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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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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는 상담사가 아니다
 

예전부터 종종 마음에 걸리던 주제인데, 마침 며칠 전에 읽던 웹소설에서 정신과 의사와 상담사를 혼동하는 대목이 나와서 적어봅니다.

※ 참고로 이 글은 웹소설 등에서 정신과와 상담 치료를 혼동하는 것에 대한 글입니다. 정신과 의사와 심리 상담사 모두 훌륭한 직업이고 한 쪽의 편을 들거나 폄하할 의도는 없습니다. 차이점을 강조해서 쓰다 보니 노파심에 남깁니다.



1. 정신과 의사는 상담사가 아니다.

오늘날 우리가 부르는 '의사(medical doctor)'는 서양 의학을 기준으로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는 직업이다. 그 이외의 직군은 '의사'라고 부르지 않는다. 물론 한국어의 '의사'는 조금 더 범위가 넓긴 한데 학문이나 서양의 기술 면에서 보면 그렇다.

정신과는 우리나라에서 아주 오랫동안 '정신이상자가 가는 병원'이란 낙인이 찍혀 있었다. 전통적으로 정신과에 가는 사람은 진료 사실을 숨겼고, 과거에는 회사에 정신과에 갔던 사실이 발각될 경우 영원한 인격모독과 따돌림은 기본으로 해고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가 극히 최근에 와서야 정신과에 대해서 마음을 조금씩 열기 시작한 것 같다.

아마도 이런 이유에서인지, 정신과가 정확히 무슨 치료를 하는지 사람들이 잘 모른다. 보통 '정신 문제'라고 하면 상담치료를 떠올리지만 그건 정신과 의사의 일이 기본적으론 아니기 때문이다.




2. 현대 과학에서 인간은 생체 기계에 가깝다

이 소제목은 약간 위험한 발언이고 저렇게 단언하긴 어렵지만, 오늘 글의 방향성을 위해서 써 보았다. 과학적으로 인간은 피와 살로 이루어진 기계라고도 볼 수 있다.

우리는 인간에 대해서 매우 높이 평가하면서, 다른 동물이나 자연과 다른 인간의 우수함과 유일함을 흔히 예찬한다. 본인이 의식하지 않아도 말 속에 이미 그런 개념이 들어가 있다. 인간에겐 영혼이 있고, 인간은 기계와 다르다고 생각한다.

물론 영혼이란 부분을 과학적으로 단언하기 힘들지만, 의학에서 인간에 대해서 오랜 경험과 연구 끝에 알아낸 것들이 있다. 바로 인간의 감정은 약으로 조정할 수가 있단 것이다.

인간이 느끼는 감정은 호르몬 등의 생체 전달 물질에 의해 변한다. 그 부분을 약으로 건드릴 경우 우울했던 사람도 기뻐질 수 있고, 기쁜 사람도 우울하게 만들 수 있다. 수면제를 먹으면 잠이 드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서양 의학의 정신과는 정신적인 문제를 질병으로 보며, 주로 약을 통한 과학적인 의술로 해결하고자 한다. 예컨대 우울증에 걸릴 경우 우울증 약을 먹으면 우울하지 않게 된다. 인간의 감정은 약으로 조절이 가능하며, '질환'에 가깝게 치우친 정신 상태를 이런 방식으로 치료하는 게 정신과다.




3. 정신과 진료는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아니다

이건 감기약과 매우 비슷하다.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약을 먹는 것을 대증요법(對症療法, 증상에 대한 치료법)이라고 한다. 우리가 먹는 감기약은 보통 열을 내리고 통증을 완화하는 해열진통제, 코감기(콧물이나 자가면역반응) 증상을 완화시키는 항히스타민제, 가래를 나오게 하는 거담제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이다. 감기 바이러스 자체를 공격하는 약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대증요법을 우습게 보지만, 단순하게 보면 감기의 심한 증상을 없앰으로써 우리는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감기에 걸려도 회사에 가고 일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우리 몸 자체가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이 실제 치료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

어떤 사람이 우울증에 걸렸을 때, 아마도 우울증의 원인이 된 어떤 심리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신과에서 그 원인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정신과에서는 '우울증에 걸린 현재 상태' 자체를 해결하려 하고, 그걸 위해서 약을 처방한다. 진료를 볼 때 하는 상담은 증상을 파악하기 위함이지, 상담사처럼 원인을 해결하고 환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래서 많은 환자들이 정신과에 갔다가 실망하고 의사를 욕하곤 한다. 그들이 보통 떠올리는 '정신 문제 해결'은 나를 이해하고 도움되는 말을 해 주길 바라는 심리상담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통적인 양의사들은 이런 방식의 심리 치료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많은 환자들이 실망하지만, 정신과 약은 환자의 상태를 즉각적으로 호전시킨다. 왜냐하면 '인간의 감정'을 조절하는 장치를 약으로 건드리기 때문이다. 원인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해도, 약을 먹는 동안은 증상에서 벗어나서 정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당장 내일 자살할 사람을 살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럼 평생동안 약을 먹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겠지만, 인간의 몸이란 정상적인 심리상태가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만으로 스스로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힘이 있다. 마치 감기약을 먹으며 증상을 완화시키면 스스로 몸을 낫게하는 것처럼 말이다. (참고로 이건 매우 복잡하고 민감한 이야기로, 이건 하나의 예를 든 거라고 봐 주시면 좋겠다. 인간의 심리는 쉽게 건드리기가 어렵다.)




