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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상자


Category List admin  
추석과 달 : 강강술래, 토끼, 계수나무, 항아
 

음력 8월15일로 현재 남아있는 가장 큰 두 명절 중 하나가 추석입니다.
가장 크다는 기준은 휴일 수를 기준으로(??) 제 맘대로 정한겁니다만, 뭐 이견은 없으실듯.

이런 날이면 뭔가 그림이라도 하나 그려 올리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그러지는 못했구요. 랄까 그림 그려서 올린 게 대체 얼마나 오래 전의 일이지-_-; 그냥 추석기념으로 추석에 대한 글이나 좀 끄적거리렵니다.

방문하시는 분들 모두 추석 연휴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1. 추석(秋夕)

추석은 음력 8월 15일 수확 시기와 맞물려서 감사와 기원을 담은 수확제에서 기원했을거라고 합니다. 온대지방은 이 날이 되면 오곡백과가 익고 동시에 밝은 달이 뜨게 되는데, 달을 통해서 날짜를 세고 농사를 지었던 과거부터 매우 특별한 날로 여겼을 거라 여겨집니다. 달력을 처음 사용하고 농사를 지었던 시기가 신석기 시대(B.C.8000)이니 증명할 수는 없지만 아주 오랜 기원이 있었을 거라고 하네요.


추석이란 이름은 유가의 경전인 '예기(禮記)"의 '춘조월 추석월(春朝月 秋夕月)"이란 기록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한가위라고도 부르는데, 가위란 신라시대에 길쌈하는 것을 가배(嘉俳)라고 부른 말이 변한 거라고 하는군요. 추석에 대한 현존하는 최초의 기록이 신라의 길쌈에 대한 것인데, 이 시기에 이미 명절로 자리잡고 있었다네요. 신라 때는 이 때 김쌈과 활쏘기 등을 하여서 산업과 국방에 관련시켰다고도 하고, 길쌈을 통해서 겨울을 대비했다고도 합니다.


추석은 또한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고 감사하는 추원보본(追遠報本) 행사의 성격을 가집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알기 힘들지만, 이러한 성격을 갖게 된 것이 우리나라에선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겠지요. 그동안 살면서 보니, 현재의 추석은 호남지방 등의 농경문화가 남아있는 곳을 제외하고는 수확제보다는 조상에 지내는 제사의 성격을 더 강하게 갖는 듯 합니다. 단지 음력 7월15일인 백중(百中)과 시기가 아주 가까운데도 조상님을 또 기린다는 것은 역시 원래는 수확제였다가 후대에 성격이 변한 게 아닐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2. 강강술래

강강술래는 전라남도 중요무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되어있는 민속 가무(歌舞)입니다.
추석이라고 하면 쉽게 강강술래를 떠올릴 수 있는데 이것은 호남지방의 놀이가 전국으로 확산된 것으로, 사실 무형문화재 지정 이전까지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추석이나 정월대보름 같은 달이 크게 뜬 밤에 여인들이 모여서 손 잡고 노래를 부르며 빙빙도는 원무(圓舞)의 형태로 전해지는데, 정확한 유래를 아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고대 달의 신에게 풍년, 생성, 다산 등을 기원하고 감사하던 종교적 행사에서 시작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강강술래에 관련해서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이 놀이를 응용해서 아군의 군사가 많아보이도록 위장을 하는 전술을 만들었다는 구전이 있습니다. 이것을 '강강수월래(强羌水越來)'라고 이야기하는데, '강한 오랑캐가 물을 건너온다'라는 뜻으로 풀이된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한자 문법에 맞지 않는 말로 구전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대충 뜻을 끼워넣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하네요.




#3. 달토끼와 계수나무

달하면 이태백! 토끼! 계수나무! 월궁(?) 항아(!?)이지요.
개인적으로 이백은 정말 좋아하는 시인이라 시집을 따로 살 정도이지만 나중에 얘기하도록 하고, 지금의 주제는 토끼와 항아입니다. 어렸을 때 달의 그림자를 보면서 토끼와 절구에 대한 이야기를 누구나 들어보았을텐데 이것은 어디서 기원한 것일까요?


달은 고대부터 달력과 농경의 근본이 되었으며 생물의 번식력과도 연관이 있었다 여겨지어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었습니다. 달은 토월(兎月)이라고도 부르는데, 번식력이 뛰어난 토끼는 다산과 풍요, 무병장수를 상징한답니다.


달에 토끼가 살게 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불교의 자타카 설화입니다. 제석천이 산 속의 토끼, 여우, 원숭이의 불심을 시험하려고 먹을 것을 구해오라고 했는데, 토끼는 스스로 불에 뛰어들어서 자신을 바쳤다고 합니다. 제석천이 이에 감탄하여 토끼에게 달을 지키도록 하였다는 이야기입니다.


