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4월 전통주 갤러리 시음 노트입니다.
4월의 시음주는 영일만 친구, 부자 막걸리, 황진이, 컨트리 와인, 고소리 술 이었습니다.
아래는 주관적인 시음노트이며, 개인적인 메모를 위해 작성됐음을 알립니다.
(1) 생 영일만 친구 : 포항 공대에서 개발했다는 우뭇가사리 첨가 생 막걸리. 6도. 맛은 가벼우면서 약한 탄산감이 있는데 뒤에 오는 구수함이 좋습니다. 아스파탐, 물엿 등 첨가물이 상당히 많은 탓에 단맛이 강한 편입니다. 특별한 맛이 있기는 한데 딱히 인상 깊지는 않네요.^^;
(2) 부자 막걸리 : 10도. 배혜정도가. 사실은 막걸리가 아니라 탁주 부분과 약주 부분을 합쳐서 거른 합주(合酒)입니다. 합주에 10도인만큼 맛은 보장되는데, 적당한 농밀감과 꽃 같은 발효향이 좋습니다. 하지만 향이 단순한 편으로 풍부하진 않구요. 신맛과 향이 잘 어울리는데 은근히 괜찮습니다. 단맛 또한 확실하게 있구요. 첨가물은 따로 없고 가격이 2,500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프리미엄급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이 가격대에서는 그동안 본 것중 최고 수준 퀄리티라고 생각되네요. 유통 기한이 1년인 걸로 봐서 살균 탁주입니다. 16도 버전이 있던데 한번 마셔보고 싶습니다.
(3) 황진이 : 그동안 4번 정도 마셔봤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술이라 적지 않겠습니다.
(4) 컨트리 와인 : 12도. 캠벨. 향은 솜사탕 같은 캠벨의 향. 캠벨치고 상큼하지만 뒤에는 살짝 무겁다 느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뒷맛이 조금 복잡한 편이라 한국 와인 치고 괜찮다는 느낌입니다.
(5) 고소리 술 : 40도. 늘 아는 그 고소리 술입니다. 구수한 향. 단맛 후 오는 신맛, 쌉쌀한 향, 쓴맛이 좋습니다. 이 쌉싸름하고 고소한 곡향이 고소리 술의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이 날 따라 더 맛있었습니다.
여기까지가 4월의 시음주였습니다. 이건 간 김에 마셔본 술입니다.
(6) 홍대 살롱드 : 13도. 구수한데 단조로우면서 얼큰하고 살짝 답니다. 아스파탐, 쌀, 코지를 썼는데 전형적인 코지를 쓴 양산형 약주란 느낌이네요. 안 좋은 의미로요. 전부터 좋은 평이 많이 들려서, 드디어 마셔본다는 생각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솔직히 많이 실망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코지와 조미료를 쓴 저가형 막걸리, 청주의 제가 안 좋아하는 특성을 다 갖고 있더군요. 안타깝네요.
(7) 로아 배 40도 : 예전의 저도수가 아닌 40도 버전이 있어서 마셔봤습니다. 씁쓸한 맛이 메인으로 달콤한 맛과 배의 향, 그리고 증류 소주의 향이 함께 나는데 나쁘지 않더군요. 저도주 버전처럼 묽다는 느낌도 없고 배향이 확실합니다. 약간 배 아락 같은 느낌도 있기는 하지만 훨씬 좋네요. 신맛과 곡향이 매력적입니다. 젖산 첨가.
(8) 진도 홍주 아라리 : 35도. 개인적으로 십수년 전에 진도 홍주를 처음 마셔본 이후 계속 진도 홍주를 싫어했고, 2013년에 마지막으로 마셨을 때도 여전히 싫어했습니다. 흙 냄새가 너무 강하면서 쓰고 좋은 풍미는 없었다는 인상이라서요. 아라리 버전의 경우 올리고당, 과당이 들어가서 전보다 달고, 흙냄새가 덜하다는 점에서는 전보다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역시 술로서의 매력은 크게 모르겠습니다.
부자 막걸리가 가격에 비해 맛이 괜찮아서 놀랐습니다. 아무래도 도수가 높은데다가 합주이다보니 맛이 괜찮을 수 밖에 없으려나요. 단지 맛과 향이 단순한 편인 게 전통 누룩은 아닌 것 같은데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뒤의 재료 성분을 보는 것을 깜빡했네요... 그 외에는 로아 40도가 그럭저럭 먹을만하다 정도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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