4. 심리 상담사

의사가 약으로 정신적인 증상을 즉각적으로 해결해 준다면, 상담사는 상담을 통해서 환자의 마음을 돕는다. 모든 사람이 상담으로 문제를 해결하진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상담을 통한 치료로 위안을 얻고 문제를 해결한다. 흔히 생각하는 '정신 치료'는 정신과가 아닌 상담사와의 심리상담이다.

단지 상담 치료라는 건 '약'처럼 원인과 결과가 명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과의 보장이 안 된다. 상담사 역시 완벽하지 않은 인간의 하나이기 때문에, 상담사 개개인의 역량에 크게 좌우되기도 한다. 피상담자와 상담사의 성향이 잘 맞는 것도 중요하다.

정신과 의사는 의사 면허를 가진 정식 의사이다. 심리 상담사는 마찬가지로 상담사 관련 자격증이 있지만 의사는 아니다. 의료 처방을 하진 못한다. 자격증에 따라 다시 종류가 나뉜다.

상담 치료 역시 분명히 환자에게 도움이 되며, 정신과 진료와 병행하기도 한다는 걸 밝혀두고 싶다. 단지 오늘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은 '창작물에서 생각하는 정신과'라는 게 보통 '의사'가 하는 일이 아니라 '상담사'가 하는 일이란 거다. 병원에 가 봐야 정신 상담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순 없다.




5. 심리학은 만능이 아니다

약간 다른 이야기인데, 작가들을 보면 심리학을 공부하고서 글이나 만화를 창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분명 좋은 자세이지만, 이런 작가들은 '현대 학문 만능주의'란 함정에 빠지기가 쉽다. 사실 과반수의 작가들은 그런 성향을 보인다.

심리학은 분명 인간의 심리를 파고 들었고 나름의 설명을 하려고 애쓰고 있다. 문외한이 보면 매우 그럴듯해 보이며, 실제로도 어느 정도 인간 심리를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의학이나 과학 분야가 모두 그렇듯이 모든 걸 다 아는 것도, 제대로 설명하는 것도 아니다.

학문이란 건 결국 어떤 현상을 관찰하고 가설을 세우고 검증을 하면서 점점 영역을 넓혀가는 분야이다. 21세기 수준의 학문은 인간이나 자연에 대해서 그리 잘 알지 못한다. 이런 한계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학자 본인들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현대 과학과 학문의 우수성에 매료되어서 마치 우리가 대부분의 것을 알고 있다고 착각을 하며, 작가들은 학문 영역을 공부하고서 그것으로 인간 심리 문제를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실제로 어떤 사람이 마음의 상처를 깊게 입으면, 그리고 심리에 이상이 생기면, 그 문제는 평생 안고 가야하는 경우가 많다. 약간 다른 얘기지만 의학적으로 '트라우마'에 걸린 사람은 뇌의 구조가 비가역적으로 변해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트라우마는 이젠 일상에서 사람들이 쓰게 된 가벼운 의미의 트라우마가 아니다.)

작가들이 저런 글을 쓸 때 늘 아쉬운 점은, 자신이 쓴 글을 읽고서 심리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이 얼마나 크게 상처 받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심리 문제는 정확한 방법을 통해 얍! 하고 해결이 가능한 게 아닌데, 작가들은 글에서 그걸 매우 쉽게 해결하기 때문이다. 그 고통과 아픔과 영원히 지고 가야할 업을 이해하지 못한다. 마치 방법만 알면 매우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증상처럼 보이게 한다.

재미있는 건 전문성이 가미된 글을 쓰면 대다수의 독자들은 열광한다는 것이다. 정신 문제에 대해서 파고 들어서 해결하는 대부분의 글들은 작가와 독자 모두가 학문 만능주의에 빠져서 환호한다. 오직 진짜 그 분야를 알거나 겪은 사람만이 그게 심각하게 잘못되었고, 사람들에게 오해를 심는다는 걸 안다.

심리 문제는 많은 경우 완전히 치료하지 못한다. 완화시키고 받아들이고, 그 흉터와 비교적 가볍게 된 상처를 안고 남은 인생을 사는 것이다. 정말 소설처럼 완치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6. 마치며...

가볍게 정신과와 상담에 대해서 쓰려고 했는데, 그동안 읽었던 창작물들이 떠올라서 조금 더 길어진 것 같다. 위의 내용은 정신과와 상담의 특성을 다소 강조해서 썼는데, 전통적인 의사와 상담사라고 보시면 좋겠다.

결론적으로 정신과는 상담 치료를 하는 곳이 아니며, 약으로 증상을 치료하는 곳이다. 인간의 감정과 정신은 약으로 조정이 가능하다. 상담을 하는 것은 의사가 아닌 상담사이다. 심리 상담사 역시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훌륭한 직업이다.

정신 문제는 작가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쉽게, 그리고 완전히 치료되지 못한다. 매우 오랜 시간 동안 관리해야 하며, 환자 본인은 결국 영원히 안고 가야 한다. 정신 문제를 주인공이 '얍' 하고 해결을 해서 감기 낫는 것처럼 낫게 하는 모습을 덜 보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글은 환자를 상처 입히고, 사람들에게 잘못된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


consideration| 2023-05-10 00:00:00 | [Comment(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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