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국립 현대 미술관
2014년 09월 18일 · 오후 3시 18분
과천의 국립 현대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제 평생에서 볼 때 최근 십년간 미술 전시를 제법 보러 다닌 편인데, 역시 (특히 회화나 조각이 아닌) 현대 미술은 뭐가 좋다는 건지 전 잘 모르겠더군요.
차로 가지 않으면 결코 가기 쉽지 않은 장소에 있더군요. 산속이라 공기는 좋았습니다만. 정말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꽤 유치한 생각을 쉽게 담은 작품들이 많았는데 예술이란 탈을 쓰고서 대접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요즘 이 정도 고민이나 생각은 만화 애니메이션에 조차도 담겨있어 보이던데 흠. 한 예로 산산 조각 난 꿀이 담긴 금 트로피가 있는데, 설명을 보면 달콤한 황금기는 결국 사라진다는 것을 형상화 했다나. 여전히 일반 대중(저나 같이 간 사람들)은 대체 뭔지 이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세계도 많고... 전 원래 심미성이 떨어지는 예술 작품에는 큰 감흥이 없으니 그럴지도 모르죠. 예술에 대한 제 접근 방식 자체가 '한 눈에 느낌이 있는 것이 아닌, 배경지식을 알아야만 이해가 가는 작품은 옳지 않다'이기도 하구요:) 과천은 설치 예술이나 디지털과 혼합되어있는 분야가 주라던데 흠. 그나마 전 역시 회화/조각이 제일 좋은 것 같은데 아쉽게도 과천에는 거의 없더군요. 회화는 서울의 다른 두 군데 중 덕수궁 쪽에 주로 있다던데, 종종 돌아가면서 전시가 바뀌니 관심있으신 분은 미리 확인하시고 가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언제 국립 중앙 박물관도 가봐야하는데 쩝.
미원을 맛보다.
2014년 09월 14일 · 오전 6시 00분
저희 집은 음식을 만들 때 미원 등의 조미료를 넣지 않습니다. 거기다가 사실 전 대학교 이전엔 짜장면조차 시켜먹어본 적이 없었기에, 철들 때까지 평생동안 미원이란 걸 맛 볼 기회 자체가 거의 없었죠. 대학에 들어가서 밖에서 음식을 자주 먹게 되고, 일본에서 있을 때부터 '맛있는 음식'을 찾게 되면서. 그리고 건강이 이슈가 되면서, 無MSG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대체 미원이란 게 정확히 무슨 맛일까 궁금하게 되었지만요. 어머니께서 음식 솜씨가 워낙에 좋으셔서 서울의 최정점급 레스토랑이 아니면 밖의 음식이 집보다 정말 맛이 없기 때문에(...), 철들고 밖의 음식을 먹어봐도 그냥 맛이 별로 없을 뿐 먹어본 적도 없는 미원 맛을 구분해낸다는 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미원을 샀습니다.
'집안 최초로 미원을 사 본 자'의 칭호를 얻었습니다.
음식에 MSG가 들어있네 아니네 시끄러운데, 도저히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 버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뜯어보니 배경지식 때문인지 말린 새우같은 갑각류에서 나는 냄새가 나더군요.
오오... 한 입 먹어보니 '아~ 이 맛~!'이란 느낌이네요-_-; 냉동 만두같은 냉동식품이라거나... 식당 반찬 등등...음 그런 대부분의 것들에서 다 나는 이 맛이 미원맛이었군요. 재밌네요. 물에 타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밖에서 파는 각종 국물/찌게류에서 나는 이 맛이 이 맛이었군요. 특히 육수라고 속이고 실상은 미원 국물이란 말이 무슨 말인지 이제야 알 것 같네요(...) 소금도 넣어 먹어보고(성분에 이미 나트륨이 포함되어있긴 하지만)
간장도 넣어 먹어봤습니다.
오오 신기해요 오오... 저런 가루만 넣었다고 이런 맛이 나다니 재밌네요 정말. 이젠 미원 맛을 조금은 구별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군요. 옛날부터 각종 향신료 등을 따로따로 먹어보면서 맛을 기억하고 싶었는데 그 첫 타자가 미원이라니 약간 슬픕니다만^^; 참고로 전 미원을 음식에 넣는 것에 대해 혐오하지는 않지만, 넣는 것을 반대하는 쪽에 좀 더 가까운 사람입니다. 이유는 미원이 음식의 본래의 맛을 속이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육수를 낸다고 하면서 실상은 미원+약간의 다른 것들로 맛을 내는 것은 정말 싫어해요. 미원 자체가 몸에 나쁜 것은 아닙니다만, 원래대로라면 맛이 없어서 못 먹을 수준의 것을 미원을 넣어서 중화시키는 것은 웃기잖아요. 미원이란 것이 식당에선 원가 절감이라는 목적 하에 나쁜 식재료를 가리고 대충 만든 맛을 바꿔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매우 싫어합니다. 반대로 좋은 식재료를 써서 정상적으로 음식을 만들었는데, 감칠맛을 넣기가 애매해서 미원을 첨가한다면 그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요. 개인적으로 미원의 감칠맛이 모든 음식에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평생 안 먹어온 저로서는 냉동 만두같은 가공식품이 떠오르는 맛이기도 하구요; 안 넣어도 맛있게 만들 수 있고, (다시마나 갑각류 등)식재에서 요리를 통해 MSG 성분을 추출할 때 감칠맛 이외의 풍미도 같이 나오는데 그것도 소중할 것 같습니다. 뭐 아무튼 재밌었네요. 기왕 샀으니 나중에 음식 먹을 때 조금 넣어서 몇 번 더 비교해보다가 남은 건 음... 버려야겠네요^^;
덧. 사족으로 식품 뒤의 첨가물 표에 '감미료', '향미증진제' 등등의 정체 불명의 용어로 포장된 애들은 전부 MSG같은 조미료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無MSG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애들도 뒤를 보면 저런 게 들어가있는데요. MSG는 전세계 수십년의 연구를 통해서도 유해성은 입증되지 않았지만, 요즘 저렇게 MSG를 대체하기 위해 만든 '조미료'들은 오히려 검증이 되지 않았고, 미국 등에선 발암 물질로 지정된 것들도 있다고 합니다. MSG는 보통 'L-글루타민산 나트륨'이란 이름으로 써있는데, 뺄 수 없다면 다른 알 수 없는 걸 고르는 것보다 이걸 고르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참고로 저건 다시마나 갑각류 등에 원래 많이 존재하는 성분...일식 다시를 왜 다시마로 내는지 생각하면 됩니다. 결국 無MSG라는 딱지 붙은 우리나라 식품은 대부분 소비자를 기만하기 위한 기업의 상술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요리와 주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