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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갤러리 시음 - 2015년 8월
 

8월 전통주 갤러리 시음회에 다녀왔습니다.
짤방용으로 사진을 한 장은 찍은 것 같기도 했는데 찾아보니 없어서 오늘은 짤방이 없습니다;_;

이번엔 8월 전통주와 무첨가 막걸리 시음 행사 두 가지에 참여했습니다.
언제나 친절하신 전통주 갤러리 스탭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래는 주관적인 시음노트이며, 개인적인 메모를 위해 작성됐음을 알립니다.



(1) 팔공산 미나리 막걸리 : 미나리즙이 들어갔다고 하지만 미나리 향이 크게 느껴지진 않고 신맛이 단맛보다 좀 더 강한 편이란 인상. 맛이 세진 않지만 그렇게 연하다는 느낌까지도 하니고 적당히 크리미한 느낌이 들 정도의 진함입니다. 도수는 6도. 굳이 다시 먹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2) 하향주 : 인동초, 들국화, 쑥 등을 넣었다는 약주. 17도의 도수이지만 세다는 느낌은 안듭니다. 연잎향이 난다고는 하나 느끼기는 힘든 것 같구요. 마시면 상큼한 신맛과 무거운 단맛이 조화를 이루는데, 끈적하고 농밀한 느낌이 듭니다. 맛이 쌀 누룩 약주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네요. 달콤한 술이란 느낌이 강하지만 단맛이나 신맛의 불쾌함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3) 박재서 명인 안동소주 : 높은 도수의 소주들 중에서 문배주랑 비슷한 느낌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비교 시음을 하면서 설명을 들으니 뒤에 따라오는 씁쓸하면서 깔끔하고 부드럽게 감싸주는 느낌이 한국 쌀 소주 특유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부분은 좀 더 익숙해지면서 연구가 필요하구요. 아무튼 문배주랑 비슷한 느낌이지만 무거운 느낌이 강합니다. 명인 안동소주는 예전에 먹고 고량주랑 흡사한 맛이라고 생각해서 실망한 기억이 있는데, 향이 기억보다 더 강하고 좋더군요. 이 이야기를 듣고서 숙성이 오래되면 고량주랑 비슷한 맛이 날 수도 있다고 설명해주시더군요. 도수는 35도. 재료는 백미.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술만 즐기면서 먹기에는 매력이 부족하지 않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전통 소주는 다시 좀 마셔보면서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4) 고도리 화이트 와인 : 가볍고 산뜻하면서 달콤한 맛이 매력적입니다. 약한 산미에 부드러운 단맛이 나는데, 향이 좋으면서 포도보단 다른 과일을 연상할 정도로 산뜻합니다. 사과...는 아닌데 그런 종류의 가볍고 향이 좋은 과일 주스 느낌이랄까요. 다시 마셔보고 싶군요.


(5) 담솔 : 솔송주를 증류해서 만든 술로 재료는 꿀, 솔송농축액, 쌀입니다. 약간 달콤한 맛과 함께 오는 쌀 소주의 시큼 씁쓸한 맛과 향이 특징적이더군요. 마찬가지로 깔끔하면서 부드럽게 감싸주는 느낌이 뒤에 있는데, 여기까지 마셔보니까 문배주-안동소주-담솔의 공통 분모라인이 서면서 우리나라 쌀소주의 맛을 약간 알듯도 싶었습니다. 상당히 괜찮은 술이라는 느낌인데 다시 마셔보고 싶군요.


여기부터는 막걸리 시음. 이번 막걸리 시음은 전부 차갑게 칠링해서 마셨는데 느낌이 아주 좋았습니다.


(6) 송명섭 막걸리 : 드라이하고 약한 산미가 나는 맛이 특징적인 막걸리. 전보다 걸쭉하달까 크리미한 느낌이 줄어든 느낌인데 차게 마셔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발효된 쌀의 향긋한 냄새는 전보다 더 좋았고 잘 났는데 이것도 차게 해서 그런지 아니면 그냥 이번이 맛이 달랐던 건지는 모르겠더군요^^;


(7) 미가 : 농밀하고 걸쭉하고 껄껄한 맛이랄까요. 단맛도 강하고 신맛도 강한데 뒤에 약간 역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 쾌쾌한 향이 함께 옵니다. 우유나 발효된 유제품의 산미랄까 향이랑 약간 비슷한데요. 차게 먹으니까 전에 상온으로 먹었을 때보다 맛있더군요.


(8) 문희 : 오미자 막걸리로 찹쌀과 오미자가 들어갔습니다. 엄청 달고 굉장히 크리미 합니다. 오미자향보단 베리향이란 느낌이 들 정도로요. 신맛도 좀 있구요. 오미자 요구르트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걸쭉하고 답니다. 놀랍게도 가당을 하지 않았다고 하구요. 단맛을 견딜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뒤에 남는 꿀같은 향의 농밀한 단맛이 인상적인 술이었습니다.


(9) 자희향 나비 : 설명을 들으면서 자희향이 석탄주를 복원하는 식으로 만들어진 술이란 걸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지난 시음에서 나비가 그냥 자희향 탁주보다 맛이 많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칠링해서 먹어서 그런지 좀 더 좋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찹쌀의 고소한 맛이 생각보다 강하면서도 지난 기억보다 단맛도 강했습니다. 찹쌀의 드라이하면서도 고소한 향이 특징적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어떻게 보면 당연한데 이번에 느낀 건, 단맛이 섞인 술은 일단 칠링해서 먹어볼 가치가 있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더 맛있어지기도 하는 것 같구요. 예전에 컨디션이 별로일 때 마셨던 술의 일부를 다시 먹어볼 수 있어서 좋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대단히 인상적인 술은 없었지만, 기억에 남는 술은 한국 소주의 맛을 느끼게 해준 담솔과 안동소주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향주와 고도리도 느낌이 좋긴 했어서 다시 먹어보고 생각해보고 싶군요. 상온에서 먹었을 때 단점이 너무 크다고 느꼈던 미가도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좀 다른 얘기일 수도 있는데 요즘 보면 우리나라에서 제조하는 와인을 전통주의 카테고리에 넣고서 띄우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런데 한국 와인을 일종의 지금부터 시작하는 전통주라고 얘기하면서 실제로는 이름도 '포도주'가 아니나 '와인'으로 부르고, 병도 외국의 와인병을 따라 만드는 실정이라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맛이라도 비슷하면 모를까 그렇지도 않구요. 한국 과실주를 상품화 하고 싶으면 처음은 흉내내서 시작했을지 몰라도 독자적인 개성과 브랜드를 갖추는 것이 경쟁력이지 않나란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다음달 시음회가 기다려지네요.
요즘 가끔 가야곡 왕주도 떠오르는데 시간 있을 때 하나 공수해서 마셔야겠습니다.


2015-08-18 06:00:00 | [Comment(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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