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 낀 말하는 주전자가 여는 시간의 문에 축구광 소년과 스쿠터 소녀.
사랑에 빠진 왕자와 멍한 공주, 그리고 납치범, 램프의 요정과 함께 하는 시간 여행.
1993년 MBC에서 방영했던 시간탐험대입니다. 93년이면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군요.
이 만화도 정말 인기 좋았습니다. 맨날 돈데기리기리 하면서 놀았었는데 +_+
고무찰흙 같은 거 갖고서 돈데크만 만들었던듯한 기억도 나네요!
시간탐험대 오프닝
시간탐험대는 일본에서는 1989년에 방영한 무려 80년대 애니메이션입니다. 일본 방영시 마지막 화 근처에서 방송사가 망했다더군요. 덕분에 방영시간이 엉망이 돼서 못 본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만, 저랑 상관없는 얘기이고... 전 왜 인지 이 만화 후반부는 거의 못 봤습니다. 이유는 기억이 안나요ㅠ_ㅠ
스토리는 한 화 단위로 진행되는데, 사고든 고의든 돈데크만이 여는 시간터널에 빠져서 다른 시대에 갔다가 돌아온다는 흐름입니다. 결국 대부분은 압둘라가 샬랄라 공주를 납치한 걸 찾아오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네요. 압둘라는 정말 납치에는 귀재인데 그 이후의 도주를 너무 못해서...-_-;;
날으는 양탄자까지 있는데 도주가 그렇게 어렵나...
지금 생각하면 참 대단하다고 생각되는게, 시간탐험대는 캐릭터별로 개성이 아주 강하달까 지금 말하는 캐릭터 유형이 정확히 나눠져있습니다. 사랑에 눈이 멀어 돌진만 하는 오마르 왕자. 늘 멍하고 낙천적인 백치미?(天然) 샬랄라 공주. 먹는 것만 밝히는 바보 거인 램프의 바바. 챠밍포인트인 펫(용용)까지...
간에 붙었다가 쓸개에 붙었다가 하는 돈데크만이나 전형적 악역인 압둘라 같은 다른 애들도 각자의 개성이 있었지만, 저 당시의 만화에서 이렇게까지 캐릭터성을 강조한게 있었나 싶습니다. 쓰인 소재나 설정의 독특함도 있지만 시간탐험대의 가장 큰 매력은 여기서 나온 게 아닐까요.
그리고 전 당시에는 너무 어려서 잘 몰랐지만, 램프의 바바가 슈퍼맨 모습을 한 것 말고도 이야기 자체가 굉장히 많은 영화의 패러디로 이루어졌었다고 합니다. 단지 상식적으로 어린애들이 영화를 그렇게 많이 봤을리가 없는데 과연 그게 옳은 선택이었을까 싶기는 합니다. 뭐 재밌었으니까 됐지만요(??)
난 너 때문에 항상
도마뱀 구이가 무슨 맛일까
궁금하게 됐다...
여담입니다만 '추억의 애니' 시리즈를 쓰면서 느낀건데 90년대 우리나라 사람들 작명기술이나 센스도 정말 놀라운 것 같습니다. 어떤 건 더 자연스러워지기도 하고 작품에 더 어울리게 변하는 것 같기도 하고-_-; 여기서 나오는 '돈데크만'도 원래 이름을 보면 '톤데케맨(トンデケマン)'인데, 한국말로 하면 '날아가버려라 맨(Man)'입니다. 일본어 말장난으로 이름을 지은 거였는데 비슷하게 잘도 바꿔놨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