토끼의 옆에는 항상 계수나무가 있습니다. 이백도 토끼와 계수나무를 노래했고, 우리 동요에도 등장하지요. 달에 있다는 계수나무가 무슨 나무인지는 정확히 모릅니다. 오랜 시간동안 전해져 온 계수나무라는 말의 의미가 일단 모호하거든요. 계수는 보통 계피나무류의 총칭인데 달의 계수나무가 계피나무의 일종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유는 계수나무의 강한 생명력과, 약용으로 쓰이는 효능때문이죠. 토끼가 절구에서 빻고 있는 것은 불로장생의 약이거든요. 인도 신화에서는 달에 불로장생의 약(소마)이 있다고 하는데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은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그 외에 계수가 서양의 월계수일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달의 계수나무는 생명력이 너무나 강해서 도끼질을 해도 그 즉시 상처가 매워져서 회복된다고 합니다.




#4. 월궁항아(月宮姮娥)

아주 오래 전부터 '월궁의 항아와 같다'라는 말은 절세미녀를 이야기하는 관용구였으며, 이것은 현대에도 무협지 등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월궁의 항아는 대체 누구일까요? 항아를 이야기하려면 먼저 그녀의 남편 '예'에 대해서 이야기해야합니다.

중국의 신화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태초에 천제에게는 열 명의 태양이 아들로 있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하루에 한 명씩 교대로 하늘에 뜨게 돼 있었는데, 하루는 동시에 열명이 떠오르는 사건이 생겼습니다. 지상은 불바다가 되었고 천제는 용사 예에게 아들들을 징계하라고 명령하지요.

하지만 예는 징계 정도가 아니라 열 명의 아들 중 아홉을 활로 쏴서 죽여버립니다. 천제는 노해서 예와 그의 아내인 항아를 지상으로 추방해버리고, 우리의 절세미녀 항아는 이 사건으로 두고두고 남편을 미워하게 됩니다. 예는 지상에 와서 바람까지 나거든요.

두 사람은 지상으로 내려왔기에 더 이상 천상인이 아니게 됐고, 언젠가는 늙어서 죽을 운명에 처합니다. 그래서 예는 곤륜의 서왕모에게 불로장생약을 두 알 받아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남편이 너무나도 미웠던 항아는 혼자서 환단 두 개를 다 먹고서 다시 천상으로 올라갑니다. 하지만 남편을 버리고 왔다는 자책감에 천상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달로 발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혹은 토끼가 불렀다고도 합니다.

이야기에서는 항아가 부작용, 자책감, 혹은 남편을 버린 죄로 두꺼비로 변하게 됐다고 합니다. 두꺼비가 장수한다는 믿음도 이야기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만, 아무튼 이런 연유로 중국에서는 달에 두꺼비와 토끼가 산다고 생각해왔고, 중추절 월병에는 두꺼비와 옥토끼를 그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항아가 두꺼비가 되지 않은 버전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여기서 항아는 달의 옥토끼와 함께 외롭게 살아가고 있다고 하여, 항아의 외로움을 시로 많이 옮기기도 했다는군요.


여담이지만 항아(姮娥)는 상아(嫦娥)라고도 불리며, 정재서님의 '이야기 동양신화'에서는 고대 고귀한 달의 여신이었던 상희(常羲)가 후대에 남존여비 사상의 영향으로 불사약을 훔치고 벌을 받은 모습으로 바뀌었다는 의견을 소개하고 있기도 합니다.

암무튼 이야기를 보면 항아가 절세미녀인건 그냥 설정이고 이야기에서는 안 나온다는 게 다소 아쉽네요;_;





....음. 이쯤 하지요. 서양과 일본에서의 달과 설화에 대해서도 써보고 싶었는데, 시간도 그렇고 분량도 그렇고 오늘은 날이 아니네요. 언젠가 기회가 있으면 달에 대해서 2편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쓰고 나서보니 추석 특집에서 달 특집으로 바뀌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충격과 공포.

아무튼 한가위 잘 쇠시기 바랍니다:D

----------------------------------------------------------
[1] 한국교육문화사,『원색세계대백과사전』 , 한국교육문화사, 1994.

[2] 정재서, 『이야기 동양신화 중국편』, 김영사, 2010.

[3] 네이버 지식백과
http://terms.naver.com/

[4] 네이버 캐스트
http://navercast.naver.com/

[5] 두산백과사전 두피디아
http://www.doopedia.co.kr/

[6] 국립 민속박물관
http://www.nfm.go.kr/index.nfm

[7] 달에는 왜 계수나무가 자랄까?
http://news.dongascience.com/PHP/NewsView.php?kisaid=20120212200002277377&classcode=011326

[8] 한가위에 바라보는 달나라 계수나무
http://www.woorisoop.org/pds/columnview.asp?gbn=1&seq=346

[9] '계수나무'와 '계수'는 어째서 다른가
http://www.sanrimji.com/contents.jsp?item_id=15768&month=12&webzine_id=743&year=2004


2012-09-29 18:13:21 | [Commen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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