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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막걸리 K
 



지난 번에 마트에 갔다가 정말 재미있는 막걸리를 보았습니다.
국민 막걸리 K라는 막걸리였는데 이름이 좀 안타깝긴 한데 눈길을 끈 건 이름이 아니라 황국이라는 문구였습니다.




현재 제가 알기로 국내의 전통 누룩에 관련된 연구는 일제 시대에 일본인들이 연구하기 시작한 것을 기점으로 해서 어떤 곰팡이와 효모가 들어있는지 상당히 많이 밝혀져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저희가 마시는 막걸리는 일제 시대에 들어온 백국균으로 빚는데, 백국균은 '아스페르길루스 카와치'라는 일본식 이름이 붙은 건 둘째로 원래 우리 나라 술의 주류는 아니었다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각 술별로 누룩에 어떤 균이 있었는지 연구가 되어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일제 시대의 연구 기록에서부터 우리나라의 누룩에는 황국균이 주를 이룬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전에도 이야기했다시피 술의 맛은 누룩이 결정하게 되는 부분이 크단 말이죠.

안 그래도 정부와 연계해서 새로운 방식의 누룩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는 들어봤기 때문에 눈에 보이자마자 카트에 넣었습니다. 사진으로 보여드리기가 애매했는데, 흔들기 전의 침전물이 다른 막걸리는 꽤 고운 형태로 침전되어있는데, 얘네는 자기들끼리 응결된 느낌으로 덩어리져있다는 것이 재미있더군요.




빛깔은 약간 노르스름하면서 뿌연 쌀물(?) 색입니다.
향은 시큼하면서 누룩향이 강하고 향기로운 효모의 에스테르 향도 납니다.

처음에는 흔들기 전에 맑은 부분만 마셔봤는데, 맛이 생각보다 깔끔하면서 좋은 발효향이 납니다. 달콤하며, 쿰쿰한 누룩의 냄새가 섞여있는데 개인적으론 허용 범위 안이었고 역하진 않았습니다. 향이 지독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아니더군요.


흔들어서 따르니 누룩의 냄새가 훨씬 강해졌습니다. 이건 싫어하는 분도 계실 것 같더군요. 마개를 좀 잘 만들었으면 좋았을텐데, 애초에 밀봉 되어있을 때도 옆으로 두면 바로 줄줄 새던 게 좀 아쉽더군요.

맛은 도수가 6%인만큼 묽다는 느낌이 지배적입니다. 다른 막걸리도 이런 부분이 있긴 합니다만, 원래의 방식대로 만들려고 했는지 탄산이 전혀 없기 때문에 묽은 맛이 강조되더군요. 사실 현행 막걸리의 6도라는 평균 도수는 예전에 박정희 대통령이 일하는데 방해된다고 법으로 일괄적으로 낮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원래의 우리 탁주의 도수가 15도에서 플러스 마이너스였다는 걸 생각하면, 지금도 계속 낮은 도수로 만드는 건 조금 이해가 안갑니다.


맛 자체는 단맛과 신맛이 주인데요. 생각보다 시지 않고, 생각보단 답니다. 의외로 그렇게 좋진 않지만 적당한 수준의 발효향이 있으며, 삼킬 때 뒤에 약한 알코올감과 막걸리 같은 텁텁한(?) 맛과 누룩향이 좀 도드라집니다. 삼킨 후에 잠시 동안 단맛이 다시 머무릅니다.

향이 발효향 외에는 누룩 특유의 쿰쿰한 향이 전체적으로 도는데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 것 같더군요. 마치 옛날 막걸리처럼요. 개인적으론 누룩향이 너무 튀는 술은 별로입니다. 누룩은 가능하면 적게 넣는 게 좋죠.



종합해보자면 일단 맛이 묽습니다. 그런 중에서 누룩의 향이 지배적이고 약간의 좋은 발효향이 섞여있으며, 맛은 달고 신데 신맛이 거슬리지는 않는 술입니다. 개인적으로 탄산이 없는 건 상관이 없는데, 묽다보니 어딘가 좀 술이라는 느낌이 잘 안들더군요. 그리고 맛이나 향의 가능성은 있으나 썩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물론 평소에 마시는 탁주가 2~4만원대 술이고 저가 막걸리는 이제 잘 안 먹다보니 비교할 대상이 애매하긴 합니다만. 단순한 예로 느린마을 막걸리나 백련 같은 애들은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얜 다시 마시고 싶진 않더군요.




의외로 첨가물도 들어가있군요. 특히 아스파탐이나 사카린같이 단맛을 내는 첨가물인 수크랄로스가 아쉽습니다. 젖산은 발효 관리 때문에 넣었으려나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시도 자체는 참 고무적인 술이었습니다만, 탁주라는 술맛을 잘 이해하지를 못했고 누룩도 원래 더 복잡한 맛이 나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 술로서의 밸런스가 너무 안 좋았다는 것이 가장 크네요. 맛은 없었습니다.

이 술을 통해서 막걸리의 도수에 대해서 오랫동안 생각하게 될 것 같습니다. 원래 탄산이 없던 막걸리에 탄산을 주입하기 시작한 이유가 괜히 있는 건 아니었겠네요.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결국 단가가 싸면 정상적으로 맛있게 만드는 건 불가능한가란 점도 생각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황국에 특허 운운하면서 수크랄로스를 넣었다니 좀 그러네요.


2016-07-06 02:14:10 | [Comment(0)]




   ☆s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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