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친구에게 양주를 한 병 선물 받았습니다.
테네시 위스키인 잭 다니엘 싱글 배럴입니다.

술의 맛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진 게 대략 10년 전인데, 주로 와인이나 우리 술에 관심을 가졌고 양주 쪽은 아직 건드리지 못하고 있었죠. 사실상 전통주 계열과 맥주쪽만 제대로 건드리고 있는 것 같네요...와인쪽도 아직 초보 단계니-_-;
아시겠지만 우리나라는 식민지와 전쟁으로 여러가지 전통문화가 심각하게 파괴되거나 왜곡되었는데, 그 중심에 술 문화가 들어있지요. 단순하게 전통주의 제법이 대부분 유실된 것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습관도 많이 변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시겠지만 일반적인 술자리에서 양주를 마실 때는 시음이라는 것을 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죠. 취하기 위해 퍼마시거나, 이미 맛을 제대로 알 수 없게 된 상태에서 마시거나, 혹은 멀쩡한 술을 아깝게 폭탄주로 만들어서 먹거나 하니까요.
결국에 혼자서 사서 마셔보는 것 말고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번에 고맙게도 첫 시도를 해보게 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첫 시도가 테네시 위스키에, 싱글 배럴이라. 흠!

시음에 가장 무난한 잔을 써봤습니다만, 아직 공부가 부족하니 자세한 소감은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자세한 평을 올리는 사람도 아니고-_-; 이번에는 오크향과 바닐라향, 카라멜향이라고 흔히 부르는 것들의 실체를 파악한 정도네요. 솔직히 위스키가 이 정도로 좋은 술인지 모르기도 했습니다만.
위스키의 향을 간접적으로 제대로 접한 것은 칵테일류를 마실 때였는데, 그 강렬한 향의 근원이 여기 있었군요. 이번에는 두 종류로 마셔봤습니다. 하나는 그냥 마시는 거였고 나머지 하나는 상온의 물로 1:3 정도의 미즈와리... 다음에는 온더락과 상온 물의 1:1 희석을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두 종류 중에서는 그냥 마시는 게 좀 더 제 취향이었습니다.
최근에 술의 종류와 마시는 방법 혹은 상황 등에 대해서 가끔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맥주는 와인잔에 따라서 음미하는 것보다는, 맛을 잘 모르더라도 시원하게 한 잔 들이키는 쪽이 오히려 더 맞겠죠. 하지만 어떤 술은 음식과 곁들여서 먹는 게 좋을 수도 있고, 안주와 함께 즐기는 것이 좋을 수도 있고, 술 생각이 날 때 아무 것도 없이 따라서 한 잔 정도만 마시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죠.
10년쯤 전에는 '나는 이 종류의 술이 좋다'라거나 '어떤 종류의 술이 최고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최근에는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마시느냐에 따라서 가장 좋은 술이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갑작스럽게 얼마 전에 마신 계룡 백일주가 떠오르네요. 참 제 취향이었죠... 술 생각 날 때 딱 한 두잔 따라마시기 좋은 느낌:)
앞으로는 위스키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겠군요. 좋은 기회를 가져다 준 친구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참고로 모든 캡쳐화면은 94년 영화판으로
후에 나온 드라마판은 배우들이 바뀌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