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 '열심히'까지는 아니어도 신경 써서 조금씩 구입하고 있는 게 있는데, 바로 블루레이입니다. 예전부터 좋아하던 영화를 DVD 등등으로 모으려고 했습니다만, 이런저런 사정과 이유와 핑계로 계속 미뤘거든요. 그런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 더 미루면 영영 손에 안 들어오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틈틈이 사고 있습니다.
블루레이 플레이어도 하나 샀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거의 써 보진 못했는데, 조금 사정이 나아져서 최근까지 총 2편 정도의 영화를 봤습니다.
그리고 충격 받은 건 블루레이라고 화질이 다 좋은 건 아니더군요^^; 특히 위의 옹박은 색감이 안 좋거나 노이즈가 끼거나 해서 처음엔 플레이어나 케이블이 잘못 되었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걸 이것저것 틀어 보니 깨끗한 것도 있길래 원본 화질 문제인 걸로 결론 내렸죠. 솔직히 위의 두 편 다 화질이 썩 좋진 않더군요.
블루레이를 처음 사기 시작한 건 예전에 '엣지 오브 투머로우'를 DVD로 보고 나서였습니다. 영화관에서 재밌게 봐서 DVD를 샀는데, 집에서 보니까 해상도가 낮아서 어두운 장면에서 픽셀이 드러나 보이더군요. 충격 받고서 블루레이를 사고 다시 봤죠. 그때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이후 시간이 더 많이 흐르고 지금이 되었는데, 올해는 아직 블루레이를 두 편 밖에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생각보다 화질이 상당히 별로네요.
제가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얘기를 하면서 종종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 보면 그렇게까지 명작이라고 하거나 어른이 되어서도 남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이 거의 없다"라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사실 이건 영화도 조금 더 사정이 낫다 뿐이지 마찬가지인 이야기입니다.
시간이 지나서 보면 20대에 그렇게 맨날 챙겨보던 수많은 신작 영화들이 다 그때만의 약간의 즐거움이었지, 두고두고 인생을 보내며 생각나고 다시 보고 싶은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참 의외로 말이죠.
그런 생각이 드니까 영화관 자체를 안 가게 되더라구요. 코로나도 있었고요. 영화관을 안 가니 새로운 영화를 보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소장하는 블루레이 영화도 다 지금 기준으론 옛날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의문이 드는 게 요즘 영화는 블루레이 화질이 좋나? 입니다. 아이언맨1은 제가 상대적으로 최근에 본 영화인데도 화질이 저러면 흠. 여러모로 아쉬움이 있달까요. 아, 제가 의지를 갖고서 영화관을 거의 마지막으로 간 게 닥터 스트레인지 1 내지는 어벤저스 마지막에서 바로 전편 정도였습니다. 그 이후로는 영화관에 흥미를 잃었죠.
좀 다른 얘긴데, 저는 영화라는 건 2시간~2시간 반이란 시간 안에 하나의 스토리를 압축해서 연출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이자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그 안에 담을 수도 있잖아요.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 시리즈부터 유행하게 된 '긴 연작 드라마' 같은 영화들은 취향이 아닌 것 같아요. 특히 거의 모든 영화가 CG 액션 히어로물처럼 변하면서 마음이 많이 떠났고요. 그래도 아이언맨 1때는 꽤 재밌었는데 말이죠^^;
아무튼 블루레이를 올해 나름 이것저것 샀는데 화질이 별로인 걸 연이어 두 편을 보니까 다른 것들이 궁금해졌습니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좀 의지를 갖고 보면서 비교를 해 봐야겠어요. 전반적으로 더 화질이 좋을 줄 알았는데 정말 아쉽네요. 이런 걸 보면 TV나 모니터 해상도는 정말 쓸데없이 오버스펙으로 높아졌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엔 전혀 필요가 없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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