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곡 왕주 & 한산 소곡주
2014년 03월 20일 · 오전 7시 00분
요전에 논산에 다녀온 이야기에 이은 가야곡 왕주 이야기입니다. 최근 전통주에 좀 집중해보려고 하는데, 사실 이게 논산에 갔던 주 목적이었죠.
2000년 초 중반에만 해도 전국 이곳 저곳에 판매처를 확장하면서 꽤 유명해질 뻔 했던 전통주입니다. 명성황후의 친정에서 빚던 술이기도 하고, 현대 종묘대제의 제주로 지정되고 아셈 회의 만찬주가 되기도 했답니다. 특징은 달고 깔끔한 술이라는 점입니다. 사과에 가까운 향과 강한 단맛, 그리고 뒤의 약간의 신맛이 있는데, 잘 알려진 술과 비교하자면 과실주인 백포도주와 흡사한 느낌을 갖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단맛이 돋보이는 식전주나 후식주 쪽으로요. 주조 과정에서 현대 공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누룩의 향을 없앤다는 설명을 보면, 앞서 이야기했듯이 가능하면 깔끔한 맛의 술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약주임에도 '약초 냄새'가 없이 과실주에 가까운 풍미를 내니까요.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겠지만, 이런 류의 전통주가 (아마 별로)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것 같습니다:) 마실 때는 온도가 높아지면 신맛이 강해져서 차게 먹는 것이 좋은 술인 것 같더군요. 계룡 백일주 때 안주 선정의 뼈아픈 실패를 딛고서, 이번에는 안주로 전을 골랐는데 나쁘지 않았습니다. 전통주와 전의 궁합은 종류와 무관하게 괜찮단 느낌? 술의 양도 좀 돼서 친구들을 모아서 먹었는데 좋은 자리가 되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먹어봤던 한산 소곡주인데, 이건 아시다시피 상업적으로 성공해서 백화점 등의 대부분의 매장에서는 다 팝니다. 달콤한 종류라는 공통점 말고 잘 기억이 안 나서 비교해보려고 같이 땄습니다. 전에 한산 소곡주만 먹을 때는 몰랐는데, 왕주가 깔끔한 맛이다보니 유달리 맛이 강하게 느껴지더군요. 카라멜에 가까운 진한 단맛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비슷할 줄 알았는데 좀 의외랄까요. 그리고 소곡주는 차갑게 먹은 이번보다 (비교적) 좀 더 높은 온도에서 마신 예전의 기억이 좀 더 좋은 맛이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다음에 먹을 때는 참고해야겠더군요. 뭐 그래도 소곡주도 맛있기에 훌룰룰:) //////////////////////////////////////////////////////// 다시 마셔봤는데, 한산 소곡주뿐 아니라 한국의 거의 모든 약주는 차갑게 마시는 게 가장 맛있습니다. //////////////////////////////////////////////////////// 멀리까지 가서 공수해온 왕주였는데 평도 좋고 실제로 맛도 괜찮아서 좋았습니다. 복잡하고 깊은 맛과 향은 솔직히 없습니다만. 과실주와는 다른 깔끔한 단맛도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해서인지 아니면 신제품이 다 망해서인지, 예전의 기세는 보이지 않고 논산에 작은 매장 하나 남아있는 상태인데요. 재기해서 언젠가 서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서울에서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며 삽질하다가 결국 찾아가서 확인하는 뻘짓을 했는데, 그런 분들을 위해서 전화번호를 남깁니다. 한 병에 8,000원이었고 택배비도 그 정도로 든다고 들었습니다~_~; 민속주 왕주 : 041 - 741 - 8355 논산에 찾아가거나 저 번호에서 택배로 받는 것 이외의 방법은 현 시점 기준으로는 없다고 합니다. 다음에 구하게 되면 저도 택배로 구입해야겠네요:) // 2016년 1월 추가 //////////// 가야곡 왕주는 현재 망했습니다. 명인분은 떠나시고 남은 사람들과 시설은 인수되어 다른 이름으로 비슷한 술을 조만간 낼 거라 합니다.
심야버스를 처음 타봤네요.
2014년 03월 17일 · 오후 1시 33분
지난 주 금요일에 말로만 듣던 심야버스를 처음으로 이용해봤습니다. 택시 타는 것도 한 두번이지 맨날 타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인데, 좀 고생하긴 하지만 없는 것보단 훨씬 낫더군요.
출처 : 심야버스.com
야밤에 참 뭐랄까 모험 아닌 모험을 했었는데(...), 왕십리쪽에서 12시 반 넘어서 거의 마지막 지하철을 타고 삼성역까지 가서 삼성역에서 다시 심야버스-_-; 각각 30분 이상은 기다린 것 같군요. 솔직히 별 기대 안 하다가 심야버스 루트가 있길래 타본건데, 가끔 오는 만큼 사람도 엄청 미어터지고 (다행히 마지막에 좀 앉아오긴 했지만)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버스 루트도 집까지 바로 이어지지는 않으니 내려서 다시 걸어야하는데, 최초 출발한 순간부터 집에 도착할 때까지 3시간 ~ 4시간 정도 걸린 것 같더군요. 흠... 뭐 어차피 다음날 일찍 깨야하는 것도 아니고 택시비 아끼고 산책(...)도 하고 나쁘진 않았습니다. 택시야 타고 싶으면 언제든지 탈 수 있는 거니 대안이 없는 것 보단 좋네요. 일반 운행 시간대만큼 쾌적함과 편리함을 바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힘들테니... 그 동안 심야 버스란 거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루트를 잘 연구해보면 1~3시 사이에 뒤늦게 나오더라도 택시를 타지 않아도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음. 그래요 없는 것보단 확실히 나아요. (그 시간이면 친구 말처럼 차라리 한 시간쯤 더 버티면 대중교통이 다닐 시간이 되기도 했겠지만...-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