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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상자


Category List admin  
리차드 바틀의 이론에 대한 짧은 생각 -온라인 게임 유저의 4가지 성향
 

제가 관심이 있었던 온라인 게임의 유저성향에 대한 가장 유명하고도 애매한 이론입니다. 논문을 이거에 관해서 썼는데, 바틀 박사의 이론을 간단하게 소개만 하고 그 동안 생각했던 것을 조금 덧붙이겠습니다.


#1. 리차드 바틀의 이론 요약


온라인 게임 유저에 대해서 연구한 가장 유명한 연구자는 머드1의 개발자이기도 한 리차드 바틀이다. 바틀은 그의 오랜 기간의 설문을 바탕으로 1996년 저널 오브 머드를 통해 머드 게임 유저를 크게 4가지 성향으로 나눌 수 있다는 이론을 발표하였다.



킬러형(Killer)은 다른 유저에게 어떤 행위를 해서 자신을 부각시키는 것에서 재미를 찾는다. 일반적으로 이 행위는 다른 유저에게 고통을 주고 해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들은 몽둥이(club)를 상징하는 클로버로 나타낸다.

사회형(Socializer)은 다른 유저와의 교류에서 재미를 찾는다. 소속된 커뮤니티 안에서의 지위나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자체를 중요시 하는 이들은 타인과의 공감을 형성한다는 의미에서 하트로 나타낸다.

성취형(Achiever)은 어떤 것을 축적하거나 누적시키는 것에서 재미를 찾는다. 일반적으로 포인트의 획득이나 레벨업을 목표로 삼으며, 항상 무언가를 얻으려하고 갈망이라는 의미에서 부를 상징하는 다이아몬드로 나타낸다.

모험형(Explorer)은 가상 세계와의 교류에서 재미를 찾는다. 이들은 게임 내부를 탐색하고 모험하는 것을 즐기며, 게임의 어떠한 규칙을 규명하는 것을 좋아한다. 무언가를 파헤치기를 좋아하는 이들은 삽을 상징하는 스페이드로 나타낸다.


이야기하려면 길게도 가능하지만 일단 이 정도. 바틀 박사는 4부류의 유저 사이의 상성을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일단 그걸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구요.

사실 공감이 많이 가기도 하고, 실제로 많은 부분에서 맞는 이론입니다.
하지만 저걸로 논문을 쓴 직후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 이론은 근본적인 부분이 좀 잘못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2. 바틀의 유형분류, 과연 맞는가? - 모험형 유저(Explorer)

모험형은 쉽게 말하면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것 이외의 거의 모든 유형의 (부를 축적하는 등의 단순 목표 달성 노가다를 제외한) 플레이를 포괄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버그를 찾는 것을 즐기는 사람과, 맵을 탐험하며 밝히는 걸 좋아하는 사람과, 공략을 좋아하는 사람과, 스토리를 즐기는 사람, 역할 놀이 자체를 즐기는 사람 등등이 모두 같은 부류의 플레이 스타일이란 겁니다.


여기서 모험형에 해당하는 유저의 예를 두 개 들어보겠습니다.

(1) 서양 플레이어 중에서는 유독 역할놀이를 좋아하는 부류가 있습니다. 이들을 위해서 에버퀘스트 등은 'RPG 캐릭터'라는 종류의 캐릭터를 따로 준비했으며, 디아블로 시리즈는 '하드코어 캐릭터'라는 옵션을 만들어뒀습니다. 이 들이 바로 롤플레잉 유저인데, 이 사람들은 게임에서 자신들이 실제 게임의 주민이라고 여깁니다. 그것을 위해서 철저하게 연기를 하며, 현실에 관한 어떠한 언급이나 단어를 쓰는 것도 금지, 게임에서의 죽음은 진짜 죽음(캐릭터 삭제) 등의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합니다.

(2) 또한 공략을 즐기는 유저들도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게임 내부의 매커니즘과 규칙, 어떤 능력의 한계범위 등을 알아내고 최적의 루트를 찾아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이들은 레이싱 게임을 한다고 치면, 코너를 돌 때 핸들링이나 브레이킹의 한계를 알아보기 위해서, 일부러 지거나, 미끄러지거나, 부딪힙니다. RPG의 경우는 죽지 않는 한계를 알아보기 위해서 일부러 치명적인 피해에 몸을 노출시키는 등 극한의 상황을 테스트 해보고, 버그를 찾아내서 이용하고, 때로는 일부러 죽어보기도 합니다.


차이를 아시겠나요? 앞에서 예로 든 두 유형의 모험형 유저는 서로가 서로를 인정할 수 없는 부류입니다. 좀 극단적인 예시였지만, 모험형으로 분류된 사람들 안에는 수 많은 하부 유형이 있으며, 그들 사이에 공통되는건 '게임 세계와의 교류' 외에 아무 것도 없습니다.



#3. 나아가야할 방향

모험형은 다른 3개 유형에 비해서 그 범위가 지나치게 큽니다.
그리고 게임 환경과의 교류라는 측면에서는 사실 성취형을 포함시킬 수도 있지요.

바틀의 분류는 더 체계화가 되고 세분화가 되어야합니다.
제 생각에는 분류가 트리구조처럼 하위분류를 만들어가되, 어떤 기준과 통일성을 갖게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험형이란 타입은 통째로 바꿔야할테구요. 써놓으면서 보니 게임의 장르 분류랑 비슷한 느낌이네요.

제가 옛날에 찾아봤을 때 Yee, N(2002)이 바틀의 이론을 지적하면서 5개의 유형으로 새로 분류를 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그 외에도 바틀의 이론과 관계 없이 유저를 분류하려는 시도도 여럿 있구요.


바틀의 이론을 낡은 구시대의 유물로 생각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바틀의 접근 방식이 잘못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이론을 보기 좋게 만들기 위해서 억지를 좀 많이 썼고 성급했다는 느낌이 강하군요.
엄격하게 따지면 다른 3가지 유형의 유저도 세분화 되거나 재정의 될 필요가 있다고도 여겨지지만, 그런 이야기는 그만하도록 하죠.


저는 아마 더 이상 정식으로 연구를 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바틀의 이론에 관심이 있거나, 바틀의 이론을 연구해보려는 분이 계신다면 이런 부분도 함께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뭐 거창한 글을 쓰려던 게 아니기 때문에 그냥 이 정도에서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2012-08-20 01:17:22 | [Commen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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