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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상자


Category List admin  
슈로대OG, 확률 놀이를 난이도라 할 수 있는가
 


이미지 출처 : 슈로대 공식페이지
http://www.suparobo.jp


이래저래 간만의 포스팅입니다.
사실 2주 전이 홈페이지 7주년이었습니다.
그림이라도 그릴까 하다가 귀찮아서 패스하고 있었더니 시간이 막 흘러갔군요>_<;

아무 포스팅도 안하고 있는 것도 좀 그래서 비교적 최근에 클리어한 슈로대 OG에 대한 불만을 좀 토로해보렵니다.


1년쯤 전에 나왔던 게임인 슈퍼로봇대전OG's. GBA등으로 나왔던 슈퍼로봇대전OG(Original Generation : 역대 슈로대 시리즈의 오리지널 캐릭터 들로 구성한 슈로대)의 1편과 2편을 PS2로 리메이크해서 합본식으로 발매한 작품입니다. 슈로대 알파 시리즈 이후로 나름 팬이 되었기 때문에 꽤 기대했었고, 그럭저럭 할만하게 플레이했습니다. 꽤 괜찮은 '팬서비스용 게임'이었습니다.



일단 제 나름의 전체적인 총평을 해보겠습니다.

우선 그래픽이나 전투 연출등에 관해서는 가장 최근작(물론 지금은 아닙니다만)답게 압도적이고 화려한 연출을 보여줍니다. 워낙 화려한 기술들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연출도 있긴 하지만 뭐 이 정도면 훌륭하군요. 맵화면에서 전투 애니메이션으로 들어가는 중의 로딩이 알파 시리즈에 비해서 좀 길긴 합니다만 적응되면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네요.

두번째로 스토리입니다만. 솔직히 말해서 좀 심합니다. OG1만 보면 그럭저럭이라고 생각되는 것도, OG2를 보면 기존 시리즈의 설정과 다를 수 밖에 없어지다보니 억지로 이를 끼워맞추고 있는데 썩 바람직해보이지 않더군요. 이건 둘째로 무엇보다 실소가 터져나오는 것은 적 세력에 대한 설정입니다. 적 세력이 싸우는 이유라는 것이 초등학생 정도의 사고 구조를 갖고 있는데, 한두명의 초강력 보스나 마왕이 정신이 나가서 저런다면 모를까 지구전체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세력의 군대가 저런 수준의 이념에 동조하고 단결되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군요. 여기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 매우 길어지니 대략 줄입니다만. 중학생이면 모를까 고등학생 정도 수준만 되어도 말이 안된다고 생각할만한 엉성한 구성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스토리 자체가 형편없기 때문에 스토리의 연출 등은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기존 슈로대의 팬이라면 오리지널 주인공 올스타전 정도의 의미나 갖는 것 같습니다.

세번째로 시스템입니다만, 일단 기본적인 시스템은 알파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가지 확연하게 다른 시스템은 '무기 개조'에 관련된 시스템으로, 알파시리즈는 로봇 하나에 대해서 모든 무기를 일괄적으로 개조하는데에 비해서 OG에서는 각각의 무기를 따로따로 개조하게 되어있습니다. 또한 무기 장착이란 개념이 있어서 범용무기의 경우 돌려가며 쓸 수도 있습니다. 단순 일괄 개조가 안된다는 면에서는 난이도가 높아진다고 볼 수 있지만, 범용무기의 장착이란 면에서 보면 특정 로봇의 전술적인 우위를 높이는 등 오히려 유리해지는 면도 있다고 할 수 있네요.


그런데 OG의 시스템에서는 한가지 꼭 집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전투 시스템입니다. 아시다시피 슈로대는 바둑판식 맵위에서 말들을 조종하고 턴방식을 채용하고 있는 RPG입니다. 여기서 아군측 말과 적군측 말 사이에 전투가 벌어지면 서로의 명중률과 회피율에 따라서 공격을 주고 받게 되는 것이 슈로대의 전투 시스템이죠. 타 RPG에 비해서 '명중률'과 '회피율'은 굉장히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OG의 경우 보통 적에게 한두번 맞으면 죽게 되기 때문에 항상 신경을 써줘야하는 부분입니다.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이 '명중률'과 '회피율', 즉 확률이야기입니다.
OG에서의 이 '확률'이란게 알파시리즈를 하던 저에게 있어서는 매우 충격적이었는데요. 확률이 분명히 %로 표시되기는 합니다만, 알파시리즈와는 뭔가 다른 것 같습니다. 아마도 OG에서는 100분율을 사용하였다면 알파시리즈는 사실상 천분율을 사용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다릅니다. 간단한 비교로 알파에서 저의 회피율이 90%면 저는 적에게 거의 적중당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OG에서는 너무나 쉽게 자주 격추 당합니다. 회피율이 90%인데도 적에게 연속으로 3번을 맞고 죽는 등의 경우가 참으로 허다하더군요. 아마도 알파의 난이도가 쉽고 OG의 난이도(물론 GBA에 비해서 쉬워졌다고 들었습니다만)가 어렵다는 말은 여기서 나온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걸 과연 난이도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실제로 이런 스테이지가 있습니다. 적과 1 대 6 으로 싸워야하는 스테이지인데 저의 회피율은 75%입니다. 간단히 이야기해서 4번 중 한번은 맞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적에게 2번을 적중당하면 게임오버가 되며, 크리티컬이 터질 경우 한번만 맞으면 게임오버입니다.

