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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에 대하여
 

미리 말해두는데 딱히 나와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다. 그냥 살다보니 다들 결혼할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하는 걸 많이 봤고, 다들 결혼도 했으며, 그러다가 이혼을 한 친구들도 제법 봤다. 예전만큼 이혼이 터부시되지 않는 게 반갑기도 하고, 하지만 그래도 이혼 후 연애에 큰 장벽을 느끼는 걸 보고 아쉽기도 하다.

약간 다른 이야기로는 사회가 힘들어져서 이상한 사람들도 많아졌다. 참는 게 이상한 시대가 됐다. 대놓고 모든 걸 발산하는 시대다. 그러다보니 이상한 사람과 만날 확률도 높아진 것 같다.

그냥 이런 것들을 보다 보면 동거라는 것이 떠오른다.


예전에 일본에 있을 때, 학교에서 토론 수업 주제로 '일본 사회의 동거 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가 나온 적이 있었다. 이후로 가끔 동거에 대해서 떠오를 때가 있다. 자주는 아니고 가끔. 몇 년에 한 번. 결혼 관련된 뭔가를 보다가 떠오르곤 한다.

당시 나는 '동거 반대파'였다. 다들 아시겠지만 본인은 본래 격식과 예의을 굉장히 중요시하던 사람이었다. 꼭 이런 내가 아니어도 한국인 중에서는 동거 반대파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남자든 여자든 간에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동거 문화라는 건 '결혼을 하지 않은 커플이 일단 한 번 살아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찬성하는 사람들은 사귀는 것만으로는 자세히 알 수 없는 상대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당시의 나는 전통적인 윤리관에 의거해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 토론은 그냥 흘러가는 일상 중 하나였다. 그다지 강렬한 인상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살면서 가끔 이 주제가 다시 떠올랐다. 특히 이혼하는 부부를 볼 때 그랬다.


시간이 오래 흘러 지금의 나는, 동거는 굉장히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같이 오래 살면서 드러나는 결코 숨길 수 없는 부분을 서로 모두 확인하는 건 정말 좋은 방식인 것 같다. 꼭 이혼까지 가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생활의 만족도나 서로에 대한 이해도, 애정 같은 것들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정말 꽤 오래 흘렀지만, 2020년의 한국 사회 역시 동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동거라는 건,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은 커플이, 공개적으로 부모에게까지 다 알리고서 최소 몇 달에서 몇 년 이상 함께 사는 걸 얘기한다. 받아들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글쎄. 사회 전체로 보면 나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최근에도 어떤 사건을 보고 갑자기 생각이 났다. 생각이 난 김에 쓸 것도 없는데 그냥 끄적여봤다. 그냥 그렇다.





사족인데 오랜 방문자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이 홈페이지는 정치 이야기는 어떠한 종류라도 금지입니다.
오늘 하나 더 더하고 싶은데, 남자가 어떻고 여자가 어떻다에 대해 분쟁의 소지가 있는 이야기도 금지입니다. 저 자신도 스스로의 정치관이 있고, 남녀관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인인 저 또한 언급하지 않으려 노력할 것입니다.


두 번째 뱀발. 예전에는 포스팅에서 절대적으로 경어를 썼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항상 쓰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습니다' 같은 긴 경어체 말을 붙일 경우 문장이 쓸데없이 길어지면서 방문객이 오히려 읽기 피곤해질 거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어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되는 긴 글에는 쓰지 않는 편입니다. 한 마디로 방문객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20-08-24 07:00:00 | [Commen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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