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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희향 탁주
 

오늘의 술은 이제는 너무나 유명한 자희향 탁주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술인데요. 현재 국내에 이름있는 프리미엄 탁주가 대략 5가지쯤 되려나 싶은데, 그 중 가장 먼저 성공한 술이 아닐까 싶네요.



자희향과 같은 프리미엄급 탁주는 흔히 알고 있는 막걸리라고 말하기는 힘든 술입니다. 제가 아직 막걸리의 정의를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서 확언을 하기는 힘든데요. 일반적인 저가의 막걸리가 물을 섞거나 약주를 따라내고 남은 술지게미에 물을 넣어 짜낸 것이라고 한다면, 자희향 같은 프리미엄 탁주는 애초에 이걸 빚기 위해서 모든 재료를 사용한 술이라 다릅니다. 물로 희석하지 않기 때문에 도수가 높은 대신 맛도 그만큼 진하구요.

두 번째 이유는 자희향의 맛과 향이 과거의 석탄주의 맛과 향에서 가져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석탄주(惜呑酒)는 삼킬 탄자에 애석할 석자를 써서 삼키기가 애석하다고 말할 정도로 맛과 향이 좋았다고 기록에 남아있는 술입니다. 자희향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그런 석탄주의 맛과 향이 들어갔기 때문에 막걸리라고 말하기는 무리가 아닌까 싶습니다. 뭐 맛이 중요하지 이런 게 별로 중요한 건 아니겠지만요:)


맛을 이야기하기 전에 지루한 설명을 하나만 더 하자면, 자희향은 찹쌀로 빚은 단맛이 나는 술입니다. 아직 공부하는 중이라 확실하다고 말씀드리긴 힘든데, 제가 알기로 우리나라는 술에서 단맛을 강하게 내고 싶을 때는 찹쌀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현대의 기술로 분석을 해보면 흔히 술을 담글 때 쓰는 맵쌀에서 나온 당분은 발효를 통해서 알코올로 변합니다. 하지만 찹쌀에서 나온 당분은 효모가 알코올로 전환시키기가 힘든 편이라는 것 같더군요. 때문에 찹쌀이 들어간 술은 더 달아지면서도 찹쌀 특유의 풍미가 생긴다고 합니다.


본론인 맛을 이야기하자면, 자희향은 찹쌀향과 어우러진 단맛과 상큼한 향이 매력적인 탁주입니다. 보기만하면 생각보다 맑고 연하단 느낌도 드는데, 실제로 마시면 무거운 느낌은 아니지만 뒤에 걸쭉한 느낌이 은근히 있습니다.

처음 입에 넣으면 찹쌀의 풍미가 느껴지면서 은은하지만 중간 이상의 단맛과 함께 신맛이 따라옵니다. 기분 좋은 맑은 발효향이 느껴지더니 도수가 12도인만큼 알코올향이 제법 따라옵니다. 머금다가 삼키면 과실향과 같은 좋은 향이 찹쌀향과 함께 머무른 후, 알코올감이 약간 강해지면서 끝납니다. 찹쌀과 은은하지만 제법 강한 단맛, 그리고 신맛의 밸런스가 매력적인 술입니다. 중간에서 중하 정도의 무게감이 있으며, 처음 마시면 크리미하면서 요구르트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기분좋게 마실 수 있는 좋은 술입니다. 알코올감은 생각보다 강한 편입니다.


참 무난하고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술인데, 개인적으로 자희향의 장점을 하나 꼽자면 바로 접근성을 말하고 싶습니다. 자희향은 신세계 백화점 식품코너에서 예전부터 팔고 있었지요. 이렇게 근처에 있는 매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도 맛이 괜찮은 우리술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가격은 소매가가 12,000원 정도인데, 가성비는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겠지만 괜찮은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들어가는 재료를 생각해도 이해가 가구요.

자희향은 도수를 8%로 낮춘 버전인 자희향 나비도 존재하는데, 도수와 가격을 낮춰서 접근성을 높이려고 시도해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비는 확실히 무게감이나 맛이 가벼워지긴 했지만 여전히 괜찮은 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희향 나비는 괜찮은 전통 주점에서는 제법 많이 취급하고 있고 가격도 주점가로 만원 초반에서 중반이라는 예쁜 가격을 갖고 있지요.


마지막으로 하나 더 재미있는 점을 들자면, '전통주'가 '오랜 시간 전승되어온 술'이라고 볼 때 자희향은 전통주가 아니라는 겁니다. 자희향은 제가 알기로 탄생한지 불과 몇 년밖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원래 술을 빚던 분이 빚은 것도 아니고 전통주 연구소에서 술을 배우는 과정에서 탄생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전통주를 마시면서 느끼는 것이 '원래부터 있었다'고 말해지는 술보다 최근에 탄생시킨 술들의 완성도가 더 높은 경우가 오히려 많지 않나란 것을 생각하게 되곤 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건 다음으로 미루지요.


아무튼 이번에는 자희향이 역시 맛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 것 같습니다. 단맛이나 알코올감을 싫어하는 분이 아니라면, 전통주나 프리미엄 탁주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좋은 술일 것입니다:)


2015-10-11 06:00:00 | [Comment(0)]




   ☆s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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