적을 2번씩은 때려야하는데 그러려면 12번 정도의 전투를 해야합니다. 75%의 회피율로 12번을 100%의 확률로 피해야만 게임오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난이도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완벽한 운일 뿐만아니라, 이 사소한 운에 의해서 게임오버를 맞게되는 것은 플레이어를 우롱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OG에서의 명중확률은 플레이어에게 알려주지 않는 다소의 조작이 있지않나 싶을 정도로 실제보다 더 불리한 결과가 나옵니다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위의 경우를 제대로 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OG에서 전투중의 세이브와 리셋, 로드는 일상입니다. 그 대부분의 이유는 명중과 회피 때문입니다. 위에서 예로 든 것과 같은 경우는 모든 스테이지에서 발생하게 됩니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회피율 90%인데 3번 연속으로 맞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자주 발생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적의 회피율이 20%인데 3번 연속으로 저의 공격을 피하는 경우도 자주 나오지요.

게임의 기본 진행이 실력이나 전략이 아닌 순수한 운에 의해서 결정되는, 매 전투 하나하나가 도박에 가까운 이런 게임을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슈로대가 메이저 게임에 들지 못하는 이유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것을 난이도라고 이야기하는 플레이어분들과 정말 진심으로 한번 토론을 해보고 싶습니다. 순수한 운 때문에 백번 이상 세이브와 로드를 해야하는 게임이 제대로 된 게임이냐고.


또 한가지 정말 실망스러웠던 요소는 맵의 구성, 즉 레벨 디자인에 관련된 부분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첫턴에 주인공 혼자 나와서 아무 장소로나 이동을 해야하는 스테이지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아무런 힌트 등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을 여기서 남쪽이 아닌 서쪽으로 이동을 시켰다면, 다음 턴 등장한 적에 의해서 100%의 확률로 게임오버 됩니다. 즉, 스테이지를 기존에 미리 알고 있지 않았다면 순전히 운에 의해서 게임을 깨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식의 레벨디자인 문제가 슈로대 OG에서는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미리 앞으로 벌어질 일을 알고 있지 못한다면 다음 순간 게임오버라는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몇 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보스전에서 단순한 패턴을 반복하는 소모전을 벌여야만 하는 지루함 등이 있겠지만 더는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단지 위에서 이야기했던 운에 의해서 순간적으로 게임이 끝나는 이러한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는 한번쯤 생각을 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개발자분은 세이브를 안했을 경우를 과연 생각을 했던 것일까요? 참고로 오토 세이브 기능은 없습니다.


언젠가 제 친구 중 하나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슈로대 알파는 뻔히 이길게 보이기 때문에 왜 하는지 모르겠다. OG는 난이도가 있어서 할만했다.'라는 이야기였죠. 물론 OG의 난이도에 관련된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봤으니 일단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이겠습니다만, 제 생각에 운에 의한 도박적인 요소 이외의 전략면에서 OG의 난이도는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20년쯤 전에나 유행했을법한 엄청나게 높은 방어력과 체력을 지닌 보스와의 단순 반복 소모전(개인적으로 이길게 뻔한 보스와 소모전을 벌여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곤욕입니다)을 제외한다면요. 제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을 당시에는 OG를 해보지 않았기때문에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어차피 모든 게임은 플레이어가 반드시 깰 수 있게 만든 것이라고. 물론 과거의 몇몇 게임이나 서양취향 게임의 하드코어 모드의 경우 약간 이야기가 다릅니다만, 실제로 전세계적인 게임 난이도는 쉬워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게임이란건 누구나 해서 깰 수 있어야하고, 또한 처음하는 사람도 재미있게 할 수 있어야한다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 앞에서부터 계속 하는 이야기이지만, 과연 확률 놀이를 난이도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전 플레이어를 단순히 우롱하는 행위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게임이란 것이 기본적으로 반드시 세이브&리셋&로드 라는 행위를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것은 잘못된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슈로대 OG는 슈로대 팬이 아니면 비추인 게임입니다. 개인차야 있을거라 생각되지만, 주인공 올스타전 정도의 의미이기에 기존 슈로대를 좋아하지 않거나, 특히나 알파를 하지 않은 분들께는 큰 어필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알파 주인공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죠. 제가 알파 이후 슈로대 팬이 되었기에 심한말은 안하겠습니다만. 총평을 말하자면, 화려한 비쥬얼과 어이없는 스토리, 그리고 플레이어를 우롱하는 확률 장난. 그다지 잘 만들었다고 생각되지 않는 게임입니다. 시대를 역행하는 이런 모습은 앞으로는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08-07-07 17:00:53 | [Comment(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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