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보고 싶다는 강력한 요망에 따라 마지막 일정은 부두로 왔습니다. 저녁 무렵의 바다는 자주 보는 것도 아니고, 또 오랜만에 바다를 보니 좋더군요. 바닷가에선 늘 찾을 수 있는 갈매기도 관광객의 눈에는 예쁘기만 합니다.
그런데 이게 웬 걸? 유람선을 전화로 알아봤을 때는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마지막 유람선이 있었습니다! 바다까지 와서 안 탈 수도 없는 노릇이니 바로 표를 사서 탑승했습니다.
배는 정말이지 오랜만에 타는 데다가 이 정도 넓은 바다에서 배를 탄 경험은 별로 없어서인지 탁 트인 느낌이 좋았습니다. 배를 타면 늘상 사람들이 던지는 먹이를 받아먹으려 달려드는 갈매기들도 빠지면 어딘가 서운하죠.
운이 좋게도 마침 해가 질 무렵이어서 바다 한 가운데서 일몰을 바라보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음 좋은 바다였습니다. 어차피 마지막 일정은 다 바다 사진이어서 별로 올릴 것도 없군요. 여행의 마지막 코스를 마무리하고서 아쉬움을 뒤로 한채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나름 이 근방에서 유명한 집이었는데, 생각만큼 맛있지는 않았습니다. 간혹 조미료를 안 쓴 맛을 정직한 맛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원래 미원이란 건 자연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굳이 미원을 넣지 않더라도 충분히 (그 이상으로) 맛있게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특히 이 정도로 식재를 넣을 때는 말이죠.
저녁 식사까지 끝내고, 수산시장에 들러 대하를 사고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당일 치기 여행이었지만 참 실속있게 보낸 여행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하는 이야기이지만 대하도 정말 잘 사서 잘 먹었네요. 참고로 혹 갈 일이 있으면 대하와 흰다리 새우를 구분하는 법을 미리 알아가시기 바랍니다. 맛이 큰 차이 없더라도 기분 문제이기도 하고 가격도 좀 다르구요:)
정작 대하는 파장 분위기에서 분주히 돌아다니느라 찍지 못했습니다.
시장 앞에서 이런 공연을 하고 있더군요.
인천은 가깝지만 그 동안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당일 치기 코스로 참 괜찮은 것 같습니다. 대중교통으로도 그렇게 멀지 않구요. 즐거운 여행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돌아오는 대하철에도 다시 가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