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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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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보드카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지금까지 마셔본 보드카가 다 맛이 없었기 때문인데, 뭐랄까 소주의 강화판이란 느낌이었죠. 근데 신기하게도 국내에 잘 알려진 유명한 보드카는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요전에 한 번 괜찮은 보드카를 마셔보기로 마음먹고, 그레이구스를 질렀습니다. 프랑스가 낳은 세계 수퍼 프리미엄 보드카 시장의 선두 주자이지요.
보드카는 러시아 술이란 인상이 강하지만 사실은 폴란드가 기원이고, 지금은 러시아 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과 미국에서도 널리 제조되고 있죠. 한국에서 유명한 보드카인 앱솔루트도 스웨덴 산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마셔본 몇 안 되는 보드카는 전부 러시아산 저가품이었는데, 맛이 참 소주가 더 독해진 것이라 항상 저주를 퍼부으며 다시 마시지 않으리라 다짐하곤 했죠. 소주를 정말 싫어하거든요. 그래서 이번엔 기대가 컸습니다. 공인받은 탑클래스의 보드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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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근데 뭐랄까 이번에 마셔보고 보드카가 제 취향의 술이 아니란 걸 확신했습니다. 전 술을 맛과 향이 좋아서 즐기는 타입이고, 술 마시는 분위기나 취하는 건 별로 관심이 없거든요. 그레이구스는 잘 증류된 무색 무향의 술이었는데 결국 보드카란 게 그런 것 같습니다. 문제는 무향이라 해도 알코올 냄새는 납니다. 대학생 때 소주를 안 마셨다면 모르지만 지금은 참 싫어하는 냄새죠.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알코올 냄새가 나긴 하는데 이상하게 소주랑은 느낌이 다르더군요. 소주를 마실 때의 거부감이 없긴 했습니다. 입 안에 넣었을 때의 불쾌한 느낌이나 흔히 목넘김이라고 하는 삼킬 때의 거부감이 없이 굉장히 부드럽더군요. 진로 소주가 탄산음료라면 그레이구스는 따뜻한 우유라는 느낌? 뭐 애초에 한 잔 밖에 안 마셔서 정확하진 않네요.
아무튼 보드카의 실체를 확인한 것에 만족합니다. 남은 그레이구스는 조만간 재료를 사서 마티니를 만들 때 쓸까 생각 중입니다. 보드카가 괜찮은 것인만큼 베르무트도 좋은 걸 구입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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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ers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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