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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론 아네호
 

테킬라의 끝을 보고 싶은 마음에 패트론 아네호를 구입하였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가격에 거품이 꽤 들어가 있긴 하지만, 명실상부한 세계 울트라 프리미엄 테킬라의 선구자입니다.



사실 맛에 있어서 가격이나 '최고'라는 수식어가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맛이란 건 먹는 사람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느껴지는 것이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매일매일 컨디션이나 환경도 다르죠.

그럼에도 (구할 수 있는 수준일 경우) 최고를 찍은 것을 먹어보는 이유는 그런 소리를 들은 제품은 그 분야 전체의 맛을 느낄 때 일정한 기준을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맛있다는 소리를 듣는 많은 제품들을 보면 각자가 특정한 개성을 가질 때가 많아서 원래 갖는 특성이 약해질 수 있으니까요.

한 가지 더 이유를 꼽자면 술 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에 해당하는 건데요. 미각의 기준은 그 사람이 먹어본 최고로 맛있는 음식에 따라간다고 보이기 때문입니다. 평생 한국 회전초밥만 먹어본 사람은 진짜 맛있는 초밥이 어떤 맛인지를 상상할 수 없고, 만족도의 기준도 달라지게 됩니다. 진로 소주만 마신 사람이 다른 술 맛을 상상하기 힘들구요. 그런 의미에서 정점에 서 있는 술이나 음식을 먹어보게 되면, 그 이후 평생에 걸친 해당 카테고리에 대한 이해도가 달라지게 되죠.



쓸데없이 말이 길어졌군요. 아무튼 패트론을 땄습니다 허허.
소금 레몬 그런 거 없이 그냥 마셨습니다. 같이 먹는 걸 원래 딱히 좋아하지도 않구요.

소감은 정말 좋은 술이다...란 느낌이 드네요. 최근 마오타이도 그렇고 비싸면서 도수가 높은 술을 먹게 되면 종종 드는 생각이, 좋은 술은 도수가 높아도 특유의 부담감이 없다는 것입니다. 패트론 아네호가 부드러움을 살린 제품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으나, 40도 테킬라를 마시면서 이렇게 자극이 없으면서 향과 목넘김이 모두 부드러울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네요.


국민 테킬라(?)인 호세쿠엘보와 비교 시음을 해보면, 호세쿠엘보는 단맛이 좀 더 (자연스럽지 않게) 강하고 거친 느낌입니다. 그리고 전엔 몰랐는데 마시면 약간 텁텁한 느낌이 목 뒤에 남더군요. 전체적으로 호세쿠엘보의 맛이 더 진하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데 거칠고 달게 느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패트론은 풍부한 아가베향에 숙성 과정에서 추가된 풍미가 뒤를 받쳐주면서, 부드럽고 매끈하게 넘어가는 느낌이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 마시면 부드러운 뭔가에 휩싸이는듯한 포근한 느낌이 자기 전에 한 잔 마시거나 하면 좋겠더군요. 이런 술을 먹고 살아야하는데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술이었습니다. 가격은 확실히 너무 센 감이 있어요.


테킬라의 맛을 뭐라 묘사할 재주가 없는 게 아쉽네요. 묘사를 위해서라기보단 시음 노트로 적는 것이니 이만 하겠습니다. 시음 노트 적는 것도 할 수록 조금씩 늘겠죠 뭐:)


2015-05-29 12:00:00 | [Comment(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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