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00년대 중반의 게임큐브에 대한 추억 이야기입니다.
얼마 전에 스위치 이야기를 하면서, 예전에 닌텐도 게임큐브에게 뒤통수를 맞았었다는 이야기했습니다. 그 이후로 닌텐도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게 되었죠.
저는 닌텐도와 이상하게 인연이 없었...다고 생각해 왔는데요. 어렸을 때 현대컴보이 대신 삼성겜보이를 가졌었던 게 잘못된 시작이었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 생각하니 이후에 패밀리랑 휴대용 게임보이는 가지긴 했었는데 이상하게 별 인상이 남진 않았어요. 휴대 버전 킹오파를 열심히 했던 기억 정도가 납니다.
그나마 슈퍼 마리오 시리즈는 어렸을 때 했습니다만, 그 외 닌텐도의 젤다 등등과는 또 연이 없었습니다. 아마도 플스1 시절에 본격적으로 비디오 게임을 시작했고, 닌텐도64엔 망조가 꼈던 것도 어느 정도 기여를 했을 겁니다.
그런데 저도 지금 글을 쓰면서 안 건데,
삼성 겜보이의 모체는 '세가 마스터 시스템'이라는 게임기였네요.
제가 세가와 이런 깊은 추억을 갖고 있었을 줄이야. 삼촌...!
여하튼 커서는 플스 진영과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고, 엑스박스도 처음부터 함께 하긴 했습니다만, 닌텐도 게임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2004년에 계획에도 없던 게임큐브를 갑작스럽게 사게 되었죠.
게임큐브.
전혀 관심이 없던 닌텐도 게임큐브를 구입한 건 대개의 게이머들이 그렇듯이 독점 게임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했던 RPG 시리즈인 남코의 '테일즈 오브 심포니아'(2003)와 제가 가장 재미있게 봤던 애니메이션이 게임화 된 '신세기 사이버포뮬러 Road To The EVOLUTION'(2004)이란 작품이 독점 발매되었거든요.
예. 제 기억에 처음엔 독점이라고 발표되었을 겁니다. 무려 인생 게임 두 가지가 걸려 있는 게임기이다 보니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질렀습니다. 갑작스럽게 게임기를 산다는 건 당시 어렸던 저에겐 상당한 부담이었죠.
문제의 두 타이틀.
그 후 1년에 걸쳐서 호쾌하게 뒤통수를 맞았는데, 2003년 발매 당시 아마도 독점이라고 발매했을 테일즈 오브 심포니아가 볼륨이 추가되어서 2004년 9월에 플레이스테이션2로 발매되었습니다. 전 아직도 추가 버전을 못 해 봤습니다.
그리고 2005년에 사이버포뮬러의 다음 작품이 다시 플레이스테이션2로 나왔죠. 게임큐브로는 이후 다시는 나오지 않았고요.
그때의 그 진한 배신감은... 어찌 보면 지금까지도 창고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참으로 민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게임큐브는 아마도 복사 방지가 이유였던 것 같은데,
일반 CD보다 훨씬 작은 독자 규격을 사용했습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요.
문제는 결국 게임큐브로 샀던 게임은 대략 6개 정도 밖에 되지 않고, 실제로 플레이했던 게임은 위의 둘에 뷰티플 조를 포함해서 3개 밖에 없었습니다. 엑스박스1이 당시엔 망한 게임기에 가까웠지만, 저에겐 게임큐브가 훨씬 더 심각하게 쓸모없는 게임기가 됐죠.
뭐 그런 흔한 이야기였습니다. 그 후로 닌텐도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어찌어찌 스위치가 이번에 생겼네요-_-;; 어찌 보면 이런 안 좋았던 추억을 넘어 긍정적 인상을 주었으니, 스위치가 참 괜찮은 게임기란 생각도 새삼 듭니다.
여담인데 이 글이 늦어진 건 위의 저 두 개의 게임을 찾기 위해서 창고를 4번이나 뒤졌기 때문(-_-)입니다. 저것 때문에 차마 창고를 다 뺄 순 없어서 소극적으로 찾다 보니... 그나마 테이프 붙여서 쌓아둔 상자까진 안 뜯어서 다행이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