히 있다보면 그게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변하려고 할 때가 있어요.
사람이랄까 저희가 인지하고 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절대적이고 강력하고 쉬운 규칙은 힘입니다. 힘으로 찍어서 누르고 공격하면 세상에서 해결되지 않는 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사회는 우리 스스로가 개인이 그것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로 쌓아올렸습니다. 법과 공권력이 개인이 일정이상의 무력을 행사하려할 경우 결집된 더욱 강력한 힘으로 그것을 제제하죠. 그래서 저희는 학생시절까지는 그런 것을 잘 느끼지 않고 삽니다. 하지만 사회에 나가서 더 복잡한 정치적관계나 사회적 지위를 갖게 되면 아마도 지금까지와는 조금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여긴 어린 나이에도 그런 것을 생각보다 재미있는 구조로 체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런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습니다. 제제를 당할 때는 아주 싫은 것이며, 제제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서게 되면 너무나 편리한 도구가 되지요. 이 위치를 사수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힘을 과시하고 약자를 뭉게는데, 가장 쉽고 편한 방법입니다. 특히 2년 후 평생 다시 엮일 일이 없다는 조건까지 붙으면 말이죠.
저 또한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는 그것이 가장 쉽다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고 행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근 간혹 생각하던 것인데 절에서 설법을 들으니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공격하는 것과는 반대인, 베풀고 자신을 낮추는 것에서 자연스럽게 쌓아지는 지위와 힘에 대해서입니다.
최근 빌려본 책 중에서 대인관계에 관해 나온 부분이 있는데, 어떤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 나 스스로가 대단한 사람으로 느껴지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며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사람과, 강압적이고 공격적이며 자신의 대단함을 스스로 계속 발산하는 사람과의 대화에 대해서 나온 적이 있습니다. 두 사람 다 사회에서는 높은 지위를 쌓은 사람이었지만 전자의 경우가 바람직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주위에도 분명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주고 자신을 스스로 낮추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재미있는 사실입니다만, 그것이 잘 되는 사람을 우리는 존경하게 됩니다.
어설프게 따라하면 오히려 바보만 되고 손해만 보고 끝나는 이런 위험부담과 자존심과 그 외의 많은 어려움 때문에 우리는 쉬운 길인 폭력과 강압을 행사합니다만. 음.
뭐 그런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있는 중입니다.
어차피 여기서 어쩌느니 하는 것은 아무래도 좋기는 합니다만 앞으로가 문제니:P
시간이 없어서 다시 안읽어보고 올리는 지라 이상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만 그냥 보세요(??)
덧.페이스북 계정 만들어봤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능..
석가탄신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